상큼한 생 코코넛과 고소한 구운 코코넛, 여러 종류의 망고들
저는 생 코코넛(마프라오 쏫)이랑 구운코코넛(마프라오 파오) 둘 다 좋아하는데도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한다면 구운코코넛이 훨씬 더 좋아요. 일단은 겉 껍질을 다 벗겨 논 상태이니 부피감도 적고 가볍게 들 수 있다는 게 좋고, 야자수액에서 훨씬 더 고소한 풍미가 나요.
근데 다른 분들의 코코넛 시음기를 읽다보면 살짝 호불호가 갈리는걸 알 수 있어요.
“우왕~ 엄청 기대하고 마셨는데, 뭐지 이 밍밍하고 이상한 맛. 뭔가 느끼한 맛이 나면서 맹물에 미원 탄 것 같은 풍미가 나서 에퉤퉤~”하게 된다는 후기들이 예전부터 간간이 있어왔습니다.
아마도 익숙치 않은 낯선 맛이 처음부터 확 좋아지지는 않는 거 같죠. 저도 처음에 야자를 먹었을 때는 으응? 뭐지 이 애매모호한 맛은? 했는데요, 지금은 차가운 구운야자액을 빨대로 쭈욱 들이키면 마치 천연 이온음료 먹은 것 처럼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건 각자의 체질이랑 맞아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 입에 안 맞으면 굳이 익숙해지려 먹을 필요는 없겠어요. 세상엔 내입에 맞는 먹을거리들이 새털처럼 많으니까...^^
관광지에서는 크기에 따라 30-50밧정도 하고 그냥 현지인 구역의 노점이나 시장에서는 대략 20밧 안 쪽에서 사 먹을 수가 있었어요. 물론 철에 따라서 좀 더 가격이 오르기도 합니다.
고소하고 민들민들한 과육은 그냥 버리기 아까우니까 조금만이라도 긁어먹습니다. 예전에는 한통을 박박 다 긁어먹었는데 먹고나니 ‘내가 왜이럴까...’ 싶더라고요. 사실 칼로리도 높고 야자의 과육은 포화지방이 많아서 많이 먹어 좋을 게 없거든요. -_-;;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망고를 그다지 어렵잖게 볼 수 있는데요, 우리 동네슈퍼에도 3개에 만원 이런식으로 팔고 있어요. 근데 잘 안 팔리는지 며칠 보다보면 매대에서 저절로 쪼글쪼글해져서는 결국은 시커멓게 변색된 채로 결국 할인상품 매대로 가버린다는....
하긴 태국에서 사 먹는 거 생각해보면 손이 안가기도 할 거에요.
우리나라에서 수입해오는 망고는 아주 전형적인 모양의 잘생긴 ‘남덕마이’입니다. 사실 태국현지에서도 이게 제일 눈에 많이 들어오긴합니다. 아마도 남덕마이를 주로 키우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겠지요...
근데 우리나라에서도 사과의 종류가 꽤 되듯이, 태국도 망고 종류가 아주 다양한데요
그중에 ‘남덕마이 씨텅(시장에서도 많이 보이고 후식용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보임)’과 좀더 둥근 모습의 ‘촉아난’, 자그마한 사이즈의 ‘야이끌람’, 길쭉한 모양이 차별적인 ‘마하차녹’, 외피는 아주 형형한 청초록인데 과육은 노란색인 ‘키여우싸워이’ 정도가 여행자들이 접하는 노란 과육 망고의 거의 대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노란 과육 망고는 종을 막론하고 후숙 시키면 풍미가 좋아지니까 혹시나 사와서 처음 먹었을 때 성에 좀 안차더라도 구석에 두었다 먹으면 아주 달콤해지니까 가끔 맛이 없는 걸 고르더라도 “괜찮아. 놔두면 다 좋아질꺼야...” 뭐 이렇게 됩니다. ^^
각각의 크기와 외피의 색깔이 다른것처럼 벗겨보면 과육의 색과 질감도 약간씩 다르긴한데요 막 그렇게 차별적으로다가 크게 차이난다고 보긴 그렇고.... 향은 좀 다르구만요. 작은 망고가 과육이 조금 쫀쫀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여튼 망고는 다 맛있다. 뭐 이렇게 느껴지기도요. 주로 보이는게 남덕마이니까 남덕마이를 주로 먹다가도 다른 종류가 보이면 “오~ 그래 너 오랜만이다. 잘만났다.” 하는 느낌으로 사먹게 되네요.
태국인들은 속이 희거나 연둣빛의 덜익은 망고도 많이 먹는데, 그건 식감이 무슨 고구마 같은 구황작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양념장(남쁠라 완)이나 소금, 설탕 섞은 것에 찍어먹는 것도 잘 적응이 안 되고 해서 그건 잘 안 사게 되어요.
위 : 촉아난
아래 : 남 덕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