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말해 말레이시아 로띠에 완전 밀리는 태국로띠
태사랑에서 태국음식 그것도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고있는 태국로띠가 말레샤의 그것에 비해서 별로라고 말하는 것은 좀 생뚱맞기도하고, 또 약간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입맛의 차이점은 차치하고라도 솔직히 태국 로띠는 -말레샤 로띠에 비해서!-(이 조건하에서) 맛이 없어도 너무 없다.
태국에서 여행자가 접할 수 있는 로띠는 대개의 경우 디저트로 먹게 되는 그것!
그러니까 식용유 자작자작하게 달군 팬에 평평하게 편 반죽을 얹고 바나나 넣고 사각으로 접어 구운 다음 노오란 마가린 한 스푼 넣고 거기에 식용유도 뒤집개로 퍼 넣어 기름 뚝뚝 흐르는걸 팬에서 건져낸 후 연유랑 설탕 또는 취향에 따라서 초코시럽을 뿌린... 아주 그냥 복합 탄수화물+종합지방의 완전체!
지금보다 젊을 때는 입안에 감도는 기름맛이랑 단맛에 잘도 먹었지만, 이제는 몸에서 당췌 받아들이지를 않는 건지 마지막으로 먹어본지도 오래된 것 같다.
그럼 이런 간식 같은 로띠 말고 태국 무슬림들이 주식으로 만들어먹는 로띠는?
지역특성상 태국 북부보다는 남부에서 일반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방콕 카오산의 로띠마따바라는 오래된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긴하다. 사실 이 식당을 요왕이랑 십오육년전부터 다니기도한 오래된 손님이지만... 말레샤의 그것을 먹어보고 태국의 것을 먹어보면 마치 황도복숭아 먹다가 풋복숭아(개복숭아) 먹는 맛이랄까 뭐 그렇다.
이건 재료 배합같은 비법도 차이가 날테지만 일단 반죽 한 덩이의 양이 태국은 너무 찌질하다. 태국은 이것뿐만 아니라 밥이나 국수의 양도 좀 작은 경향이 분명히 있다.
그 작은 반죽덩어리를 무슬림 아줌마들이 가녀린 팔과 조그마한 손으로 영차영차 늘려보지만, 손도 작고 반죽도 작아서 어차피 늘어나봤자 조그맣다. 늘리다가 찢어지기도 다반사다.
그런데 말레샤의 마막(말레이시아에 사는 인도무슬림계의 식당)의 로띠 기술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남자들이다. 긴팔을 가진 남자들이 그 어깨힘의 반동으로 크고 말랑한 덩어리를 확확 펴대는걸 보면 거의 지름이 태국 2배다.
이렇게 넓게 편 것을 돌돌말아 구우면 결의 부드러움과 크기도 전혀 대적이 안되지만, 말레샤에서 로띠 한 장을 시키면 기본으로 딸려나오는 커리가 또 집집마다의 비법이다. 식당에 따라 좀 달 수도 있고 어느곳은 좀 매콤 할 수도 있는데, 재료가 약간씩 차이는 나지만 어디를 가더라도 커다란 로띠 한 장을 결여감 없이 삼킬 수 있을 정도로 커리를 준다.
‘로띠 짜나이’라 불리는 이 기본 한 세트의 가격이 놀랍게도 1.2링깃에서 1.5링깃 그러니까 12밧에서 15밧이다. 접시에 나오는거보면 ‘지금 이거 금세 먹어치우고 한 장 더 시켜먹어야지...’ 싶지만 뜨거운 밀크티를 홀짝이며 먹다보면 한 끼 식사로 전혀 모자람이 없는 용량이다.
태국에서는 무슬림 로띠집에 가면 남자 손바닥만한거 두장에 30밧인데다가 결도 거칠고 식감도 크리스피하다기보다는 뭔가 꾸덕거린다. 같이 나오는 남깽(커리국물. 보통 맛싸만이 나옴) 조차도 늘 너무 달다. 감칠맛을 잘 못내니 그냥 설탕 왕창 넣어서 단맛으로 승부 보는 느낌.
하긴 론리 플래닛 저자 왈 “세상에서 인도음식을 가장 제대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말레이시아임 땅땅땅!” 하고 결론냈을만큼(이 표현에는 200% 동의한다) 말레샤의 인도 음식 수준이 높으므로 동급비교를 하기에는 체급자체가 다른 느낌인데...
어쨌든 말레이시아에서 즐긴 로띠의 추억이 식을세라, 로띠 짜나이가 너무 먹고 싶어 애써 찾아간 태국 남부의 전통있는 무슬림식당에서 꽤나 큰 실망을 한 후 입이 댓발 나와서 투덜거리는 것이니, 부디 바다같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시길...
끄라비 마하랏 쏘이4에 있는 이슬람 식당의 '로띠 남깽'
태국남부식당의 로띠와 맛싸만
말레이시아 스팡 어느 마막집의 로띠 짜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