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 맛있는 고기구이와 쏨땀식당
맛이란 진짜 혓바닥의 촉감에 따라 다 다른거라서 남한테 맛있는 집이 나한테는 별로, 나는 별로였는데 남들은 격하게 칭찬하고 뭐 이런경우가 많더라구요. 저희는 괜찮았는데 다른 여행자들의 입맛에는 어떠했을지도 궁금하고, 사실 우리끼리도 좋고 나쁜게 갈려서 뭐라고 하기가 좀 애매한데... 혹시 여기서 드셔보신 분들 계신가요?
일단...
쏨땀 깐엥
이곳은 식당의 이름보다는 그냥 아야 서비스 맞은편 고기구이집 이라고 하는게 더 편합니다. 왜냐면 식당 이름은 안쪽에 그냥 태국말로 끄적거린거고 여행자가 읽어낼수있는 간판이란 없거든요.
요왕은 이 집의 고기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고기란 일단 원재료의 육질이 좋아야하고 알맞게 굽기의 정도가 맛 포인트인데, 이 집은 먹을거 없는 빠이에서 그나마 좋은질의 목살을 쓴다는거에요. 빠이에 도착하면 맨처음 식사를 하는곳이기도 합니다. 막 그립다기보다는 일단 차에서 내려 제일 먼저 보이는 가까운 곳이니까요.
가격은 구운고기 100그램에 40밧 정도 매기는거 같고 넓적한 닭다리는 45밧 받네요. 쏨땀과 찹쌀밥은 돈에 비해 양을 넉넉하게 줘서 2명이 가도 늘 밥은 하나만 시키게되요.
그에 비해 저는 이 집이 그닥 마음에 안드는게 있는데... 오토바이로 혼잡하기 이를데없는 아야서비스 맞은편에 있다보니,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시선이 바깥을 향하게 되는바... 그 혼잡한? 도로에서 뭉게뭉게 피어나는 먼지들이 상당부분 저 고기에 들러붙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제가 태국식당에서 뭐 깔끔한거 찾으면서 까탈부리는 스타일이 전혀 아닌데... (길가다 보이는 바퀴벌레도 해충 줄인다는 맘으로 밟아서 응징하고, 음식에 날파리 빠져도 그냥 별생각없이 건져내고 호로록~)
이집 아줌마는 나이도 많지않은, 아직 젊다면 젊은 아낙네가 참 안치우면서 산다는 생각이 들어요. 늘 가게가 어수선하고 그래서 말이지요. 예전에는 상당히 무뚝뚝했는데 이번에 와서 보니 영어를 좀 배워서 응대도 좀 하고 쉐이크도 팔고... 좀 활달해지긴 했더군요.
망고 쉐이크도 다른집보다 좀 비싸게 받던데요. 다른 여행자가 시키는거 보니까 45밧 받던데 하긴 망고철을 지났으니까 그럴수도... 왠만하면 쉐이크는 분위기 좋은데서 드세요.
예전에는 둘이서 고기 밥 쏨땀이러면 90~100밧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고기를 많이 먹었는지 130~160밧정도 나와서 완전 싸구나~ 하는 생각도 덜 들고... 하여튼 가족끼리도 호불호가 좀 갈리네요.
어쨌든 고기질이 좋다는 말에는 동감입니다만...
이싼빠이
경찰서정문을 등지고 서면 바로 맞은편에서 보이는 골목에 위치한 이 식당은 예전 위치에서 확장이전을 했네요. 좀 더 커지고 좀 더 깨끗해졌습니다. 경찰서 맞은편 골목길의 저렴한 코너집 골목으로 들어가면 걷는방향 오른쪽에 붉은색의 중국식 채식 식당이 있고 곧 이어 이 고깃집이 나오는데요, 예나 지금이나 불위에서 돌돌 돌아가는 닭고기가 통으로 매달려 있는건 똑같은 풍경이군요.
여기도 구워놓은 고기를 무게에 따라 가격을 매기기도하고, 그냥 메뉴판보고 무양 한접시 시키면 40밧에 100그램 정도의 간소한 고기를 내와요. 이집은 메뉴판보면 다른 요리들도 꽤 있고 태국현지인들은 이 더운날 벌벌 끓는 무쭘(고기전골)도 주문해 먹습니다.
일단 구워지는 고기가 무양 까이양 삼겹살구이 민물생선 어느때 가보면 곱창까지 좀 다양한 편이더라구요.
아무래도 식당규모도 있고 좀 덜 번잡한 도로라서 약간 먼지를 덜 뒤집어 쓰기도 하고...
저는 이집이 괜츈한데 아무래도 돼지고기질은 쏨땀깐엥보다 못하는 고기애호가의 평이... -_-;;
위치상 외국인 여행자를 덜 기대하는 편이라 그런지 쏨땀 좀 맵게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더니 정말정말로 맵게 만들어줘서 캡사이신 쇼크가 올뻔했어요. 매운거 잘 드시는분들도 이집에선 그냥 보통으로 드세요. 하긴 특별히 주문안하면 그냥 외국인이 먹기에 합당한 정도로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과욕을 부린거겠죠.
이싼빠이
두번째는 작정하고 점심때 갔다. 촉촉~
싸빠 므엉빠이
사실은 이 집도 굳이 식당이름을 기억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어로 간판이 크게 있는것도 아니니까요. 위치는 블랙캐년 사거리에서 남쪽(시장쪽) 방향으로 살짝만 걸어내려오다보면 걷는 방향의 왼쪽에 있는데, 위치파악이 잘 안되시면 태사랑 빠이지도를 참고해보세요. 빠이가 워낙 길이랄게 별로 없어서 뭐 한나절만 걸으면 다 그 길이 그 길입니다.
이곳은 다소 넓은 부지에 정자식으로 꾸며놓은 식탁들이 많이 있어서 약간 태국정취가 느껴진달까요. 저희는 짚으로 원두막처럼 꾸며놓은 자리에 앗싸~ 하면서 앉았는데 먹다보니까 뭔가가 톡톡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알고보니 새까만 찡쪽똥이여서 나름 긴장하면서 먹었다는....-_-;; 가시면 지붕 없는 자리에 앉으세요~
고기구이를 비롯해 볶음밥과 볶음요리같은 일반적인 태국요리도 커버하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좀 더 넓은편입니다. 아주머니도 친절한 편이고요. 여럿이서 여행하는 경우 각자 먹고싶은게 다른때가 있는데 그런경우에 아주 적당하겠군요.
위치가 블랙캐년 사거리에서 가까운지라 외국인 비율도 좀 됩니다. 근데 맥주값은 위치에 비해 저렴하더라구요. 리오맥주 큰병에 65밧이던가...
저는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집에선 무양을 안 먹고 닭고기(까이양)를 먹었는데 다릿살을 한번 절개해서 판판하게 먹기 편하게 해놨더라구요. 아 글고보니 다른집도 이건 이렇게 하는듯 하네요. 배추 노란 잎과 각종 냄새나는 풀을 한 광주리 같이 줘서 채소 섭취에도 좋군요.
요왕은 “고기에 육즙이 없다. 꾸덕꾸덕 말랐잖냐” 라고 하는데 먹다보니 그말도 맞는거 같긴해요.
사실 빠이의 성수기에는 다른 상황일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이런 고기구이집은 고기맛을 중점에 둔다면 점심때 가는게 좀더 낫습니다. 왜냐면 오전에 숯에 불피워서 점심장사를 위해 열심히 고기를 굽고 그 고기로 저녁까지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촉촉한 육즙과 야들야들한 촉감을 느끼려면 고기가 막 나오는 점심때가 제격이죠. 태국의 강렬한 햇빛은 구운고기를 단 몇시간만에 육포로 만들어버리니까요.
사실 육즙에 민감한 고기애호가양반과 달리 저는 꾸덕꾸덕 마른 고기도 그냥 이런맛이려니 하고 먹는편이라 뭐 크게 불만은 없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저같은 미맹보다는 고기애호가의 말이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