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황금 시계탑 서쪽도로에 줄지어있는 인기식당
치앙라이에도 도시 북쪽에 작으나마 강이 흐르고 있어서 여느 강변이 그러하듯 그런 구역에 분위기 있는 식당이 있긴 있을거같은데요, 구 버스터미널 근처의 우리 숙소에서 걸어가기에는 다리도 고달프고 해서 그냥 제일 만만한 황금 시계탑 근처로 타박타박 걸어갑니다.
사실 우리가 묵었던 반 말라이에서 골목을 다 빠져나가는것도 더운날에는 좀 힘들어서요.
이 황금시계탑은 정말 치앙라이 시내에서 방향잡기에 톡톡한 이정표 역할을 하는군요.
저녁이 되면 매시간마다 '혹여 저러다가 탑이 갈라지면서 뭔가가 튀어나오는거 아닐까?'하는 망상을 불러일으키는, 울그락불그락 조명으로 나름 그 존재감 톡톡히하는 명물? 이기도 하고요.
태사랑 치앙라이 시내지도에는 황금시계탑에서 그 경계가 딱 잘리지만 거의 모든 가이드북에서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치니까 책 보시면 위치잡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이길의 시작점 서쪽 모퉁이에는 커피숍이 자리하고 있고, 계속 타박타박 걷다보면 태국북부음식 식당, 찐빵 가게, 태국 반찬 덮밥집 두 군데와 소고기 쌀국수집인 롯이얌까지...
그냥 오종종하게 붙어있는 느낌입니다. 황금시계탑을 등지고 서쪽으로 걸으실때 진행방향 오른쪽거리에 붙어서 걸으셔야 됩니다요. 지역에서 발행하는 지도에서도 이 길목을 푸드센터라고 명명하고있네요.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식당들인지라 어느곳을 들어가도 왠만큼의 맛을 내고 있는데 외국인들을 아예 접해보지못한 곳이 아니라서, 어느정도 의사소통도 되는 편이라 느껴졌어요.
지역음식의 맛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들에게는 위치나 가격면에서나 상당히 편안한 곳들인거 같습니다.
여기에는 각각 ‘란랏차부리(란랏부리)’, ‘펫차부리(란펫부리)’라고 이름이 붙은 두 식당이 나란히 있는데요, 랏차부리, 펫차부리는 태국 중부의 지명으로 마치 우리나라에서 마산집, 목포집 같이 이름을 지은것이지요. 요 두집은 파는 음식도 거의 비슷한데 반찬덮밥집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만들어 놓은 반찬들을 쭉~ 진열해 놓고 원하는 걸 한두개 고르면 밥위에 얹어 주거나 작은 그릇에 담아 내오는 곳입니다. 덮밥으로 먹을때는 30밧 내외이고 접시에 따로 먹을때는 한접시당 40밧 정도입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반찬덮밥집의 반찬들은 눈으로 보고 추측하는 맛과 실제 맛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 명심하세요 ^^
이 음식점들중에 북부요리를 주로 한다는 식당 ‘바랍’에도 들렀는데요, 외관은 좀 눈에 확 띄는 곳은 아닌데 식당내부는 꽤나 깔끔한 분위기의 목조 인테리어였습니다.
우리가 식사할때 외국인 손님비율은 우리랑, 홀로 온 젊은 서양여행자 정도였어요. 아무래도 치앙라이구역의 외국인여행자들은 저녁에 나이트바자에 다 모이나 봅니다. 음식은 크게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정도... 쏨땀이 40밧 정도 그외 식사류가 45밧 전후, 고기요리 같은건 60밧을 넘나드는 정도여서 저예산 여행자도 부담없이 먹을수 있을거 같아요.
북부요리 전문점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주문했던 북부식 커리 국수 ‘카우써이’는 아직 준비가 안됐다고해서 결국 시켜먹은건 쏨땀이랑 팟 까파오 무쌉 덮밥(바질 돼지고기 볶음 덮밥)과 항레(북부식 돼지고기 커리) 덮밥 뭐 이렇게여서 특별히 북부요리를 즐겼다고 보기에는 좀 아쉬운감은 있네요.
계속 걸어가다보면 세븐일레븐 못미쳐서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소고기 국수집도 있는데 , 요즘들어 물에 들어간 쇠고기가 입맛에 맞질 않아서 이 집은 안갔었는데 혹시 여기서 드셔보신 분들 계신가요. 까이 뚠(닭고기를 뭉근히 끓인것), 느어 뚠 (소고기를 뭉근히...)이 어찌보면 슬로푸드라서 깊은맛은 있는데 너무 끓여서 그런가 어떤식당에서 먹어보면 고기에서 아미노산이 다 사라진거같은 풍미도 나더라구요. 사람에 따라선 약간 향이 안맞기도 할거에요.
치앙라이 현지 젊은이들은 이 황금시계탑 주변에서 바로 동쪽 코너에 있는 팡콘 커피숍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아주 순박하게 활짝 웃는 고산족 아주머니의 얼굴을 간판으로 쓰고 있는 지역 커피숍인데 사실 그 앰블램을 처음에 봤을때는 미술 좀 한다는 동네 중학생이 그린 민화같은 느낌이어서... 이거 뭐지? 왜 이렇게 촌스럽지? 했었거든요. 근데 치앙라이에서는 꽤 인기순위인가봐요. 위치가 좋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가... 하지만 자꾸보니 그 정직한 미소에 빠져드네요. ^^
치앙마이에 비해서는 그 식도락의 범위와 깊이가 참 수수한 곳이란 느낌은 드는데, 관광객들을 겨낭한 식당들이 아니라 지역에서 오래 운영되어진 곳들이라서 나름 정직한? 오버하지않는 뭐 그런 분위기는 확실히 있습니다.
반찬덮밥집 '란펫차부리'에서 먹은 음식들
팟팍루암(모듬야채 볶음)
남프릭 팍똠(찍어먹는 장+데친채소)
란 펫차부리 내부
반찬덮밥집 '란랏차부리'에서 먹은 음식들
빠투양(줄무늬고등어 구이)
삶은 달걀을 살짝 튀긴 다음 달콤한 소스에 조린 것
카우카무(족발덮밥)
북부음식 전문 식당 '바랍'
깽항레(북부식 돼지고기 조림) 덮밥
팟까파오 무쌉(바질과 다진 돼지고기 볶음) 덮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