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여행자가 몰리면서 점점 변하는 럿롯과 SP까이양
SP까이양은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기 전 해자 북쪽 면에 있을 때부터 다녔었고, 랏담넌 쏘이1의 저렴하고 남루한 식당인 럿롯도 2~3년전 즈음이던가부터 치앙마이에 오게되면 부담없이 들러서 여러가지를 시켜놓고 배를 채우곤 했다.
이 두 군데 모두 고기구이를 주종으로 하는데 럿롯은 생선과 돼지고기가 주종, SP는 이름에서와 같이 닭고기 구이가 주종인데 그 외 돼지고기메뉴도 꽤 다양하게 하는 편이다.
하여튼 두 군데 모두 저렴하고 합당한 가격대로 먹을 수 있었고 왓 프라싱 근처에 있는 SP와는 달리, 럿롯은 위치가 타페문 주변이라 찾아가기도 쉽고 해서 더 문턱이 낮은 느낌이다...어쨌든 이 식당의 위치는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 잘 나와있다.
일단은... 럿롯
치앙마이는 지금 중국인들이 접수해버린 상태라 이 식당에도 중국인이 많이 몰리는데, 여행자가 많이 몰리면 필연적으로 생기는 변화가 이곳에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전에도 위치가 좋아서 손님이 꽤 있는 곳이긴 했는데, 중국인들이 더 가세하면서 주방이 좀 허둥지둥해지는 느낌이다.
원래가 아무리 맛좋은 식당이라도 주방이 감당 할 수 있는 수준이상으로 주문이 몰리면 결과물이 형편없기 마련인데, 이 식당은 불맛을 잘 조절하면서 꼼꼼하게 고기를 굽는 게 음식의 포인트건만 일전에 갔더니만 내오는 고기마다 안 익은 부분이 드문드문 벌겋게 보이는거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생고기인 육회도 먹긴 하지만, 그거랑은 완전히 다른 문제니까...
그리하야 종업원을 불러서 다시 좀 더 익혀달라고 접시를 내밀며 요청한다. 사실 손님입장에서는 이렇게 다시 종업원 불러서 재요청하는 것도 성가신 일인데다가, 소고기는 그렇다 할지라도 돼지고기 덜 익힌 건 정말 겁이 나서라도 못 먹는다.
근데 불을 잡고 있고 있는 주방장 영감님 입장에서는 고기가 덜 익혀진 그 불그레한 빤한 모양새보다는, 바빠 죽겠는데 두 번 일시키는 손님이 성가셔서 성질을 팩하고 내게 되는 거다.
오호...이거 뭐지?
이건 비단 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손님에 비해 인력을 제대로 보충 안해서 과부하가 걸리는 식당들이 쉽게 보이는 행태인데, 그나마 수준이 좀 있는 곳과는 달리 이런 곳에서는 서비스정신 이런 건 안드로메다로 던져놓고 일단 한번 더 손이 가야하는 그 상황이 그냥 짜증이 날뿐이다. 헐헐
그리고 가격도 무지 저렴하기만 하던 2년 전과는 달리 각 10밧정도 오른 것 같다. 뭐 오른거야 그렇다치고 외국인들이 몰리게 되면서 식당주인들이 자기 스스로 자기네 음식 맛을 몰개성화 시켜버리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고기구이는 외국인이 온다고 해서 별스럽게 변할게 없지만 쏨땀의 경우에는 정말 한숨 나오게 만들어서 나온다.
매운거 못 먹는 서양인들 입맛에 맞춰서 매출을 더 올릴 심산이였을까... 그냥 허여멀건 달콤 밍밍한 파파야채가 쏨땀이라면서 나오는데 내가 알던 그 쏨땀 어디 갔나요?
주문이 덜 들어오는 쏨땀 빠라 같은 경우는 주문이 적어 젓갈의 회전율이 늦으니까 그런지, 발효가 아니라 썩은 내가 나는 회색빛 젓갈로 버무려준다. 그걸 먹고도 배탈이 안 난 내 장에 감사 할 뿐이다. 어지간히 단련이 되긴 되었나보다.
그러니 이런 곳에 갈때는 쏨땀 주문할 때 맵게 만들어 달라고 따로 언질을 줘야 그나마 성에 좀 차는 게 나온다.
우리는 이전부터 다녀서 그 변화가 체감이 되어 못내 아쉬운 맘이 드는데, 이런 이력이 없는 여행자라면 위치나 가격 면에서 아직까지는 무난한 곳이긴 하다. 다만 다음번에 치앙마이에 갔을 때 상태가 더 나빠져 있지 않기를 바랄뿐...
그렇지 않다면 정말 더 외곽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데 그거 사실 좀 귀찮다.
그리고 왓 프라싱 근처의 SP까이양은 가격대는 많이 올리지 않았는데 양을 줄여도 너무 줄였다. 이건 실질적으로 보면 올린거나 마찬가지인데, 여기는 일본인들이 꽤 찾아오는 식당... 그래서 일본인들 구미에 맞게 소식전문으로 바뀌었나...
다른 건 몰라도 이곳에서 시킨 똠얌꿍은 100밧이라는 가격에 비해서 그 양이 너무너무 찌질해서 도대체 뭐지? 싶었으므로 이곳에서는 일단 주력상품인 닭고기 구이를 먹는 게 제일 나을듯하다. 납작하고 평평한 작은 스텐냄비에 담겨 나오는데 일반식당에 비해서 양은 작고 돈은 비싸고... 흠흠...
그래도 식당분위기가 나름 정돈 된 편이어서 그건 장점중의 하나랄수도... 그리고 마늘을 배에 채운 닭고기구이는 육즙이 촉촉하게 있어서 나름 야들야들한 식감이 좋은 것도 있고
하여튼 세상만사 하나에서 열까지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찾기 어려운 법인가보다.
그렇게 쏙 드는 걸 찾으려면 돈이라도 많이 지불해야 될텐데 한정된 예산안에서는 늘 좀 어렵다.
럿롯
SP 까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