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접하기 어려운 태국음식

홈 > 태국게시판 > 먹는이야기
먹는이야기

- 태국 현지 음식과 식당, 한국에 있는 태국 식당에 대한 정보를 올리는 곳입니다.
- 식당정보 올릴때는 식당 이름, 위치, 가격대를, 음식정보 올릴때는 음식에 대한 설명과 먹을 수 있는 곳을 명기하여 주십시오.
- 한인업소는 한인업소 정보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범접하기 어려운 태국음식 <카놈찐 깽따이빠>

고구마 19 4296


저는 카놈찐을 이제는 꽤 좋아합니다.

참 희한한 일이지요. 십 수 년동안 카놈찐식당 앞을 지나갈때 단한번도 입맛이 돋기는커녕... 채소절임이 가득해서 부잡스러워 보이는 상차림과, 냄비에서 뭉근히 끓여지는 깽에서 나는 냄새와 요상한 색깔 때문에 통 먹을 일 없겠다 싶었는데 말입니다. 막장드라마보면 티격태격하던 사이 안좋던 남녀가 어느순간 애정의 불꽃이 팍 튀는것처럼 참 요상스러요.

근데 카놈찐에 관한한 요왕도 식성이 비슷해져서 아마도 이 음식이 좀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아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젊을때 좋아했던 팟씨유는 이제 거의 주문 안하는걸보니... -_-;;

 

태국서민층의 인기외식아이템(특히나 태국남부에서 더 자주보이고 맛도 남부깽이 더 나은듯...)을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면에 끼엊어먹는 깽(커리 국물이라고 생각하면 될듯요)중에 서양인들에겐 거의 엽기혐오스런 맛으로 평가받는게 있는게 그게 ‘깽 따이 빠(깽따이쁠라)’입니다.

 

사실 아시아인인 제가 보기에는, 서양인들은 아시아 음식에 관한한 미맹같습니다. 그래도 인도요리는 좋아하더라구요. 일단 밀가루빵을 소스에 찍어먹는거니까... 아무래도 식성이 달라그런지 자유여행자인데도, 현지식보다는 빵과 고기 위주의 서양식 또는 자기들 입맛에도 어느정도 맞는 소수의 태국음식 위주로 먹더군요. 식성은 남이 뭐라할건 아니고 그냥 좀 입이 짧다고 봐야겠지요. 우리는 서양음식도 두루두루 잘 먹는데....-_-;;

 

하여튼 이런 서양인들 관점에서 볼때요, 카놈찐 전체를 혐오하는건 아닌거 같은데요... 저 ‘깽 따이빠’는 정말 해괴한 음식이라고 평하는거 같아요. 그냥 냄새만 맡고도 사색이 될거같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생선내장젓갈로 끓인 깽’이라는데 제가 먹었을때는 생선내장은 안보이고(아마 발효과정에서 삭아서 없어진듯?) 꽁치같은거 한 토막 들어있고요 그외 호박과 가지 죽순이 들어있습니다. 근데 이 삭힌 죽순이 또 냄새가 호러블합니다. 전 이 깽이 그렇게도 맵다길래 매운맛을 마구 기대하고 먹었었는데 맵다기보다는 뭐랄까... 생선젓갈의 냄새가 상당히 강렬하더라구요. 그냥 생선젓갈 끓인 것 같은 맛이랄까요.

생각해보니 서양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사람들은 물론 태국사람들 중에서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거같네요, 전형적인 남부깽인지라 태국북부사람들은 ‘히익 이게 뭐랴!!’ 할 수 있습니다. 색깔도 검은빛도는 갈색이라서 모양도 좀 숭악스럽지요. 전 뭐 그러려니 괜찮았어요.

 

요왕은 생선과 코코넛의 조합인 ‘남야 까티’가 카놈찐 깽 중에서 제일 무난하고도 정통적인 맛이라고 합니다. 색깔은 약간 주홍빛을 띤 노란색입니다.

 

제 입맛에는 맞는데 요왕은 손을 훼훼 내저으면서 싫어하는 카놈찐은 ‘카놈찐 남프릭’입니다. 이건 반질반질 기름기가 돌면서 약간 붉은색이 감도는 소스인데요, 감칠맛나는 달콤한맛에 땅콩이 많이 들어가있어요. 아니 식사로 먹는 면을 이렇게나 달게 먹는다니!! 하면서 요왕은 매우 싫어하는데 전 일단 달고 고소하니까 좋습니다.

 

그외에도 깽키여우완(그린커리), 남니우(남응이우;북부식선지국) 등등 식당의 규모에 따라 종류가 아주 많은집도 있고, 한두가지 종류밖에 없는집도 있고 그래요.

사실 카놈찐 자체가 일반적인 여행자들이 먹기에는 거리감이 좀 있는 음식이죠. 우리나라 오는 여행자들이 청국장을 비롯해 각종 장찌개 안먹는 것처럼요....

하지만 선입견이나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먹어보면 또 맛있는(혹은 내 입에 맞는) 것이 있을 수도 있어요.

그 반대인 음식도 있긴 하지만요 ^^




카놈찐 노점




 카놈찐을 주문 했습니다. 왼쪽이 남야, 오른쪽이 깽따이빠

 


 제가 좋아하는 '남프릭'과 '남야'를 섞었어요.



 카놈찐 국물 중 가장 기본이고 대중적인 '남야 까티' 



 깽따이빠. 사진으로는 건더기도 튼실하고 먹음직해 보입니다만... ㅠㅠ



 식탁마다 올려져 있는 갖가지 채소(생것, 데친것, 절임)들을 마음껏 넣으세요.

 너무 많이 넣으면 짠 것도 있으니 조금씩 넣어서 먹어가며 적당히...



 이렇게 올린 다음



 쉑낏쉑낏~



 

19 Comments
필리핀 2015.02.09 18:48  
쉑낏쉑낏?

음식 맛이 별로였나요?

왜 갑자기 욕을... ^^;;;
미쇠무 2015.02.11 14:00  
커헉ㅋㅋㅋㅋㅋ쉐킷쉐킷은 욕이아니라 shake it shake it 이라는 영어를 들리는대로 한국어로 쓴거랍니다ㅋㅋㅋ
냥냥 2015.02.15 17:09  
농담하는 필리핀님이나,  진심으로 설명하는 미쇠무님이나...ㅋㅋㅋ
재밌네요.
효진이 2015.04.18 12:18  
재밌어요 ㅎㅎㅎ
윈디걸 2015.02.10 00:33  
길거리 노점다니면서...몇번본 그 음식이군여~
사실 먹는방법을몰라서 ㅋㅋ시도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ㅠ
카놈찐...어떤맛일지 정말 궁금하네여
고구마 2015.02.11 19:32  
좀 낮선 커리향에다가 시고 달고 짜게 절인 각종 채소들이 비벼진 맛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땅콩 듬뿍 들어간 남프릭 맛은 꽤 무난하긴한데 상당히 달다는게 특단점입니다.
저렴한 음식이니까 한번쯤 시도해보셔도 좋을듯해요.  혹여 못먹게되더라도 그냥 현지체험했다고 하면...^^ 맘이 편해질듯요.
K. Sunny 2015.02.11 13:23  
아 흐... ㅎㅎㅎ 침이 마구 마구 고여요 ㅠㅠ

저도 첫해 태국에서 카놈찐을 맛 보고, 왠 향수를 쳐넣은 상한 음식이냐;; 라고 하고 3년 정도는 쳐다도 안 봤는데, 나중 나중에 다시 기회가 되서 먹어 봤는데, 어머나..... 이게 왜 맛이 바뀌었지? 싶더라고요.

지금은 정말 넘 넘 좋아하는 음식이 되버렸어요. (남부에서 더 자주 보고, 남부쪽이 더 맛있는 이유는 남부 음식이라서요 ^^) 깽따이쁠라는 전 불을 뿜으면서 먹어요 ㅋㅋㅋㅋㅋㅋ
고구마 2015.02.11 19:30  
제가 먹었던건 그나마 좀 덜맵게 만든 깽따이였나봐요. ^^  저도 불뿜고 싶은데 말이에요.
집집마다 다르긴하지만 남부에가면 파인애플도 있고 멸치도 있고 더 맛이 풍부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미쇠무 2015.02.11 14:02  
아......내가먹었던 생선비린내나는국이이거였군!!
이거한번 잘못먹었다가 식중독나서 마지막날엔 과일도 제대로 못먹었었죠ㅜㅜㅜㅜㅜ
고구마 2015.02.11 19:28  
어이쿠 이런...이런 음식인줄 알고 드신거에요?
게다가 식중독이라니, 여행지에서 배탈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ㅠㅠ
락푸켓짱 2015.02.11 21:42  
나이가 들어가며 좋아하게 된다는 말이 공감되네요
10년전쯤 한인업소 사모님이 카놈찐을 제일 좋아하신다며 아주 맛있게 드시는걸 보고
저런 이상한 맛이나는걸 왜 먹나 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먹을 정도 입니다.
저는 애들 입맛이라 깽키여우완이 제일 좋더군요
가끔 매운것 땡길때만 깽따이빠 가끔 먹는데...저도 엄청 맵던데 말이죠
고구마 2015.02.14 16:14  
정말 나이가 들어버려서 좋아졌나봐요. 우째....ㅠㅠ
그대신 요즘은 통 안먹게되는건 로띠.팟씨유.팟타이 뭐 이런거더라구요. 저도 담에는 아주 매운 깽따이빠가 걸리면 좋겠어요. ^^
redglove 2015.02.14 23:20  
서양애들은 기본적으로 해산물에 약하지요.
물론 요즘 스시도 잘 먹는 일부 서양애들도 있지만, 진짜 뉴욕정도 되는 대도시 살면서
다른 나라 음식에 관심있는 진짜 극히 일부의 이야기일 뿐... 보통의 서양인들은 해산물에....

그네들이 먹는 해산물 요리라는게 기껏해야 농어나 연어, 가자미(Sole) 스테이크 정도고...
일부 이탈리언이나 그리스,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국가 정도나 문어, 오징어 등도 먹지요.

북유럽 연안국가에서 청어를 좀 먹고, 염장대구 요리 (바깔라우라고 부르는) 도 프랑스나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국에선 좀 먹어주지만, 영국이나 그 영향을 많이 받은 미국도...
또한 길게 보면 앵글로 색슨의 뿌리가 되는 게르만 들도 해산물 요리에 아주 젬병이지요...
그런걸 보면 영국요리중에 피쉬 앤 칩스나 장어젤리 같은 음식이 있는게 아주 신기한 일이기도...

인터넷에 한국과자나 간식을 접한 외국인 반응같은 영상이 있지요. 그중에 의례 한국인이 예상하는
품목이 아니라 어 ? 저런 것도 못먹나 ? 하는 품목이 오뎅이나 맥스봉같은 어육 많이 들어간 소세지
라는거죠. 우리가 간식으로 맨입에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맥스봉 소세지도 그네들에겐 비리거든요.

그런 서양애들에게 비릿비릿한 생선을 그것도 발효시킨 거.... 청어요리 잘먹는 일부 서양애들
빼놓으면.... 입맛이 평범한 서양인에겐 그냥 화장실 냄새나는 이상한 음식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엽기적인 것 밖에는 안되죠 ㅎ
고구마 2015.02.17 19:39  
장어젤리라니...장어도 좋아하고 젤리도 좋아하지만 장어젤리는....ㅠㅠ
서양인들이 어육맛에 약한가봐요.
양가이 2015.02.20 02:53  
태국음식 공부 많이 되고 있습니다.
부모님 모시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음식이 제일 걱정이네요...ㅠ
모너아 2015.02.26 23:01  
장어젤리는 상상이 안가네요 기회되면 먹어보고 싶기는 하네요
소소한휴일 2015.03.05 00:34  
한번도 도전 못해본 음식이네요. 그래도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
jinso0 2015.03.05 09:30  
다음주에 가는데,, 휴 음식사진만 보면 얼른 가고싶네요 ㅎㅎ
아름다운밤이에요 2015.06.01 20:56  
신기하네요. 흥미 반 먹고싶은 맘 반이 드는 사진들이에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