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 밥집 여기저기
추신. 원고에서 그대로 옮겨온 글이라 문투가 공손치 못합니다.
워낙에 부득이한 입맛의 소유자인지라 대대적인 설문조사 및 탐문수사를 벌린 끝에 작성한 건 아니지만 현지인들과 체류자들과 여행자들의 삼위일체적 의견을 조합해 얼추 객관적으로 꾸려진 리스트랄 수 있다.
1 나스 키친(Na's kitchen). 단도직입적으로다가 빠이 최고의 맛집. 귀한 손님이 오실 때마다 전혀 안 귀한 손님과 마찬가지로 나스 키친에서 식사를 나눈다. 맛에 비례하여 인기 좋고 인기에 호응하여 밥 때라면 만석 일쑤다. 이것저것 다 맛있다는데 술꾼의 입장에서 새우튀김은 맥주 안주로 은혜롭고 치킨스프는 소주 안주로 성스럽다. 더불어 주인아줌마가 아주 친절한데 무려 예쁘기까지 하다. 중고등학교 근처에 있다.
2 쏨땀 나 암퍼(Somtam na Ampher). 쏨땀을 위시로 한 별에 별놈의 무침요리가 다 가능하여 밥도둑으로 활약하지만 까이양이 빠질 순 없다. 그런데 그만! 닭에는 맥주인데 그만, 맥주를 안 판다. 그러니 맥주는 옆집 슈퍼에서 사다 마시면 된다. 단 야외석에서 마시겠다고 정중히 부탁한 후에 마시길 권고한다. 참고로 오후 4~5시면 문을 닫는다. 군청 맞은편에 있다.
3 틱 키친(TiK KitChen). 빠이에 오면 누구나 한 번씩 찍는 사진, are you Ting Tong?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거울이 걸려있는 밥집이다. 위치 좋고 가격도 맛도 무난히 좋아 가볍게 밥 먹으며 술 한잔하기에 좋은데 문제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음식이 듬성듬성 나온다. 메인 로드인 차이송크람(Chaisongkram Rd) 중앙에 있다.
4 자심제(慈心薺 Cha Xin Chai). 중국인이 운영하는 채식 식당인데 Pure Vegetarian Food라는 간판이 더 잘 보인다. 빠이에 적잖이 포진한 채식주의자들을 죄다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양도 질도 값도 빼어나다. 서양 친구들은 주로 브라운 라이스에 반찬 서너 가지를 얹어 먹던데 갖은 야채 고명을 올린 쌀국수가 압권, MSG를 무척 사랑하지만 MSG 없이도 기량이 뛰어나다. 중국 차 인심을 말해주듯 한쪽에 통으로 마련되어 있고 모든 음식이 물론 테이크아웃 가능하다. 경찰서 맞은편 우회전 거리에 있다.
5. 라면집. 일명 30밧 라면집으로 불리며 가성비 빼어난 맛으로 한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누가 써 붙여 놨는지 라면 짱! 국물이 끝내줘요, 하는 문구가 정감 있다. 국물이 더 먹고 싶다면 3회 연속 공중 백덤블링을 시연하거나 아니면 두 손으로 받친 사발을 정중히 내밀면 된다. 친구들 따라 라면집 옆 버거하우스에 갔다가 버거를 별반 좋아하지 않아 고민하고 있자니 버거집 주인이 옆집 라면 맛있다고 추천했는데 라면집 주인은 버거하우스에 앉아 있으면 갖다 주겠단다. 차렷 자세로 꼿꼿이 서 사주경계 충실하다가 손수 받아왔다. 경찰서 조금 못 미쳐 있다.
6. 국수집. 라면집의 대표선수가 완탕국수라면 여긴 어묵국수이지만 전혀 신빙성이 없는 주관적 고찰에 의거하자면 완탕국수 또한 라면집에 못할 이유가 하나 없다. 딱 떨어지는 감칠맛으로 해장에 성령 충만하다. 여기야말로 국물이 끝내준다. 고추기름 첨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 타운의 씨피 프레시 마트(CP Fresh Mart) 옆에 있다.
8. 버거집. 이름 있는 버거집으론 버거 퀸과 버거 하우스와 IP 버거가 있는데 아침부터 버거를 소화할 수 있는 이해 못할 종족들에 의하자면 IP 버거는 다른 두 곳에 댈 게 아니라 한다. 패티로는 돼지 닭은 물론 사슴과 낙타 타조 악어 등이 있다. 부기하여 악어 추천이라 한다. 아야 서비스에서 터미널 쪽으로 살짝 올라가다 좌회전 하면 있다.
9 빠이 텅 무까타. 질보다 양의 승부를 선호하며 삼겹살이 그리운 여행자라면 무제한 리필이 기본 장착된 무까타를 이용해보는 것도 실용적일 듯하다. 불판 가장자리에 부어진 육수를 토대로 한 샤브샤브가 적잖이 삼삼하다. 마담 쭈 커피 사거리에서 공항 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왼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