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개운찮은느낌이었던 찌라옌타포
비가 오는 바람에 만사가 귀찮아져서 단지 길하나 건너는것도 하기 싫어져서 찾아간 국수집이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찌라옌따포이다. 우리는 카오산에서 머물때는 짜끄라퐁 거리의 세븐일레븐 바로 옆에 있는 어묵국수집으로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는편인데 뭐 막 치켜세울 맛이라서기 보다는 그냥 아주 오래전부터 다녔던지라 좀 히스토리가 쌓여서 그렇다. 어묵의 종류도 맘에 들고 찾아가기도 가깝고 주인아저씨도 사람이 괜찮은 편이고 위치는 태사랑 지도에 유니버스인 바로 맞은편에 표시가 되어있는 집이다.
하여튼 상황이 이래서 오랜만에 찌라를 갔는데 이곳도 크게 나무랄데는 없는 곳.
그런데 태국어 메뉴를 보니 보통(태국어로 탐마다)이 40, 특(피쎗)이 50, 그리고 특특이 65밧이다.
보통은 특까지만 있는데 특특까지 만들다니 뭐 얼마나 대단하게 나오려고 그러는거지?
들어가면서 국수 만드는 아저씨에게 피쎗으로 주문을 했는데 곧 점원이 가지고온 국수는 그냥 양이 그다지 적지도 많지도않은 딱 탐마다와 피쎗 중간정도의 무게감이었다.
다 먹고나서 2명이서 100밧을 내며 계산을 하려고하니 아줌마가 노노~ 하면서 특특 가격을 말하는거다.너네가 먹은건 특특이라면서 말이다. 주문을 잘못 알아들은 모양인데 왠지 분위기가 외국인이 와서 시키면 단가가 높은 특특으로 주는 분위기이다. 탐마다라고 정확히 일러주지 않으면 말이다. 사실 특별한 코멘트가 없이 그냥 음식주문을 하면 보통 즉 탐마다로 맞추는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좀 그런면이 의외다. 그리고 사실 특특으로 보기에는 국수의 양이 작아서 아주아주 서운할지경이었다. 뭐랄까...외국인용 특화메뉴가 되버린듯 한데 과연 보통인 탐마다를 시키면 어느정도로 작은 양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사실 이러한 분위기는 여행자를 많이 접하는 식당중 적잖은 곳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어서 뭐 그렇게 유별난 일은 아니지만서도 왠지 재방문할 맘이 적잖이 꺽는 느낌이다. 하긴 동가식서가숙하면서 만나는 식당에서 이런 일이 그다지 생경한건 아니다.
우리가 갔을때는 나름 괜찮아서 게시판에 끄적거렸는데, 후에 다른 여행자가 갔더니 메뉴도 사라지고 음식의 질도 내려앉은 부실한 사례도 있고 버젓이 메뉴판을 걸어두고도 한국인에게는 돈을 더 올려받는 행태의 식당도 있고 자기몸 힘들다고 손님한테 히스테리를 있는데로 부리는 주인도 있고... 다양했다.
아쉬운건 뭐 어차피 비싼 메뉴로 줄것이면 국수양이라도 좀 많이 줬으면 좋겠다. 고명으로 올라가는 어묵이야 비싸게 쳐준다해도 면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은 듯 한데 말이다. 이렇게 작은양으로 어줍짢게 위장만 자극시키면 연이어 밥을 2차로 먹어야하니까, 괜히 도야지가 되버린거같은 자괴감이 막 든다. 사실 도야지가 맞긴맞지만....
그런데 이 국수집에서의 해프닝은 그 다음날 다른 국수전문점에서 느낌 황당함에 비하면 새발에 피였다.
이번에 와보니 카오산의 다른 식당들도 돈이 조금씩 올라서 뭐 이정도 요금이면 크게 부당할건 없지만 그래도 다음부터는 왓보원 근처에 있는 뼁포차나 또는 나이응암국수집에서 그냥 피셋으로 먹어야 하겠구먼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두곳의 위치는 태사랑 카오산지도 왓 보원니엣 바로 맞은편에 표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둥근어묵은 평이한 맛이라는 느낌인데, 혓바닥의 감각이야 다들 다르니 이건 기준점이라 할 수 없는 그냥 푸념정도이다.
( 찾아보니 2010년에 쓴 찌라 옌따포 글이 있는데, 그때는 맛있다고 칭찬 했는데 역시 사람 입이 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