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좋아지는 과일 – 구아바, 용과
헐... 왠지 슬프다.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거라서... -_-;;
저도 지금보다 좀 어릴 때는 파인애플 같은 강렬한 맛의 열대 과일을 좋아했는데요... 나이가 드니까 이렇게 산도가 높은건 이가 좀 시리거나 위가 아플 때가 있고, 당도도 너무 높아놔서 혈당도 걱정이 되고...
그래서 그런가 일부러 건강을 위해서 찾아먹는게 아니고 아주 자연스레 입맛이 바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거들떠도 안보던 새파란 구아바를 이번 여행에서는 꽤 찾아먹게 됩니다. 구아바는 특별히 때를 가리지않고 늘 보이는 아이템인데요. 저는 주로 대형마트 과일코너에서 사는데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도 않습니다. 사각사각하고 시원해서 섬유질과 수분섭취에도 좋을 것 같아요. 단맛이 없으니 당이 올라가지도 않을거 같구요. 혹시나 태국사람들 입맛에 맞춘 설탕에 절인 구아바는 사면 낭패에요. 단거 싫어서 구아바 골랐는데 설탕에 절인거라니... -_-;;
물론 구아바도 잘 익은 건 노란 빛을 띄고 녹색의 덜 익은 것보다는 더 달아요.
구아바Guava는 태국말로 ‘파랑Farang’이라고 하는데 파랑은 ‘외국인(주로 서양인)’이라는 뜻입니다. 구아바가 원래 태국에서 자생하던 과일이 아니고 외국인(포루투갈인)이 400여년 전에 태국에 들여왔다는 군요. 껍질을 벗기면 하얀 속살이 마치 외국인 얼굴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젊을 때는 거의 손이 안 가던 용과, 드래곤프룻Dragon Fruit이라는 이 진분홍색 과일도 마트에 놀러갔다가 보이면 사옵니다. 태국말로는 ‘깨우 망껀(용 수정)’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껍질이 쉽게 까지고 그냥 반으로 쓱 갈라서 무른 과육을 숟가락으로 파먹어도 되요. 맛은 니맛도 내맛도 아닌 맹맛인데... 키위같은 식감에 단맛과 신맛이 빠졌다고 해야 할까요. 이것 역시 수분이나 섬유질 섭취좋을 것 같구요. 그래서 밥 먹고 난 후 후식으로 먹기에도 크게 부담이 안갑니다. 차게 먹으면 더 맛있는거 같더라구요.
요왕은 리치(린찌)를 아주 좋아하는데 우리가 근래에 리치 출하철인 여름철에 태국을 방문하질 않아서 거의 사먹질 못했어요. 리치는 요즘 우리나라 뷔페식당에 가면 땡땡 얼어있는 채 거무죽죽한 게 나와 있기도 하던데, 생물이랑 냉동이랑 맛이 천지차이더군요.
예전에 ‘살락(쌀라)’이라고 겉모양이 보라색 뱀비늘처럼 생긴 과일은 사먹고 나서 영 실망이 되었습니다. 익지 않은 걸 산건지는 몰라도 뭐 이런게 과일이라고 있나? 싶은 맛이였어요. 사각사각 청량감이 도는 우리나라 과일이 입맛이 고정되어서 그러는건지.... ^^
여러분이 좋아하는 열대과일은 어떤게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