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한땀쌍 식당에서 태정식으로 한 상 차려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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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한땀쌍 식당에서 태정식으로 한 상 차려먹기

고구마 6 1707

 

태국어로 ‘란 아한 땀상’이라는 식당들...

란-가게, 아한-음식, 땀쌍-주문, 즉, ‘주문하는 대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식당’이란 뜻입니다.

 

우리나라도 냉면은 냉면집에서, 설렁탕은 설렁탕집에서, 중국음식은 중국식당에서 하는 것처럼 태국도 국수는 국수집, 족발덮밥은 족발덮밥집, 쏨땀에 까이양을 먹으려면 쏨땀-까이양집에 가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물론 이런 메뉴가 섞여 있는 식당도 있습니다). 

 

근데 이 처럼 그 음식만 하는 식당들이 있고요, 볶고 끓이고 무치는 갖가지 태국음식 들을 해내는 식당들이 태국에는 많은데요. 가능한 품목이 상당하다보니 이정도 해내려면 번듯한 업장을 가지고 있어야만 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는 않아요. 그저 태국 어느 곳 대도시, 소도시를 가리지 않고 길바닥이나 야시장에서 노점형태로도 많이들 영업합니다. 커다란 후라이팬(wok)과 긴 손잡이 달린 알루미늄냄비가 있는 곳이죠. 가장 기본적인 식당 형태이기도 합니다.

 

 

 

 

아한땀쌍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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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한땀쌍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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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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웍, 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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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은 메뉴가 있는 곳도 있지만 없는 곳도 많아요. 말그대로 손님이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 달라고 얘기합니다.

오징어에 고추장 넣고 볶아 주세요. 모듬 야채랑 닭고기 볶아 주세요. 연두부랑 다진 돼지고기 넣고 맑은 탕으로 끓여 주세요. 뭐 이런식으로 말이죠.

태국음식은 따로 특정한 이름이 없이 이렇게 ‘재료+조리방법’의 조합으로 되어있는게 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식할 때 가끔은 꽉찬 구성의 한정식이 먹고 싶듯이 태국여행 할 때도 여러 가지 볶음요리, 국물, 무침 등 얼추 정찬 형태를 갖춘 식사를 해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이 ‘란 아한땀쌍’으로 가면 됩니다.

꼭 근사한 태국음식 코스요리를 하는 식당이 아니더라도, 야시장이나 주택가 골목 어귀의 허름한 아한 땀상 집에서 내가 알아서 요모조모 차려놓고 먹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주문 해 볼까요... 일단 생야채무침이 있으면 좋으니까, 얌을 시켜야 겠네요. 

다 아시다시피 새콤매콤 버무림 요리인 얌은 뭐 기호대로 시키면 되겠지만, 아무래도 해산물이랑 잘 어울리는거 같은니까 ‘얌 탈레(데친해물과 생야채 무침)’ 한 접시 주문~

 

그리고 고기나 해물 들어가는 볶음요리도 있으면 좋겠어요. 음... 저는 태국에서는 소고기를 잘 안먹는 편이긴한데, 요왕은 ‘느어 팟 남만 허이’라고 소고기 굴소스 볶음을 잘 먹습니다. 아니면 새콤달콤한 맛으로 돼지고기 또는 닭고기를 선택하면(각각 쁘리여우완 무, 쁘리여우완 까이) 우리나라 탕수육에 비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은 싱크로가 맞아요. 

볶음요리를 시키긴 시켜야하는데 오늘은 왜지 고기는 땡기지 않는다 싶으면, 팟 팍 루암 탈레(또는 꿍) 그러니까 해물 야채볶음이나 새우야채볶음도 괜찮겠네요. 그냥 마일드하게 간장과 남빠(생선액젓)로 간을 맞춰서 나올거에요.

태국은 방콕과 남부에서는 해물이 아주 괜찮은데 북부로 가면 상태가 성에 좀 안차긴 하니까 지역적인 면도 조금 감안해보세요. 

 

그리고... 한국 사람은 국물이 있어야겠죠. 시고 향신료 가득한 똠얌맛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이럴때는 깽쯧을 시켜보세요. 집집마다 좀 다르긴하지만 배추와 쪽파, 연두부가 들어간 맑은국인데요... 여기에 무쌉(갈은 돼지고기 완자)이나 해물 등 원하는 걸 넣어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이미 해물을 많이 시켰으니까 김(쌀라이)를 같이 넣어도 시원한데... 김은 없는 식당들도 많더군요. 

 

그럼 식탁위에는 뜨거운 국물, 생채 무침, 그리고 메인이라 할수 있는 볶음요리 이렇게 올라와 있을텐데 2명이서 먹기에는 이 정도 요리에 각 흰밥 한 접시씩 먹어도 충분합니다. 

막 풍성하진 않고 적당하다싶은... 그 정도일거에요. 하지만 인원이 좀 더 많다면 태국풍미가 진하게 나는 볶음요리를 두어개 더 추가해서 먹으면 아주 밥이 술술 넘어갈테죠.

 

다들 알고계신 ‘뿌 팟퐁 커리’는 맛있긴한데 해산물 식당이 아니라면 대개 게가 준비되어있지 않으니까 뿌를 탈레(해물) 로 바꿔서 해도 정말 맛이 있습니다. 해물이라고 해봤자 새우+오징어인 경우가 많습니다.

팟퐁까리를 너무 자주 먹었다면 태국식 고추장으로 볶아낸 요리는 어떨까요.

빠믁 팟 남프릭파우(오징어 고추장 볶음)나 무 팟 남프릭파우(돼지고기 고추장 볶음) 이건 우리나라에서도 잘 먹는 오징어볶음, 제육볶음이랑 얼추 비슷합니다. 이런 요리는 거의 다 채소랑 같이 볶아지니까 섬유소섭취에도 좋고요.

태국노점식당의 경우는 자기네 집에서 파는 아이템이 아니면 외부음식을 사갖고 와서 먹어도 무방하게 쳐줘요. 그러니까 아한 땀상 집에서 쏨땀을 팔지않으면 근처에서 쏨땀을 사와서 같이 곁들여먹어도 괜찮아요. 아무래도 우리는 김치를 늘 먹는 스타일이어서 사각사각 씹히는 야채가 있으면 좋으니까요.

 

대략 이렇게 차려놓고 먹으면 태국 어디서나 제대로 된 식당이든 그냥 노점 식당이든 태정식으로 한상 꾸려놓고 먹을 수 있어요. 

물론 해산물전문 식당에 가면 튀긴 생선도 한 마리 시키고 각종 바다갑각류를 찜이나 구이로 등장하겠지만 그런 차원이 아닌... 여행자가 난이도 낮게 먹을 수 있는 태국서민형 밥상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거같아요.

 

 

 

아한땀쌍집에서 먹은 여러가지 아한땀쌍들

 

 

 

똠얌꿍(새우 똠얌), 꿍 팟 남프릭파우(새우고추장 볶음), 카나무껍(튀긴 삼겹살과 중국케일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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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팟 마라(달걀 여주 볶음), 카나 무껍(튀긴삼겹살과 중국케일볶음), 팟 투엉억 따오후(숙주 두부 볶음), 똠얌 탈레 남싸이(맑은 해물똠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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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 까파오 탈레 랏카우(해물 바질 볶음 덮밥), 깽쏨 쁠라(생선 깽쏨), 팟 쁘리여우완 탈레(해물 탕수소스), 카우팟 꿍(새우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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똠얌탈레(해물 똠얌), 꿍팟 끄라티얌(새우 마늘 볶음), 카이 얏 싸이(야채케찹 볶음으로 속을 채운 오믈렛), 팍붕파이댕(공심채볶음), 카우팟탈레(해물 볶음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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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쯧 따오후 쌀라이(연두부와 김을 넣은 맑은 국), 팟 꾸이차이 카오 무껍(튀긴삼겹살과 호부추 볶음), 얌루암밋(베트남식 햄과 야채 무침), 카끼(돼지 발가락,발등부분 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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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운쎈(당면 야채 무침), 팍붕파이댕(공심채볶음), 느아뿌 팟 퐁까리(게살 커리 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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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필리핀 2017.06.10 17:31  
저는 야한 식당인줄 알고
슬그머니 볼이 빨개졌어요^^;;
시미라 2017.06.10 21:04  
와 이런 시스템으로 하는 식당이 있구나 ㅋㅋ 신기하네요
때사랑 2017.06.10 21:12  
한입만요^^
타이거지 2017.06.11 11:36  
제..소원이..바로 이겁니다 ㅠㅠ.
몇해 남지 않은 환갑 밥상은..
어느 조용한 길목..란 아한 땀쌍에서 "태정식으로 거하게 한상"
때려 먹고..하산하기~!!
이 상태로 봐서는..주문하다..가게 문 닫겠어요 ㅡ.ㅡ;;
아....고도의 염장빛이 돕니다....^-^.
라푸라푸14 2017.06.28 23:14  
푸짐하니 음식들이 먹음직스럽네요
zoo 2017.06.29 22:03  
사진만 봐도 군침도네요^^ 저도푸짐한 한상 먹고 싶어요^^ 그런데 막상 가면 먹던 것만
먹게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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