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 일상다반식–닭,고등어구이,쏨땀,덮밥집,인도식당들
아주 예전... 태국자유여행의 큰부분을 차지했던 배낭여행자들의 무드를 되새겨보자면, 방콕 카오산에다가 숙소를 잡고 아예 이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모든 일정을 짜는 여행자들도 그 수가 꽤 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숙소는 방콕전역 그러니까 랏담리, 쑤쿰윗, 강변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여행자들이 잘 안 묵는 지역으로까지 확장되면서 굉장히 폭이 넓어진거 같아요. 잠은 제대로 된 호텔에 묵으면서 아침뷔페도 즐기고, 카오산은 관광지로서 하루정도 시간을 할애해 놀러오는 여행자들의 비중이 늘었달까... 사실 그런 분위기를 체감한지는 꽤 된 것 같지요. 그리고 카오산의 숙소가 일정가격이상 올라가면 가성비가 아주 확 떨어지는 단점도 있고요.
하여튼 그렇게 오시는 여행자분들은 카오산 메인거리와 람부뜨리 길 위에 준수하게 치장한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마땅하고... 카오산의 하루가 그냥 별다를게 없는 저 같은 여행자가 먹은 일상적인 끼니는 대략 이런 모양입니다.
땅화생 백화점 1층 건물 한 켠에 보면 까이양 하다우(Five Star Chicken)라고 태국 프렌차이즈 팝스토어 형식의 콧구멍만한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는데요, 태국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까이양 하다우는 태국 최대 사기업인 CP것인데요, 그야말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장악의 전형이네요.
움... 아무튼... 다른곳에서 본 하다우에서는 튀긴닭도 많이 팔던데... 이곳은 주로 전기구이만 하고 있네요. 가게가 너무 협소해서 멀멀 끓어넘치는 튀김솥을 걸기가 좀 그런가봅니다.
위치 https://goo.gl/maps/zwa9a3Ngef32
하다우에 걸려 있는 닭들은 가슴살 두툼한 매트릭스공장형 닭이긴하데, 요즘 이렇게 키우지않는 닭이 거의 없죠. 후추 맛 닭구이 반 마리는 68밧 정도합니다. 이거랑 카우니여우(찰밥) 한 봉에 10밧... 이렇게 사고나면 쏨땀이 필요합지요. 제가 쏨땀을 채집하러가는 곳은 람부뜨리에 있는 이비스 호텔 앞 아담한 체구의 젊은 처자가 리어카에서 하는 곳인데 쏨땀타이 하나에 30밧입니다.
위치 https://goo.gl/maps/vc62aJFJagv
이렇게 닭고기만 먹다가 고기 맛에 좀 질릴 때는 아무래도 종목을 바꿔서 물고기가 먹고 싶은데요... 땅화생 백화점 근처 코너 모퉁이에는 저녁나절 나오는 고등어구이 아저씨가 있어요. 살이 엄청 올라있어서 2명이서 먹기에도 좀 버거운 그런 사이즈인데, 한 마리에 60밧입니다. 사실 고등어구이는 테스코로터스이런데 가면 고등어 팔면서 전기구이처럼 구워주는 서비스도 해주는데 그런데서도 비싸지 않아요. 오히려 더 저렴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위치 https://goo.gl/maps/ZsZBpmbtWz62
사진은 못찍었네요 ^^;
저번에도 한번 끄적거린 적이 있는데 밥이랑 다양한 반찬이 먹고 싶을 때 가는 덮밥집도 단골집이 있어요. 반찬 2개 얹으면 45밧인데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밥도 제대로 많이줘요. 위치는 람부뜨리길 동쪽 끝 스웬슨 아이스크림 맞은편에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세븐일레븐이 있어서 음료나 맥주는 거기서 사다가 먹으면 됩니다.
쭉 진열 된 반찬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건 숙주랑 두부를 같이 볶아낸 것, 그리고 맵게 볶은 돼지고기 뭐 이런건데, 사실 돼지고기 볶음은 카피르아임 잎, 바질 같은 진한 향의 향신료를 넣어서 한국인들 입맛에 좀 낯설게도 느껴질거에요.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어린이 입맛용 계란요리도 있으니까 한번 시도해보세요. 이집 닭고기 맛싸만 커리도 한그릇에 45밧 하는거 같은데 맛이 괜찮습니다. 달착지근하긴한데 다른 곳의 태국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맛싸만 집들보다는 덜 답니다.
위치 https://goo.gl/maps/JxBDpSYBuJq
요왕이 카오산에서 좋아하는 국수집은 ‘닥터 어묵국수’인데 일명 ‘세븐일레븐 옆집’이라고도 불러요. 이집 주인아저씨가 태도가 아주 차분하고 점잖은 캐릭터에요. 위치는 차나송크람 길 중간즈음에 있는 곳인데 정확한 포인트는 카오산 태사랑 지도에 있습니다. 하여튼 부드럽고 깔끔한 국물을 선호하는 요왕은 이 집을 좋아하는데, 저는 왓 보원 앞에 있는 나이응암 국수집이 더 좋아요. 나이응암은 끼니때 가면 아주 자리잡기 어려울 정도 붐비는데, 찌라나 닥터, 쿤댕 등 카오산의 좀 이름 있는 국수집은 점심때 가면 다 북새통이긴합니다. 나이응암은 위치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 여행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다른 여타 유명 국수집에 비해서 아주 적어요. 전 오히려 그런점이 맘에 듭니다. ^^
가격은 어묵국수 보통사이즈 한 그릇에 40밧입니다.
위치 https://goo.gl/maps/yJxxaUtyesP2
나이응암 어묵국수 (렉남)
가끔씩이긴하지만 밖에 나가서 혼자 밥먹기 엄청 싫을 때 편의점 도시락도 저에겐 아주 좋은 선택지에요. 물론 냉장-냉동식품이니까 똑같은 메뉴여도 식당에서 먹는 것처럼 그런 감칠맛 나는 풍미가 나지는 않아요. 밥인 주제에 왠지 좀 무뚝뚝한 기운을 흘린달까... -_-;;
어쨌든 밥이 먹고 싶은데 나가서 먹고 싶지 않을 때 편의점 조리 식품도 괜찮습니다.
저는 주로 닭고기 바질볶음 도시락을 사먹는데요, 이것 하나만 먹고 끼니를 땡치기에는 양이 사실 많이 미진하므로, 세븐일레븐 빵이랑 두유도 같이 사먹게되요. 그럼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 오히려 칼로리 섭취가 더 많아져버리는... -_-;;
심지어 채식주의용 음식도 있다. 콩고기 바질 볶음
이렇게 태국식만 먹다보면 필연적으로 다른나라 음식이 먹고 싶어져요. 그럴때는 카오산에 꽤나 자리잡고 있는 인도식당중 한곳으로 가봅니다. 최근에 간 곳은 짜끄라퐁 거리에 있는 ‘칠리칠Chilli Chill’이라는 곳인데 카오산 서쪽 입구 건너편에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지만 차타고 나가서 먹기도 귀찮고해서 말이죠... 커리는 120~160밧정도, 플레인난은 한 장에 40밧이네요.
우리는 넌베지탈리 280밧이랑, 여기에 난 한 장 추가하고 ‘말라이코프타’라고 감자 으깬 것에 치즈, 야채 같은 것을 넣어 반죽하여 튀긴 경단이 들어간 부드러운 커리 140밧 정도... 해서 먹었습니다. 뭐 커리 맛은 나름 평균은 하는데... 양이 좀 적어요. 밥을 너무 얇게 주고... 커리도 다른집에 비해서 좀 찌질하게 주네요. 아~ 치앙마이의 타지마할 생각납니다.
위치 https://goo.gl/maps/Zu71AY99moP2
대부분의 카오산 식당이야기를 보면 좀 스타일있게 꾸며놓은 곳에서 식사한 이야기가 필연적으로 많은데 우리가 먹은 이런 일상다반사 음식은 사실 좀 별거없죠. ^^ ;;
카오산에 오게되면 여행자모드가 일시에 해제되어버리는 저 같은 사람은 이 힙한 곳에서도 그냥 이렇게 평범하게 먹고삽니다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