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무드에 실려 방문해 본 방콕 <옥류식당>
<평양 옥류식당>
위치 https://goo.gl/maps/z86stBJmSBM2
옥류식당은 요왕이 얼마 전에 간단히 끄적인 적인 있는데, 이번에는 저랑 같이 가보게 되었어요.
사실은 점심을 간단히 먹을까 하고 터미널21 푸드코트에 갔었는데 우리가 갔던 시간은 그야말로 피크타임인 12시반... 세상세상 무슨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지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습니다. 손님이 없는 식당도 몇 있긴 한데 그런 곳은 또 제 맘에 안 들고 하야, 기가 질려서 탈출하다시피 나와서는 어디 갈까 잠시 망설이다 냉면이나 먹을까 하고 옥류식당으로 가게 됩니다.
옥류식당 위치는 아속사거리에서 프럼퐁 방향으로 걷다가, 래디슨블루 호텔 만나기 바로 직전에 있으니까 찾기는 쉬울 듯해요. 구글맵이 다 인도해주신다고요.
저희가 간 시간대가 딱 점심시간이라 매장에는 손님이 꽤 많았습니다. 거의 다 한국인 손님이었지요. 근데 우리가 식사를 마칠 즈음이 되니까 식당에 손님이 거의 다 빠졌더라고요.
부잡스러운거 싫으시면 끼니때를 아주 살짝만 비껴가보세요.
1층에는 대략 40명이 좀 넘게 앉을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요, 2층은 룸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좀 점잖게 먹고 싶으면 2층으로 가면 된다고 합니다. 그 대신 방 이용료가 더 붙는다고 하던데 그 요금까지는 안 물어봤어요.
요왕이 갔을 때도 북한아가씨 3명이서 서빙하고 계산하고 다 했다던데, 이번에도 가보니 여성종업원은 3명이고요 태국인 남자 종업원이 한 명 더 투입되어서 일을 돕고 있더군요.
3명 가지고는 밀려드는 손님에 비해 일손이 부족해요. 점심때는 매장이 거의 다 차겠던데 말이에요.
일단 메뉴는 식사류, 요리류 이렇게 나뉘는데 식사류는 대충 평양쟁반국수 350, 회냉면 270, 김밥 250, 각종 만두류가 250, 녹두지짐 200, 소불고기세트 300, 고등어구이세트 280, 라면만두세트 230, 김치/된장찌개 250, 순대국밥 250, 평양냉면 200그램 260, 300그램은 350밧 뭐 대략 이래요. 일단 식사가격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닌 것 같고요.
요왕 말처럼 대동강 맥주가 있었으면 불티나게 팔렸을텐데, 그게 없어서 좀 아쉬웠어요. 아직 수입이 안 되는건가...?
우리는 돼지고추장불고기 세트(250밧)와 평양냉면 200그램(260밧)을 시켰는데 일단 상차림은 사진과 같습니다.
냉면을 테이블에 올려주면서 종업원이 묻더군요. 나눠드실건가요?
나눠먹지 않을거랬더니 미리 준비한 큰 그릇을 주방으로 돌려보내요. 여기선 냉면 시켜서 나눠 먹는 게 일상이고 거기에 대비해 큰 그릇을 미리 준비 해오나 봐요. 오~ 이건 편하네요. 그리고 냉면을 종업원이 손님 앞에서 그 섬섬옥수로 직접 풀어주는데...
그전에 종업원이 먼저 “사진 안찍으십니까?” 하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아 사진이요? 아 네네.” 하면서 찍었어요.
벽에는 사진 금지라고 되어있던데... 종업원 얼굴 나오는 건 곤란해도 음식 찍는 건 괜찮은 듯...^^
“손님들이 사진을 많이들 찍나봐요?” 하고 물었더니,
“그렇습니다. 저희가 냉면의 고명을 비벼드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비비기 시작하면 앗!! 사진!! 하면서 많이들 그러십니다. 거의 99프로 사진을 찍으세요. 어디 올리나봅니다.”
라면서 나긋나긋 응대해주더라고요. 어머~ 이야기하면서 마주보니까 어쩜 이렇게 고울까?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서비스차지는 따로 붙이지 않고요, 세금만 7% 가산되었어요.
그러니 나중에 팁을 조금 챙겨주면 좋겠지요.
그건 그렇고 이 식당에서 만드는 음식이 정말 종류가 많아요. 그래서 그 많은걸 다 먹어보지 못한 관계로다가 속단은 어렵지만...
일단 음식 만 비교해 본다면 방콕에 있는 한국식당이 훨씬 낫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냉면의 경우 저번에는 꽤 맛있게 먹었다는데 이번에는 양이 좀 적게 느껴진다고하고요, 제가 면을 먹어봤는데 이게 메밀함량이 많은 성분은 아니었어요.
뭔가 쫄면 같은 식감이랄까... 메밀 함량이 높으면 오히려 쉽게 잘 끊어지거든요. 입에서 메밀맛도 많이 나고요. 근데 솔직히 제가 느끼기에는 우리나라 여름에 먹는 검은색 칡냉면 있잖아요. 그거랑 싱크로가 제법 맞습니다. 태운 보릿가루 넣은 단가 낮은 냉면이요 -_-;;
돼지고기 볶음은 양배추랑 고기를 따로 볶았던데 오... 이렇게 하니까 양배추는 아삭하고 고기는 양념이 더 잘 배이고... 이렇게 한건 꽤 괜찮았어요. 집으로 돌아가면 저도 제육볶음 이렇게 해보려구요... 약간 중국음식 먹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양배추도 숨이 죽지 않고 말이죠. 보시다시피 반찬은 아주 소박한 편이어서, 일본의 밥 패스트푸드집에서 먹는 테이쇼쿠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한쪽 벽에는 커텐이 드리워진 간이무대가 설치되어 있던데 저녁에는 거기서 간단한 공연도 하나봐요. 저녁 8시반 즈음 이 앞을 지나쳤는데 종업원들이 한복을 예쁘게 차려입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가 저녁에는 서양인 손님들도 있더군요. 그 간이무대에서 뭔가 하긴 한거 같았단 말이에요. 직접 보진 못했지만서도요.
개인적인 느낌으론... 요즘 남북한 분위기도 좋아지고 하니까 호기심에 한번은 방문할만하겠다 싶었고요, 한식 제대로 먹으려면 쑤쿰윗 플라자 등 우리나라 사람이 하는 한식당을 가는 게 맞겠다 싶었어요.
우짜든 동 이번에 가본 거에 대해서 후회는 없는데, 앞으로 또 가게 될 것 같진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