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의 홈스테이, 그리고 여행지의 음식들-*
* 주요 메뉴 :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 (똠양꿍,쏨땀,팟타이 and some sweets, etc)
* 설명 : 꽤 오래전에 친구네 집에서 홈스테이 하면서 먹었던 음식들과,
함께 여행하며 먹은 음식들, 군것질거리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약 2개월 후에, 5년만의 태국여행을 앞두고 있어요,
그래서 지난 여행의 기억들을 열어봤는데-
고작 1주일동안 많이도 먹었더라구요.
워낙에 태국음식을 좋아해서 한국에서도 태국음식점들을 수소문해서
찾아서 먹으러 다니는 편인데, 역시 현지에서 먹는게 최고지요 :-)
눈에 담는 풍경도, 마음에 담아오는 기억도 좋지만,
역시 "맛"과 "향"으로 기억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태국에 가면, 태국의 맛과 그 곳만의 향기가 있지요 :-)
제가 가지고 있던 꽤 오래전의 기억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너무 오랜 기억인지라,
사실은 "먹었던" 기억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먹는 이야기에 올려봅니다 ^.^
2005년 4월, 세친구가 함께한 송크란.
카츠,히키,캣-
시드니의 수상한 골방에서 히키가 만든 태국음식을 먹으며
언젠가 현지에서 이걸 먹어봐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를 농담처럼 주고받았는데,
그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던 건 2005년 초,
"캣, 송크란이라고 알아? 4월에 시간되면 방콕에 만나러 와!
니가 좋아하던 마디그라만큼이나 신나는 축제를 보여줄게!"
생일선물을 빙자하여 아빠에게 태국행 타이항공티켓을 선물 받고,
(나중에 졸업하고 갚아! 라는 조건부 티켓이었어요 -.-)
당시 백수 휴학생이었던 저는 방콕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죠.
Thai Airline-
홍콩경유티켓이어서 기내식을 두번 먹었습니다.
타이항공 타면 싱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
사실 태국은 2004년에 2주간 머물면서 그렇게 좋은 기억을 만들지 못해서
내가 이곳에 다시 오게 될까, 싶었던 곳이었건만-
(당시 레지던스에 쳐박혀서 룸서비스 시켜먹은 기억밖에 없음 -.-)
아마 그곳에서 저를 초대한 좋은 친구들 덕분이었겠죠?
돌아가게 되더라구요. "우리가 기다리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에.
도착한 첫날, 카츠와 히키가 수완나폼 공항으로 픽업을 나와서
공항에서 얼싸안고 신나서 1년만에 보네 믿을수가 없네 이러다가-
정신없이 도착한 히키의 집에 짐을 풀고,
필요한걸 사야하니까 까르푸에 가자! 며 일단 고고를 외치며 까르푸로 끌려갑니다.
그리고 여기 니가 좋아하는거 다 있으니까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넣어,
(내가 좋아한다고 망고스틴을 얼마나 샀는지;;;)
두시간여쯤 마트에서 정신이 혼미해질때까지 장을 보다가 근처에 있는
노점에 밥을 먹자며 데리고 갑니다.
까르푸근처의 노천음식점-
태국에 도착한 첫날 먹었던, 음식들 입니다.
팍치가 잔뜩 들어간 똠양꿍(전 팍치의 노예), 이름모를 야채,조개, 그리고 튀김.
메뉴판에 한글은 커녕 영어도 없었던데다가 뭘 시켜준건지 자꾸 영어로만 설명을 해줘서,
지금도 그냥 "응, 일단 똠양꿍. 그리고 야채 뭐랑 조개찜..같은거랑 (...), 그리고 해마모양 튀김."
해마모양 튀김은 뭐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면 다들 "아아,"하는;;;
해마모양 튀김은 돼지고기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아직도 이름이 궁금한 "이 것"
히키에게 이건 뭐냐고 물었더니 "후라이드 포크 위드 갈릭 앤 소스."
태국어로 말해줘봐야 기억하겠냐며. 꽤 자주 먹었던 메뉴건만 아직도 이름을 모르네요.
이렇게 밥을 먹고, 장본 음식들은 집에다 던져넣고-
1년만에 만나는데 첫날 밤을 평범하게 보내면 허전하지 않겠냐며
집근처 바로 나이트아웃을 나가자기에 쫓아나갔다가 다음날 아침까지 기절,
아침에 일어나니 히키의 아버지께서 아침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캣, 집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내-" 라고 반겨주시더니,
숙취에 쩔어있는 아가들(?)을 위해 차려주신 아침상-*
그야말로 "집 밥"입니다.
술은 제일 적게 마시고 제일 피곤해 뵈는 카츠.
혹시나 제가 가리는 음식이 있을까 싶어서 아침은 "죽"과 향이 강하지 않은 음식들로
차려주셨는데, 저 팍치의 슬레이브(...)라고 말했더니 웃으시더군요 :-D
술이 덜깨서 멍한 정신에 죽을 먹고 있는데 안에서 개미발견.
"앗, 개미다!"
히키 : 단백질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먹어.
캣 : 네;;;
그리고 둘째날,
"니가 오기 전에 우린 너의 일정을 모두 짜놨어!"
라며 자, 그럼 팟타야로 가볼까? 라는 두 남자. (응?)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짜여져있는 일정에 따라 버스를 타고 팟타야로 이동.
(가이드북 따위 짐 되니까 놓고와! 라는 말에 아직도 제대로 된 가이드북 하나 없는 캣..
이번에 5년만에 간다고 론리를 하나 샀을 뿐인;;;)
티파니쇼 티켓팅을 해놓고 근처에 밥을 먹으러 갔죠.
파타야는 관광지라 그런지 밥먹을만한 곳이 눈에 아주 잘 띄더라구요.
내가 못먹는게 없으니 (카츠는 팍치를 못먹지만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음)
선택도 쉽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쏨땀, 그리고 숙주와 바나나 블로썸.
그리고 매일 먹으라면 먹겠어요, 팟타이.
Bitter한 야채를 좋아하는 히키가 권하던 바나나블로썸.
이것마저 너무 좋아하며 먹으니 태국에 와서 사는건 어떠냐고 물어봅니다.
맘같아선 살고 싶지만 나는 백수 휴학생이었으므로 그냥 웃고 말았네요.
그렇게 저녁을 먹고, 파타야에 가면 꼭 본다는 티파니쇼를 보고,
담날 근처 섬(이 아이 나에게 섬이름도 이야기 안해준 -_-;)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카츠랑 히키가 대판 싸우는 사태. (말리기도 어렵게 영어로 싸울건 또 뭐임?!)
히키와 카츠가 싸운 관계로 가운데서 어쩔줄을 몰라하다가,
카츠가 먼저 "캣, 밥먹자!" 해서 히키를 떨궈놓고 둘이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때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이거 뭐 다 큰 남자 둘이 감정싸움 하는건 처음 보는지라
차라리 주먹으로 치고 받고 싸우라고 하고 싶었어요.
이때 처음으로 현지인과 관광객의 "가격차"를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인인 카츠와 한국인인 제가 시킨 음식들은,
메뉴판도 다르고 비싸더라구요. ㅠㅠ
그래도 남은 시간 어찌어찌 잘 화해하고 육지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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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박 2일의 파타야 투어를 마친 후, 다시 방콕으로 돌아와서,
짜투짝 시장구경 중 만난 맛난 음식들 :)
히키는 짜투짝 시장을 JJ Market이라고 부르더군요.
스펠링이 C로 시작하는에 어째서 JJ?라는 질문에 아직도 대답을 못들었는데...
시장이 하도 크니까 구경하기 전에 잘 먹어야 한다며 같이 먹은 선지가 들어간 국수.
국물이 찐- 한게 처음엔 좀 거부감이 있었는데 한입 먹어보고 그 맛에 반했었어요.
시장구경하다가 잠깐 쉬어가는 중-
태국에 두번째 방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음료는 처음이었어요.
"캣- 촌스럽게 이것도 안먹어 봤어?!" 라며...지난 번에 와서 뭐했냐고 묻는 그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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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것질 대장 히키-
가다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길거리 음식들.
짜투짝 시장 근처에서는 특히 더 발걸음을 자주 멈추던 제 친구입니다 (...)
그리고 송크란,
너무나 유명하기에 말이 필요없는 그 송크란.
2005년의 송크란은 mochit역 근처에 있는 히키의 집에서 부터 시작해서,
카오산으로 가는 버스, 그리고 카오산로드에서 하루종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역시 무언가 시작하기전에 "잘" 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히키의 말에 따라,
물총 하나씩 사들고 우리가 먹었던 10밧짜리 포장 밥 :>
계란에 오이, 그냥 밥이 깔려있는 평범한 이 음식이 어찌나 맛있던지.
그냥 아무 노점에서 막 사와서 먹었는데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면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구요.
오후쯤 도착해서 해질때까지 정신없이 놀다가,
하루종일 물세례를 받아서인지 조금 춥게 느껴지던 방콕에서의 저녁,
조용한 주택가인 히키네 동네에 뜬금없이 있었던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피쉬볼 누들스프 (그러니까 친구가 자꾸 이름을 영어로 알려줘서...)
진짜 동네에 아무것도 없는데 길목에 수퍼하나 있고,
이 포장마차 (라고 하기엔 그냥 오픈형) 하나 있는게 당시의 제게는 너무 신기한 풍경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오기 며칠 전,
태국에서 꼭 먹고 싶은게 뭐냐길래 "파인애플 볶음밥?"
-이라고 대답했다가 있는대로 핀잔을 듣고 (..."너 볶음밥 만들 줄 몰라?!") 가게 된 수끼집.
MK가 늦게까지 영업하지 않아 씨암스퀘어에 있는 CANTON이라는 곳에 갔었습니다.
뭔가 잔뜩.
전골요리를 특별히 좋아하기도 하지만,
시드니에서도 누가 귀국한다는 말만 있어도 전골파티를 했었던;;;;
타이수키는 뭔가 이별의 음식이란 기분이 들 정도로 헤어질땐 전골요리.
(한동안 꺼내보지 않았던 사진을 다시보니 귀국직전에 수키만 주구장창 먹었더군요)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날,
지금부터 나이트아웃이니 각오하라며 레드불을 건네줍니다.
"넌 내일 맨정신으로 비행기 탈 생각 하지마!"
"히키, 엄마가 너 이런 애라는거 알고 계시니?"
"물론이지!"
"무서워 ㅠㅠ"
진심으로 살아서 한국에 가고 싶었는데.
실롬 근처에서 친구들과 만나 계단에 앉아 먹었던, 아주 기억에 남았던 도시락.
뭔가 잔뜩 들어있는데다가 싸고 맛있는게 특징인 요 아이.
레몬보다 라임이 싸서 어떤 음식을 먹어도 라임이 들어있어 너무 좋았어요 :)
"밥은 대충 먹고 간식을 먹자고!"
군것질대장, 히키.
밥을 대충 먹고, 간식 먹고 팟퐁으로...나머지는 상상에 맡기고.
친구 덕분에 그 전해에는 도저히 알수 없었던 세계를 경험한,
그야말로 어메이징 타일랜드.
물론 저는 레드불의 힘으로 밤새 놀다가 다음날 기절한 채로 공항에 실려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쌈빡한 결론으로 1주일의 여행을 마치게 됩니다.
(공항에서 친구들을 부여잡고 가기 싫다며 엉엉 울던 사진이 남아있긴 함;)
음식사진을 찍을때는 그나마 정신을 붙들고 있었던 지라,
놀면서 찍은 사진은 하나도 없지만. 첫번째 여행의 안좋은 기억들을 모두
새롭게 만들어 준 그때의 여행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선명합니다.
5년만에 가는 그 곳이,
또 얼마나 달라져 있고, 그대로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
좋아하는 음식들은 여전히 맛있겠죠!
한국으로 오는 길의 Thai Airline.
오는 길도 홍콩 경유라 밥을 또 두번.
안녕, 다음에 또 봐요-
라고 말한게 벌써 5년이라니.
+
한국오기 전에 찍어둔,
일주일간 우리집- :-D
고즈넉한, 동네지요.
집 주위가 온통 초록색이라며 자랑이 대단했던, 히키네 동네 :-)
5년만인 올해 5월에 가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아직도 이 예쁜 동네에 살고 있다고 하네요.
+
그리고, 남은 이야기-*
흔하고 흔한 간식들,
수퍼에서 몇개씩 사들고 내내 입에 달고 살았던 바나나맛 포키 :-)
"넌 태국에와서 왜 일본과자를 먹는건데?!"
"이런 바나나맛은 일본에도 없어! 타이글리코잖아 타이글리코."
"이상해 - _-"
씨암스퀘어에 있는 밀키웨이(?) 라는 이름의 버블티 가게.
2005년 당시에 방콕이 공전의 녹차붐이어서 녹차맛 음료나 도넛이 꽤 많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도 흔한 미스터 도너츠-*
당시에 한국에는 크리스피도 없고 미스도도 없었던 시절이라 더욱 반가웠던 ^ㅡ^
당시의 붐이었던 녹차도너츠.
까르푸의 미스도는 녹차도너츠가 늘 품절이라-
여행 막바지가 되어서야 겨우 씨암스퀘어에 있는 미스터 도너츠에서
맛볼 수 있게 된 녹차도너츠. 잔뜩 포장해와서 집에서 먹었어요. (못먹어서 맺혔었어요 ;ㅅ;)
그리고 특이하게도 도너츠를 찍어먹을 수 있는 딥을 선택할 수 있었어요 :-)
블루베리맛 딥. 케이스가 너무 이뻐서 다 먹고 씻어서 들고와서
지금은 악세사리 통으로 쓰고 있습니다. 후후.
+
홈스테이, 라고 하기엔 단순히 친구네 집에 머물렀을 뿐이고-
거의 밥은 밖에서 먹어서 집 밥이라곤 아침에 아빠가 차려주신 죽 밥상 뿐이지만 ^ㅡ^
이미 친구의 요리솜씨는 정평이 나있어서,
추천해주는 음식을 먹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한 여행이었습니다.
보너스로-
시드니 골방시절 친구가 차려준 밥상-*
이 음식들을 같이 먹으면서 태국에서 만나자 약속했었어요 ^ㅡ^
똠양꿍과 코코넛밀크가 들어간 오븐요리,
근처사는 인도네시안 친구가 만들어 온 미고랭과 히키의 야심작 비프샐러드.
"크라우칭 타이거 히든 드래곤" 이라는 거창한 이름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
이 뭐 와호장룡도 아니고.
맛으로 기억하는 여행도, 꽤...
오래 기억되네요 :-)
여행지에서 맛난거 많이많이 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