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땡모빤을 즐기다!
* 주요 메뉴 : <오미자엑기스첨가 땡모빤>
* 설명 : 아래에 상세히...
얼마전부터 나와 영감은
지금부터 2년여 전
피서를 하겠다고 신림X동 PC방 이곳저곳 탐방을 하면서(절대 게임만 하려고 한 건 아님),또...뙤약볕이 내리쬐는 까따비치에서 밥 먹을때 같이 홀짝홀짝 하기위해,
자주 우리손에 들려서 더위를 날려주었던 <수박쥬스>가
태국어로 무엇이었는지 서로에게 묻고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번번히 생각나지 않는다.
{ 흠...람부탄? }
{ 그건 과일이름인데... }
{ 아, 그래 람.부.탄 }
{ 아까 아니라고 했는데... }
{ 우리...늙는거야??? ㅠ_ㅠ }
저렇게 아무때나 생각날때마다 서로에게 바보문답 하기를 반복하면서 머리 쥐어뜯기를 수일째...
문득 영감이 그런다.
{ 여보, 땡모빤은 먹는건가...? }
{ 드디어!!! 오.... }
대단한 영감되겠다.
자기가 시작한 수박쥬스 태국어로 말하기를 자기가 마무리지었다. 짝짝짝~
그렇게 며칠 後...
우리 윗집엔 정말 부잡스런 어린 형제가 사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 엄마가 올 봄에 딸기 한박스를 사가지고 우리집을 방문했더랬다.
{ 너무 시끄러우시죠? 죄송해요, 죄송해요... }
나 상당히 예민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삼십몇년을 살아왔는데
몰.랐.다.
그렇게 딸기 한박스를 엉겹결에 받아들고 나니 그날 밤부터 그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차라리 딸기를 받지 않았다면 끝까지 안들렸을지 모를 일이다.
계절이 바뀌고
내가 심야 헬스를 댕겨오니 수박 2통이 거실에서 뒹굴고 있다.
영감에게 물으니 예의 그 윗집 소음제조기 형제의 엄마가 또 다녀가셨단다.
하하하하하~
또 내 귀엔 그 형제들이 활기차게 뛰노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겠구나.
그렇게 받아든 수박 1통을 냉장고에 차갑게 넣어뒀다가 꺼내서 먼저 반으로 쩍! 갈라본다.
# 그냥 잘라서 먹으려했다.
그런데 영감은 그럴 생각이 아니었던거다.
며칠 전 태국어 하나를 완벽하게 구연했다는 벅찬 감동이 다 가시지 않은 탓이리라.
무려 <집에서 땡모빤 만들기>를 결심한 모양이다.
화...화이팅!
# 자른 수박은 저렇게 속을 북북 파준다.
# 그냥 파기만 하면 절대 안된다...라며,
수박씨도 제거해야만 깔끔한 땡모빤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라며 일일이 씨를 분리작업中인 영감.
여..여보 쫌 쫭인데! -_-b
# 그 와중에 나는 star_league열혈 시청중이고...
# 저렇게 씨를 제거해서 파낸 땡모(=수박)로 빤(=쥬스)을 만들기 위해 미니 믹서에 넣고서
# 마침 쏘세지가 지는 먹지 않는다고
예전에 분당에서 막 떠나려는 나에게 안겨준 오미자엑기스가 있어 꿀대신 넣어본다.
(이 시점에서 난 금번 땡모빤의 맛에 강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 자, 그럼 신나게 믹서를 돌려볼까???
# 크하하하하하....드디어 땡모빤 완성!
빛깔은 참 그럴싸해요!
{ 자, 여보부터 마셔봐! }
{ 응...응...잘 마실께~ 쿨럭~ }
# [제목: 마셔도 죽지않아!]
나...진짜 열심히 마시고 있다.
저 사알짝 올라간 오른쪽 눈썹이 금번 땡모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를 입증하고 있다.
아...그럼그럼.
자고로 땡모빤은 맛보다는 건강이지!!
너무 달거나, 아니면 시거나...아무렴 어때, 그럼그럼~
(오미자 엑기스가 너무너무 많이 들어갔어)
p.s.
# 글을 올리다가 불현듯
냉장고에 아직도 수박 반통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머리를 스친다.
영감이 언제 또 착실허니 마누라를 위해 땡모빤을 만들겠다고 팔을 걷어부칠지 몰라서
이 신새벽에 그 절반을 부랴부랴 먹어 치운다.
(아조...배불러 죽갔구만...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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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너무 덥고 심심해서 블로그에 끄적거려본거지요.
이걸 먹는이야기에 올리다니...간이 배밖으로 나왔지요.
그래도 요사이 심란한 이야기만 가득하니 간단한 먹을꺼리 이야기가 한자리 차지해도
괜챦겠다 싶어서 ctrl+c/ctrl+v로 올려봅니다.
(다만...태국음식요리의 진수를 보여주시는 분들...용서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