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람푸] 로띠 마따바 - 오랜만에 와본 오래된 식당
카오산에 둥지를 틀고 계신 여행자라면 파쑤멘 요새 건너편에 있는 이 작고 오래된 식당을 아시는 분이 많으실듯해요. 십 수 년 전에 요왕 따라 카오산에 처음 와서 이것저것 냠냠하고 다닐 때부터 이 식당을 가끔 갔었는데요... 알고 보니 역사가 꽤나 오래된 곳이었습니다. 무려 1940년대 오픈이라는... (지금 자리에 문을 연 것은 그때부터는 아니고 더 나중...)
식당의 이름이 시사해주는 바, 무슬림 음식인 로띠, 마따바, 커리 등을 파는 곳이에요.
근데 식당이름이 웃겨요. 로띠 마따바 라니... 저건 그냥 음식이름이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중국음식점 이름을 만리장성 또는 희래등 이렇게 짓는 게 아니라, 그냥 간판에다가 쿨~ 하게 ‘짬뽕 짜장면’ 이렇게 해버리는 거랑 같은 거니까 말이에요. ㅎㅎ
이집도 1990년대 언저리일때는 가격이 살짝 저렴했는데요, 지금은 방콕 물가도 많이 오르고, 게다가 이 집이 매스컴의 영향을 탔는지 식사 시간 때가 되면 태국 현지인들, 외국인들로 아주 그냥 바글바글한 인기 식당이 된 터라 마구 저렴한 집은 아닙니다.
어느 때 보면 줄까지 서는 풍경도 보여요. 전 어느 정도 복작거리는 집은 괜찮지만, 줄 서는 집은 그냥 패스~하게 됩니다.
하여튼 지금은 각종 커리가 50~90밧 정도, 플레인 로띠가 11밧, 쥬스가 20밧 , 마따바 35밧(커리양념을한 채소와 고기, 해물 등으로 속을 채워 두툼하게 구운 낸 로띠 - 정확한 설명은 아니지만...) 이 정도에요.
둘이서 소고기 맛싸만 시키고, 밥1, 플레인 로띠 2장, 해물 마따바 한 개, 음료수랑 물 이렇게 하니 150밧 정도 나오는군요. 점심시간이 닥치기 전 브런치로 오전 10시 반 쯤 가니까 그나마 한산해서 자리 잡기가 좋습니다.
태국이 남북으로 길쭉한 지형이라서, 태국 남부에 가면 무슬림 분위기도 많이 나고 음식도 로띠나 커리 종류를 일상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아마 방콕에서는 이런 류의 음식점이 지방적인 특색을 진하게 띠면서 약간 별미집같이 여겨지는 것 같아요. 마치... 서울에 있는 목포집 같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론 이 집 음식, 특히 맛싸만 커리가 너무 달콤합니다. 그리고 로띠는 아주 그냥 복합 탄수화물+식용유+마가린 복합체이긴 해요. 그래서 몸매와 건강 신경 쓰이시면 잠시 심경이 복잡해질수도... 하지만 볶음밥과 쌀국수에 무뎌진 위장에, 임팩트 한번 주고 싶으시다면 좋은 선택이 될지도 말이에요.
위치는 방람푸 파아팃 거리에 있는 파쑤멘 요새 건너편에 있어요. 태사랑 카오산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어요.
해물 마따바. 원래 속에 같이 넣고 만들어줘야 하는데그냥 고기 마따바 위에 떡하니 올려줬다.
소고기 맛싸만. 보기엔 이래도 큼지막한 고깃 덩어리가 너댓개 들어있다.
그냥 로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