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릭 꿍시압 - 훈제 새우로 만든 남부식 쌈장, 입에 착착 붙어요
남프릭은 제가 좋아하는 태국 음식 중의 하나에요. 하긴 뭐든지 다 잘 먹으니까, 거의 다 좋아하는 음식이긴 하네요. 이런.... -_-;;
이건 정말이지 외양으로만 보자면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음식인데요, 여러 가지 종류의 고추를 주재료로 하는 태국식 쌈장에 다가 생 채소 또는 익힌 채소 찍어 먹는거에요.
우 리나라 음식 중에 강된장이라고 있잖아요. 그거랑 아주 흡사한 음식이에요. 지금에야 워낙 먹는게 지천인 세상이니까 다를테지만, 예전에는 여름철에 밥맛도 없고 반찬도 딱히 땡기지 않을 때, 덤벙덤벙 썰어낸 오이랑 고추 그리고 살짝 후라이팬에 구운 마른 멸치를 쌈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서 한 끼 후루룩~ 넘길때도 있었는데 그거랑 좀 비슷하다고 볼 수도?
하여튼 장에 채소 찍어 먹기 인데, 남프릭은 지방마다도 만드는 방식이나 재료가 다르고, 같은 종류라도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고, 들어가는 재료의 비율도 천차만별이라는군요. 그래서 절대적으로 어떤 남프릭이 맛있다고는 하기가 상당 애매하고, 각자의 입맛에 맞아 떨어져야 되니까 선호도 차이도 크구요.
그리고 이 음식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크게 사랑받지 않는 메뉴인거 같기도 해요. 일반적인 태국 가정에서는 꽤나 좋아하는거 같은데 말이에요. 하긴 바꿔 생각해보자면 한국에서 비빔밥, 불고기, 잡채 먹는 외국인은 많지만, 강된장 먹는(먹어 본) 외국인이 몇이나 되겠어요.
그래도 이 남 프릭이라는 음식이 어느 태국 식당에서 다 있는 것은 아니지만, 메뉴판에 한 구석에 올라와 있는 경우가 꽤나 있고 푸드센터에서는 흔히 볼 수 있으므로 궁금하시면 시켜보세요. ^^
하여튼 그런 음식인데요, 푸껫 언저리 지방의 남프릭 중에 지방색 진하게 풍기며 유명한(?) 종류가 하나 있는데, 그게 남프릭 꿍씨압입니다. 이름에서 볼수 있는 것 처럼 이 남프릭의 특징적인 재료는 바로 '꿍씨압'입니다.
꿍씨압은 새우를 코코넛 열매 말린 것을 태운 연기로 훈연합니다. 말리는 중간중간 양념 국물이 담가서 맛을 들이지요. 새우 훈연하는걸 무슬림 마을에서 봤는데 정말 손이 많이 가더라구요.
근데 이 남프릭 꿍씨압도 집집마다 맛이 조금씩 다 다르네요. 매운맛이 강한 집, 단맛이 강한 집 막 그래요. 하긴 당연한 이야기인가? ^^ 하긴 일률적으로 같으면 그게 더 이상하겠네요. 무슨 공산품도 아닌데 말이에요.
남 프릭 꿍씨압 역시 다른 남프릭과 마찬가지로 넓은 접시에 야채를 빙 둘러 깔아놓고 중간에 장이 단긴 조그만 종지가 엊혀져서 식탁으로 가져옵니다. 새우의 단백질 풍미에다가 매콤 달콤 짭짤한 맛이 특유의 비율대로 어우러져 있고 여기에 더해서 살짝 발효된 맛인지라 혓바닥을 골고루 자극한다는 느낌이에요. 다른 지방의 남프릭에 올라오는 채소와는 달리 아주 아릿한 허브와 해초류 같은게 같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푸껫에 사시는 분들은 이 음식 자주 드시는지... 저는 이번에 팡아 지역 돌면서 처음 먹어봤는데 한번에 단박 좋아지네요. 그래서 푸껫 타운에 와서도 찾아 먹었습니다.
남부로 여행가시는 분들이 많으니, 한번쯤 시도 해 본다는 느낌으로 시켜보면 좋을거 같긴한데...
문제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머무르는 해변 식당가에서 , 이 음식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를 알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꿍씨압 말리는 모습
남프릭 꿍씨압
남프릭 꿍씨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