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야오의 특미 생선구이 시식기와 그외 먹고 산 이야기
외국인여행자 비율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치앙마이에 비하면 거의 없다시피한 ‘파야오’
과장되게 말하면 거의 0에 수렴할지도...
뭔가 요상한 핑크 비지니스의 기운도 잘 느껴지지 않고, 여행지를 걷다보면 늘 귀에 꽃히는 썽태우 기사의 호객도 없고... (터미널에서는 잠깐 호객하긴 했네요.)
외국인의 영향력이 없는 그냥 일반적인 소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외국인의 유무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사실 이 파야오란 도시 자체가 경제적으로 세가 있는 곳이 아니기에 좀더 한적한 느낌이 드는거같기도해요.
그나마 즐길거리 먹을거리 같은 건 호수주변에 잔잔하게 포진해 있는데, 여기서는 음주문화를 즐겨보진 않았고 그냥 건전하게 소박한 지역음식 식도락만 해봅니다.
터미널 근처 쇼핑센타 건물에 핫폿이 입점해있고 도시 외곽도로변에 로터스가 있어서 거기는 엠케이 수끼, 케이에프씨가 입점해있지만, 파야오에서 그건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고요.
바로 이 호수에서 잡힌다는? 또는 양식된다는 민물고기 소금구이가 이 지방의 특미라니까 먹어봅니다.
생선은 빠닌(쁠라닌)입니다. 틸라피아(역돔)이지요. 소금을 치덕치덕 바른 다음에 바베큐한거니까 껍질부분은 깨끗하게 벗겨내고 살만 먹으면 되고요,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서 인지 입과 배에 레몬그라스를 가득 채워 굽습니다. 날렵하지 못한 몸에는 살이 투덕투덕 많이 쪄있네요. 다른 지방에서 파는 빠닌 구이와 특별히 차별되는 점은 없네요...
저희는 좀 저렴해보이는 집에서 먹어서 한마리에 130밧 정도 했나 그랬습니다. 저렴하기는 합니다. 호수근처에 좀 괜찮게 꾸며놓은 집들에서도 다들 생선구이 닭구이를 하는데 거기는 얼마나 하는지는 모르겠군요. 하지만 뭐 바가지를 씌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단 자리를 잡고 앉아서 맨 먼저 생선구이 콜~
근데 물고기만 먹으면 성에 안찬다. 돼지고기 구이도 콜~
고기가 있으니 쏨땀도 먹어야지~~ 쏨땀도 콜~ 맥주도 콜~
여기까지 늘 그러하듯 좋았는데 주문하고보니 이집 쏨땀 좀 특이합니다.
쏨땀 가격이 89밧인데 사진을 보니 무슨 커다란 쟁반에 이것저것 잔뜩 올라가 있는데 일종의 쟁반쏨땀이군요. 근데 사진상으로만 봤을때는 그 쟁반의 지름이 한 번에 감이 딱 안 왔는데 나중에 식탁으로 날라져온 쟁반 보니까 진짜 깜놀이였어요.
아니 이걸 어떻게 다 먹으라고....
이럴줄 알았으면 찹쌀밥은 안 시키는건데 거의 다 남기게 생겼네요.
이런 쟁반쏨땀말고 그냥 일반적인 단품 쏨땀도 있긴했는데, 아무래도 사진이 크게 걸려있는걸 보니 뭔가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
물고기에 돼지고기에 쟁반쏨땀 위의 삭힌 오리알과 삶은 달걀 그리고 무여와 멸치
거기에도 과다염분까지 더해져서 몸이 밤새 이거 소화시키느라 꽤 고생했을듯요.
아침에 일어나니 정말 얼굴이 좀 부은거 같더라구요.
저희처럼 마구잡이로 시키진마세요. ㅠㅠ
하여튼 여기에 맥주까지 한병 곁들여 389밧 나왔습니다.
호숫가 세븐일레븐 바로 오른쪽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것들
커무양(돼지목살 구이)
또 한곳은 태국의 지방도시 길거리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서민형 스테이크 식당인데요, 이런류의 저가스테이크 식당은 제대로된 업장에서 한다기보다는 그냥 노점식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태반이였습니다.
아침 점심에는 공터였는데 저녁에 가보면 테이블이 쫙 깔려있고 음식마련하는 스테이션이랑 그릴도 마련되어 있고요. 사실 모양새로만 보면 스테이크라는 과한 이름을 붙이기도 좀 민망하지만 달리 부를 말도 없으니까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방도 건물 안에 있다기보다는 그냥 길가에 나와 있어서 고기 굽는거나 뭐 샐러드 같은 게 다 나와 있고 완전히 로컬식이지요. 아무래도 고기 굽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 더 식욕이 땡겨서 손님들이 더 많이 올지도 모르겠군요.
스테이크는 먹고 싶은데 일반적인 서민입장에서 시즐러는 너무 문턱이 높고(사실 문턱의 문제이전에 먹고 싶어도 시즐러 없는 지방이 태반이죠 ) 그 아랫등급인 제퍼나 산타페도 사실 별로 없으니까...
슥삭슥삭 나이프질하는 기분은 내고 싶고 하여 이런 저가형 스테이크 집이 꽤 운영중입니다. 질이야 뭐 내는 돈에 맞춰져 있는지라 그냥저냥 가격에 합당하게 먹을 만한데, 태국인들은 좋아하더구요. 특히 젊은 사람들이나 학생들이요.
호수에서 터미널쪽으로 가다보니 저녁에 이런 식당이 연기를 풀풀내며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네요. 보통 그냥 철판에 기름 칠하고 굽는데 비해 이집은 석쇠에 숯불로 구워주네요.
슬쩍 자리를 잡고앉아 먹고 있는데 바로 옆에 젊은백인여성 + 태국인 남편 그리고 아이 이렇게 한 가족이 식사를 하러옵니다. 이런도시에서는 좀 눈길을 끄는 특이한 가족구성원인데 뭔가 러브스토리가 있었던듯...
그외에 이 조용한 도시 파야오에서 먹은거라곤 그냥 일반적인 볶음밥, 팟 까파오 무쌉 덮밥, 그리고 도시를 떠나기전에 터미널 근처에서 먹은 국수와 카놈찐 뭐 이런것들입니다.
호수근처를 걷다가 카놈찐 뷔페 59밧 이라길래 들어갔는데 치앙마이의 카놈찐 뷔페에 비해서 너무너무 간소하네요. 물론 20밧이라는 차이는 나지만 면을 맘껏 먹을수 있다는것 말고는 딱이 장점이랄게.... 하긴 여기는 작은 도시니까요.
카놈찐. 사리까지 무제한 제공~
거리의 쓰떽(스테이크)집
사실 호수근처에는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규모있는 식당들도 있었는데, 외국인 여행자로서 파야오에서의 식도락은 생선구이 먹으면 다 되었다 싶습니다. 본격적인 식도락이란 도시의 몫이니까요.
아~ 근데 그 충격적인 쟁반쏨땀은 이곳에서만 먹어본 나름 의미있는 거였네요.
여기서 처음 접해 보고 나니 다른 지방에서도 눈에 좀 띄던데 갑작스런 유행인가요? 혹시 여행중에 드셔보신분들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