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결과에 한발짝 더
이벤트 결과에 한발짝 더 디딥니다.
이제 몇개 안 남았지요?
밑천이 떨어져 이제부턴 당분간 손님들 사진과 얘기들을 보여드리려구요.
재미없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올려 볼랍니다.
시작 ---------------------------------------------------------------------
캐나다 친구 제레미
더 커피 앞 레드 플래닛에 묵고 있었던 캐나다인 제레미
태국으로, 라오로, 캄보디아를 거쳐 일부 아름다운 아시아 나라들을 돌며 쌓은 감동과 감격들을
카트만두에서 단 나흘만에 모두 잃어버린 딱한 아저씨
내가 지금껏 만난 서양인 중 가장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제레미
당연히 20대의 발에 채이는 아이들이라 생각했더니, 마흔둘이라 해서 나를 정말 놀라게 했던 제레미 윌리암즈
그러나 갈색머리 아래 감춰진, 햇빛 아래에서 여지없이 드러나는 은색 귀밑머리로 증명되는 그 나이.
첫날 와선 메뉴만 훑어보고 wi-fi 되느냐 묻더니,
그 다음날 오전 9시반경 와선
인터넷도 하고, 나한테 계속 수다도 시도하고
아침 시켜 먹고, 커피 마시고, 점심 먹고, 또 커피 마시고, 나하고 맥주도 마시고
준비 중인 레몬 필 아이스 에스프레소에 기꺼이 기니 피그가 되어 주었다.
그 다음 날도 또 똑같이 그렇게 이것저것....
캐나다에 있을 땐, 아침 여섯시 반이면 언제나 가는 커피숍이 있단다.
거기서 베이글로 아침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두시간을 머문다고 하면서
내 가게가 거기만큼 편하고 좋단다.
고맙지.
그러면서, 다음날 아침 일찍 포카라로 떠나는데 몇시에 문 여냐기에 커피 몇시에 마실거냐 되물으니 7시란다.
7시에 떠난다는 버스는 어쩌려고...
6시반에 문 연다하고
아마도 5시경부터 쯤이겠지. 커튼 너머로 아직 희끄무레한 것으로 미루어.
10분 정도씩 토끼잠을 자다 결국 5시 50분에 그냥 일어났다.
문 열고, 쓸고 닦고 청소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안 든 가벼운 몸으로 제레미 들어온다.
맨날 아메리카노 마시더니 새벽 댓바람에 마끼아또를 주문한다.
안돼! 먼저 카푸치노 한잔 마시고 기다려 5분 후에 마끼아또 해 줄께.
마끼아또 120루피짜리 계산하더니 100루피를 내민다. 팁이란다.
서로 낄낄대고 있는데, 또 백루피를 내민다.
이건 어나더 팁이란다.
한달 후에 보자고 떠나갔다.
아직 다친 무릎이 다 안 나아 살짝살짝 절면서..
한달 반도 두달도 기다릴테니, 부디 그 무릎으로 가지 말고
포카라에서 사나흘 더 쉬고, 한 이틀 걷는 연습도 좀 하고 안나푸르나 써킷 들어가렴.
최소 3주 트레킹이다.
무리하면 석달에도 다 못 돌수 있다.
건강하게 돌아와라, 제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