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홀리
홀리 일 점심에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 졌다.
나갈 수 있을까? 식당은 혹 열었을까? 반신반의하며 집을 나섰다.
타멜초크를 저 앞에 둔, 트리데비 로드가 끝나는 지점엔
언제나 처럼 호객하려는 택시와 릭샤 한 무더기,
길가에 무장경찰들 한 무더기,
그 주변으로 걸음을 머뭇거리는 사람들 한 무더기,
그 뒤론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길이 보인다.
머뭇거리는 사람들 틈에 끼어 무장경찰이 등에 차고 있는 방패를 탐나는 눈으로 힐끗힐끗 쳐다보며
1분여를 망설이다 포기하고 중국 레스토랑 뗑롱으로 발길을 돌린다.
발걸음을 돌리다 말고, 그래도 홀린데... 하며 사진 한장 담으려 카메라를 꺼내 겨누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깜짝 놀랄 목소리의 "해피 홀리"가 내 셔터소리를 묻어버렸다.
그리고 들여다 본 모니터엔 영화 스크림의 주인공 탈바가지가 들어 있었고,
돌아본 길엔 스크림 탈바가지의 뒤통수가 열심히 릭샤를 굴리며 도망가고 있었다.
덕분에 홀리의 추억이 나에게도 하나 생겼다.
어이, 릭샤왈라 "해피홀리"
이곳까지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무더운 여름이었다죠, 올 여름 한국은?
더운 계절 이기고 버텨내신 우리 회원님 모두들
풍성한 결실을 얻는 가을 맞으시고, 아름다운 계절 많이 담아 서로 나눌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