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집 새 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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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집 새 식구

노마의봄 8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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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엔 없던 사람이 찌아 집에 갈 때마다 보인다.


처음 며칠은 손님인가 했다.

그런데 갈 때마다 있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 찬물에 손 넣어 손님들이 먹고 난 찌아 컵도 닦는다.
그리곤 어쩌다 아저씨나 아줌마가 주는 찌아를 한잔씩 받아 먹는다.
연신 가물거리는 불화로에 집어넣을 듯 손을 들이밀고.

 

아마도 날이 추워져 밖에서 지낼 수 없게 되자 찌아 집으로 찾아 들었고, 사람 좋은 아저씨, 아줌마가 거두었으리라.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주름 가득한 얼굴에 천진한 아이 같은 미소를 하루 종일 담고 있다.

 

봄이 되면, 그래서 날씨가 따뜻해 지면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이다.

한달이 다 되어 가도록 목소리를 못 들었다.
이름도 모른다. 아저씨, 아줌마도 이름을 모른단다.
말을 못 하니.

 

 

 

따뜻한 오전 햇살에 찌아 집 밖 창살에 기대어 나를 들여다 보며 미소짓는 아저씨에게선,
날개를 다쳐 무리를 따라 따뜻한 곳으로 떠나지 못한 낙오한 철새의 느낌이 든다.

 

겨우내 다친 날개죽지가 나아, 그래서 떠났던 동료들이 돌아오면
작은 날개를 펼쳐 떠나갈 그런 새와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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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웃는 얼굴이 프린트되어 있는 사진.

아마도 나에게서 처음 받아 보았으리라.

사진을 봉투에서 꺼내 보는 순간, 소리없이 입을 크게 벌려 웃던 아저씨의 얼굴.

천사가 있다면 아마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을 거다.

8 Comments
개떡e 2010.08.19 10:59  
아름다운 미소를가진 아저씨군요~아저씨의 모습을 너무 잘담으셨네요~굿!입니다^^
노마의봄 2010.08.19 12:30  
언제나 저 얼굴입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은
참새하루 2010.08.20 07:01  
그분 같은  순박한 마음이 노마의 봄님을 네팔에 머물게 하는군요
사진과 글이 합쳐져 가슴속 깊이 감동을 이끌어내는 포스팅이네요
노마의 봄님의 전매특허이지요^^
노마의봄 2010.08.20 20:05  
글쓴 이를 두둥실 달뜨게 해 주는 기분좋은 칭찬

참새하루님의 전매특허이구요.
말님 2010.08.20 09:45  
언제도 한번 얘기하긴했는데... 사진도 좋지만 글이 참 좋은거 같아요

미소를 보면서 순수, 소박, 따뜻함 뭐 이런 생각이 드네요
노마의봄 2010.08.20 20:06  
사진 집어치우고, 글 공부가 빠를까요?? ^^
가자가자가자 2010.08.20 20:26  
아니요...사진은 집어 치우시 마시고 사진과 글 계속하세요... 그리고 the coffee를 저에게....집어치워주세요..ㅋㅋ
저 아저씨 블로그가 아닌 여기서 또 보니 전에 이미 저도 알고 있는 사람이였던것 같이 친숙한데요...
제가가도 저런 표정을 저에게 지어줄까요? ㅎㅎ
노마의봄 2010.08.21 03:00  
더 커피 포카라 분점을 집어치워 드리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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