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집 새 식구
지난 여름엔 없던 사람이 찌아 집에 갈 때마다 보인다.
처음 며칠은 손님인가 했다.
그런데 갈 때마다 있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 찬물에 손 넣어 손님들이 먹고 난 찌아 컵도 닦는다.
그리곤 어쩌다 아저씨나 아줌마가 주는 찌아를 한잔씩 받아 먹는다.
연신 가물거리는 불화로에 집어넣을 듯 손을 들이밀고.
아마도 날이 추워져 밖에서 지낼 수 없게 되자 찌아 집으로 찾아 들었고, 사람 좋은 아저씨, 아줌마가 거두었으리라.
언제나 웃는 얼굴이다.
주름 가득한 얼굴에 천진한 아이 같은 미소를 하루 종일 담고 있다.
봄이 되면, 그래서 날씨가 따뜻해 지면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이다.
한달이 다 되어 가도록 목소리를 못 들었다.
이름도 모른다. 아저씨, 아줌마도 이름을 모른단다.
말을 못 하니.
따뜻한 오전 햇살에 찌아 집 밖 창살에 기대어 나를 들여다 보며 미소짓는 아저씨에게선,
날개를 다쳐 무리를 따라 따뜻한 곳으로 떠나지 못한 낙오한 철새의 느낌이 든다.
겨우내 다친 날개죽지가 나아, 그래서 떠났던 동료들이 돌아오면
작은 날개를 펼쳐 떠나갈 그런 새와 같은 느낌.
자신의 웃는 얼굴이 프린트되어 있는 사진.
아마도 나에게서 처음 받아 보았으리라.
사진을 봉투에서 꺼내 보는 순간, 소리없이 입을 크게 벌려 웃던 아저씨의 얼굴.
천사가 있다면 아마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