뗑롱에 가는 이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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뗑롱에 가는 이유, 작

노마의봄 6 1192

 

 

놀링 게스트하우스에서 서너 건물 옆에 있는 중국인 호텔, 뗑롱.
이 호텔 1층엔 뗑롱 레스토랑이 있고, 거기엔 내 친구 작이 있다.


 

 

지난 여름에도 있었고, 아직도 뗑롱 레스토랑의 가장 오래된 멤버로 버티고 있다. 심지어 레스토랑 카운터의 중국 아줌마 보다도 오래.



지난 여름에 늘 카운터에 앉아 있던 호빵처럼 생긴 중국 아줌마가 실은 뗑롱 호텔의 안주인이란다. 그리고, 지금은 한눈에도 중국 사람으로 보이는 다른 여자가 앉아 있다.

원래의 주인 아줌마도, 지금의 다른 여자로부터도
지금껏 스무번 이상을 뗑롱에 밥 먹으러 가며 들어갈 때, 나올 때
단 한번도 인사를 들은 적이 없다.
어서 오세요 라거나 안녕하세요 또는 안녕히 가세요 는 물론
니 하오도, 돈 내고 거슬러 받으면서도 셰셰도, 나마스떼도…
아무 것도 못 들어 봤다. 그 중국 여자들로부터는.

발에 채일 듯 많은 카트만두 거리의 개 한 마리가 뗑롱에 들어갈 때와 내가 들어갈 때의 반응이 똑 같다.

 

그런데도 여길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가는 이유가 바로 작 때문이다.

작은 한번에 친해지는 캐릭터는 아니다.
처음에 나는 ‘저 놈 왜 저렇게 건방져?’로 시작해 얼마 후엔 ‘저 놈은 왜 저리 끈적여?’ 했다.

그러다가 지금은 좀 오랫동안 뗑롱에 안 갔다 싶으면, 그 앞에 가서 잠시 기다렸다가 작과 눈이 마주치면 서로 인사하고 다른 집에 밥 먹으러 간다. 두 번에 한번은 그냥 들어가 거기서 먹고.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작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그냥 슬금슬금 언제인가부터 작이 좋아졌다.

 

 

 

오늘 낮에 밥 먹으러 뗑롱엘 갔다.

함께 간 친구와 작이 중국어 책을 펼쳐놓고 한참 둘이 떠들어 대더니 친구가 통역을 해 준다.
친구가 작에게 일본어를, 내가 한국어를 가르쳐 주면, 작이 친구에게 중국어를 가르쳐 주겠단다.
“그럼 나한테는 뭘 가르쳐 줄건데??”
작이 한참 머리를 굴린다. 어차피 네팔리야 친구가 잘 하니까 그건 지가 가르칠 필요가 없을거고… 갸우뚱 갸우뚱 하더니 하는 대답.
“힌디”

예라이 이 놈아… 내가 힌디 배워서 어디에 쓰라고.



아니야… 이 참에 힌디 좀 배워 놓을까? 힌디 모르면 네팔에서 텔레비전도 볼게 없는데…

 

6 Comments
개떡e 2010.08.14 18:13  
하하하 힌디배우두세요~ 어차피 텔레비젼도 보셔야하고~ㅋㅋㅋ
노마의봄 2010.08.14 23:11  
인도사람들하고 친하고 싶은 마음 하나도 없어요.
이거 고쳐먹기 전엔 힌디 안 배울 것 같은데요
참새하루 2010.08.16 08:32  
노마의 봄님 인도에서 된통 당한 사건이후로
학!!! 떼신것 같네요 ㅎㅎㅎ

네팔에선 방송이 인도 방송이 나오는군요

글을 읽으면서 노마의 봄님 하루 일상을 상상 유추해봅니다
노마의봄 2010.08.16 14:42  
벌써 이 사진들과 글들이 반년 전 일들이네요.
그 동안 새 가게 열고 자리잡느라 도통 사진도 못 찍고, 밖에 나가지도 못 하다
모임활동을 너무 등한히 한다 싶어
전에 찍어 제 블로그에만 실어두고 공개하지 않았던 사진들과 사연들을 이제야 보여드리는 겁니다.

저때까지만 해도 네팔에 정을 붙이고자 노력할 때였죠... ^^
말님 2010.08.16 16:52  
네 처음에 가셨을때  사진으로 소개시켜준 작이란 네팔리안이네요 ... 인도여행다녀온 친구들 얘기들으면  정이 뚝 떨어져서  그쪽은 보기도 싫어하는친구가

있고  또 어떤사람은  침이 마르도록  인도를 예찬을 하는거 보고  참 아이러니 했었는데.  네팔이지만 노마님도  정 붙히기 힘드신가 보네요
노마의봄 2010.08.17 12:48  
꼭 그렇진 않구요, 정 붙이려 무지 노력하고 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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