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찍고 중국공안에게 끌려 갈뻔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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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찍고 중국공안에게 끌려 갈뻔한 사연

참새하루 14 1737
지난 9월에 친구하고 중국 북경을 갔었습니다

일명 패키지 투어란걸 처음 해봤는데

나름 장단점이 있더군요

중국 자금성 관광을 마치고

정문으로 나올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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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나서자 천안문 광장이 보이는데
엄청난 관광인파가 바글 바글합니다
보이시죠 다리건너 콩나물들...

나중에 들었는데 천안문 광장은
늘 데모나 정치적이슈의 자리라서
공안의 경비가 삼엄한데
이번 10월에 무슨 인민군 창설기념행진을 한다고
특히나 경비가 강화 되었다고 하네요

일행중 맨 뒤에 따라 나오던 제가 다리를 건너자 마자

인파에 휩쓸려 일행을 잃어버리고 당황하던중에
누가 옆에서 고함을 치면서 후다닥 합니다
얼뜻보니 웬 노인네 한명이 동그란 종이오린것을 하늘에
뿌립니다
그리고 주변의 사복 공안들이 한 이십명 와르르 덮어눌러
끌고 갑니다 그 노인네가 데리고 있던 자그마한 여자아이
손녀인듯한 여자애도 함께 끌려갑니다

너무나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다들 멍하니 구경만 하고있엇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닥에 동그란 상평통보처럼 생긴
엽전모양의 종이가 뿌려졌는데
뭐라고 볼펜으로 쓴듯하더군요
순간적으로
'아 정치적인 또는 사회적인 이슈를 노린 빠라...'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아마 5공을 경험해본 386세대라면 다 느끼셧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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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몇개를 주워 주머니에 넣고
삐라를 줍는 공안들의 모습을 두컷 담았습니다
사진을 찍을땐 '설마 관광객인데 무슨 위해를 가할까...'하는
안일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늘 외국인들에게 호의적인 나라만 다녀서인가요?^^
사진을 찍고 얼른 자리를 떴습니다
한 10미쯤 가서 천연덕 스럽게
천안문을 세컷 또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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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인파를 헤치고
한 20미터 걸었을까요
갑자기 뒤에서 누가 제팔을 나꿔챕니다
사복 공안들이 우르르 달려들어서 뭐라 소리치면서
저를 끌고 갑니다

순간 엄청 당황했지요
사진도 사진이지만...
만약 주머니 속의 삐라라도 발견되면
뭐라 변명할것인지...

가이드나 일행은 보이지도 않고...
공안들의 기세가 하도 험악해서
겁이 확 나더군요...

순간적으로 뇌를 굴렸습니다
'본부까지 끌려가면 일이 커진다
무조건 여기서 해결해야 한다"

아무래도 이들중 누군가가
내가 사진 찍는걸 보고서
문제 삼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끌고 가는 사람에게
'포토? 포토?' 하면서
카메라를 가르켰습니다
안끌려 갈려고 버티면서...

그런 와중에 좀 높아 보이는 사복 공안이 오길래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얼른 보여주었습니다
'오케이 다 지운다 지운다 '하면서
마지막에 찍은 천안문 사진을 한장씩 지웠습니다
공안이 보기에도
천안문 사진 뿐인데다가
지워도 지워도 계속 천안문만 나오니
할말이 없는듯 했습니다

위에 올린 사진은 지워진 두장을 빼고
마지막 남은 사진입니다
만약 저것까지 지웠더라면
바로 삐라 줍는 사진이 보였을것이고
바로 끌려갔겠지요

하여간에 사진 보여주고
노포토 하면서
얼른 팔 뿌리치고
인파속으로 빨리 도망쳤습니다

한동안 또 잡혀갈까...
조마 조마 하면서 걸었지요 얼마쯤 가니
반갑게도 가이드가 절 찾으러 되돌아 와서
만났습니다
이 상황을 말했더니
큰일 날뻔했다면서 얼굴이 사색이 되더군요
그리고는 제 팔을 끌고 쏜살처럼 도망치더군요

아마 주머니에서 삐라가 발견되었다면
아마 상당기간 중국 공안에 붙들려 조사받았을거라고
하네요
돈도 돈이지만 여행사나 가이드한테도 불똥이 튀었을거라고하는데
저는 일이 그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우리에겐 그저 일과성의 해프닝이었던 5-6공 시절과 비교해서
뭐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닌듯 했는데
중국에서는 굉장히 큰 범죄인듯 합니다

하여간에 나중에 버스안에서
그 주머니속의 삐라를 꺼내 읽어달라고 가이드에게 보여주자
까무러 칩니다^^

그 삐라의 내용인즉

촌노가 마을의 촌장인듯 한데
무슨 억울한 일을 당해서
그 원을 풀어달라고 하는 신원삐라 인듯 합니다

그 삐라의 일부 사진입니다

이것도 그저  해프닝으로 남은  추억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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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LINN 2009.12.11 17:08  
글을 읽은 제 심장이 막 쿵쾅거리네요.

하마터면 큰일날뻔한 일이 참새님의 재치로 잘 넘어가게 되어 무척이나 다행이다 싶습니다.

어느 나라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다 있기 마련이지만 중국 공안들 상당히 막나가는거 같네요.

어렵게 찍은 사진 잘 보았구요 연말에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참새하루 2009.12.18 14:52  
자도 어떨결에 당한일이라 경황이 없었지만
이렇게 관광가서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할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네 LINN님도 송구영신 하시길 바랍니다
가자가자가자 2009.12.11 19:53  
별의식없이 다니면 안되겠군요...중국은...특히 공안앞에서는요....
얼마전 울회사직원 2명도 중국상해에 연수 일주일정도 다녀왔는데 어찌하다가 첫날 이상한일로 겁먹어서 일주일 내내 호텔방만 지켰다고 하네요...암튼 진짜 어메이징한 나라는 태국이 아니라 중국인것 같아요...ㅎㅎ 별일 없으셨다니 다행이네요..
참새하루 2009.12.18 14:53  
어쨋거나 이번에 좀 정이 떨어져서
중국 배낭여행 계획은 필리핀 인도 뒤로 미루게 될것 같아요
어메이징 챠이나 ... 잘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가자가자가지님도 송구영신 하시기 바랍니다
말님 2009.12.11 21:03  
2006년에 중국갔을때 차량에크게 "公 安" 이라고 쓴걸보고 와 공안이다  이랬더니  오랜중국여행해본
친구녀석이 진짜 공안도 무섭고 가짜 공안도 무섭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하더라구요 왕푸징거리에서  공안이랑 사진찍은것도 있는데..ㅋ
정치적인 내용으로 만난 사복공안들은 무섭내요 정말 이래저래 별일없으셨다니 다행이긴한데 정말 심장떨리네 ;;;ㅋ
참새하루 2009.12.18 14:55  
말님도 북경 왕푸징거리 가보셨군요
역시 여행은 배낭자유여행이 제맛인데
나이가 드니까 편한것만 찾게 되네요
처음 해본 패키지였지만 편한것은 정말 좋더군요
그대신 자유가 없었음...
자유인가 편리함인가... 갈등입니다
말님도 송구영신하시길 바랍니다
fusion12 2009.12.14 13:52  
큰일날뻔 했네요. 여행시 주의해야할 부분입니다.
참새하루 2009.12.18 14:56  
fusion12님 오랜만이네요
역시 여행은 몸사리는게 최고지요
fusion12님도 송구영신 하시길 바랍니다
zzzang 2009.12.15 19:54  
북경에 5-6번 정도 다녀 왔는데 저는 아무 위험을 느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일들도 있군요.

그래도 다행입니다.
참새하루 2009.12.18 14:57  
zzzang님이 말로 여행사진계의 지존이신듯
그저 여행중엔 건강과 안전이 최고인듯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송구영신 하시길 바랍니다
퉁이 2009.12.17 20:14  
다행 이네요 .... 하여튼 나쁜 넘드이에요 ....
참새하루 2009.12.18 14:59  
이번일로 여행하기 전에 그나라의 문화나 역사 정치적 분위기를
숙지하는것도 중요하다는걸 느꼈습니다
나쁜넘이라기 보다는 직무에 충실하다고 봐야겠지요
뭐 밑에 애들이야 뭔 잘못이겟어요
퉁이님도 송구영신하시길 바랍니다
노마의봄 2009.12.20 18:21  
좋은 경험 하셨네요, 참새하루님.
외국에서의 난처한 상황... 정말 난처하죠.
SunnySunny 2009.12.31 19:06  
읽는 동안 저도 두근두근 거렸네요....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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