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L- 마야베이에 잠들다

홈 > 소모임 > 타이룹디
타이룹디

CPL- 마야베이에 잠들다

참새하루 3 1024
오늘 꼬피피섬에서 스노클링 투어를 나갔습니다

마야베이에서 스노클링을 마치고
시간이 좀 남길래 보트위에서 사진촬영을 한답시고
평소에 잘사용하지도 않던 CPL을... 오늘 따라 뭐가 씌었는지...
꺼내 끼우고 개폼잡고 보트 맨 앞에 섰습니다

CPL을 잘 안쓰다가 보니 가끔 엉뚱하게 반대방향으로 돌려서
필터가 풀려 빠진적이 몇번있었는데 
그 실수를 오늘 한거지요

땡그랑 !!! 퐁당!!!
빠뜨린 순간 정신이 아득하고 혼미하여
이건 현실이 아니야 꿈일거야....
혼자 중얼거리다가 정신을 수습하고

물속을 들여다보니 잠수해서 들어가면 꺼낼만 합니다
보트에서 잡일하는 소년을 불러
필터를 찾아주면 천밧을 주마 하고 제시하니
녀석 뒤도 안돌아보고 수경쓰고 핀달고 물에 뛰어듭니다

그런데 보트가 닻에 묶여있지만 물결에 자꾸 움직이다보니
위치가 애매해지고 물속이 탁해서 시야확보도 나쁩니다
게다가 수심이 보기와는 달리 5미터나 되는데다가
검은 암석바닥이라 검은필터가 쉽게 찾아지지 않습니다

구경하고 서있던 다른 크루들에게 
"찾아주면 2천밧!!!" 하고 부르니
우르르 물속으로 달려듭니다
3분경과 ...결과는 점점 절망적

에라 모르겟다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3천밧!!!" 부르니
구경하던 선장 할배도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러나 결과는...
결국 못찾았습니다

다음 투어 포인트로 보트가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별로 많이 사용할 기회는 없었지만
베트남 여행때 처음 사용해보고 결과에
기뻐했던 CPL의 추억은 간직한 놈이었는데...
 
이렇게 제 CPL은 저와의 1년 반의 짧은 인연을 마치고
저세상으로 떠났습니다

간놈은 간놈이고 ...

일단 마눌님에게 전화를 때립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전화가 터질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잘되더군요

안부 묻는척 하다가 
이러쿵 저러쿵 사연~~ 
눈치 빠른 마눌님 선수를 칩니다
"그래서 ? 새거 또 살려고?
꿈도 꾸지마셔!!!" ...뚜뚜뚜...(전화 끊어진 소리)ㅠㅠ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네!! 믿습니다
새 놈을 다시 만날것을...^^

3 Comments
말님 2009.05.03 09:55  
cpl 안타깝네요 필터 정말 끼고 뺄때 조심해야되겠더라구요 이상하게 어두운데서 끼우거나
오랜만에 필터 끼우면 나사산이 잘 안맞아서 꼭 엉뚱하게 끼워지더라구요  정든cpl 많이
아쉬우시겠네요
바람1 2009.05.03 12:51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도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이렇게 하여 CPL과의 운명적인 이별이 다가왔구먼유~~~
엄숙헌 마음으로 애도를 보냅니다.
노마의봄 2009.05.04 01:32  
참새하루님 피피까지 흘러가셨나 봐요... 부럽습니다.
cpl 그까이꺼 뭐 다시 장만하면 되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