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참새하루님 글에 이어..이 사진 찍고 러샤KGB한테 끌려 갈뻔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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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참새하루님 글에 이어..이 사진 찍고 러샤KGB한테 끌려 갈뻔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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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만.

회사 일때문에 러시아에서 반년정도 모스크바 인근에서 지냈습니다.


주중에는 시간이 안되고 주말에는 이곳 저곳을 좀 돌아다녔죠.



붉은 광장은 사실 냉전시대의 공산진영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냉전이 끝난 지금도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장소 이기도 합니다.


한여름에 햇살 화창할때, 러시아의 여름 날씨는 정말 좋습니다.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한 하늘 색깔하며, 모스크바 인근지역은 밤 11시가 되야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주말에 시간내서 붉은 광장을 찾았는데,
한때의 인파가 러시아 박물관에서부터 붉은 광장의 한가운데 있는 레닌묘까지 저렇게 행진을 하더군요.
외국인들에게는 붉은 광장에 있는 바실리성당이나 크램린 궁 성벽이 더 이미지가 강하겠지만, 사실 이나라 사람들은 레닌을 아직도 매우 존경하기 때문에 붉은 광장의 가장 큰 이미지는 레닌 묘 있는 곳이 될 겁니다.


붉은 소비에트 유니언 깃발을 흔들고 행진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뭔가 궁금해서 자세히 보니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고 있더군요.
러시아 말로 외치면서 후렴구는 양키 고홈~~

아~~ 극우단체군요.. 옛 소비에트 유니언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시청앞 광장에서 가스통에 불붙이고 시위하던 양반들?
부시 오면 할렐루야 외치는 사람들? 그런 것 같습니다.


파란 하늘에, 붉은 소비에트 유니언 깃발과 행진하는 사람들, 배경이 되는 박물관과 크렘린 궁을 반사적으로 사진에 담았습니다.
행진 앞에서 기다리다가 한컷, 다가오면 뒤로 냅다 뛰어가서 기다리다 한컷..

오랜만에 맘에 든 사진을 찍었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 빡빡 민 건장한 청년 2~3명이 절 둘러싸더니
러시아 말로 머라머라 하더군요.

러시아가.. 치안도 안좋고 저같은 동양인들한테는 스킨헤드족들이 벽돌이나 병으로 머리를 찍고, 집단 린치를 가하기도 합니다.
외국인들에게 무쟈게 불친절하기 때문에 경찰도 관광객이고 뭐고 그냥 뒤로 끌어가버리기도 합니다.

순간 완전 긴장했죠...
신분증을 보여주는데 경찰이더군요.
경찰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좀 안심했지만 이거 이러다가 어디 끌려가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괜히 주말에 돌아다니다가 이런 일 당하면 회사에서는 휴일에 싸돌아 다닌다고 찍혀 당하는 불이익이 너무 커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제 행색이..
사실 외국이라도 반년정도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토착화가 되서 관광객 분위기는 전혀 안나고.. 장비는 또 카메라도 몇대씩 들고, 렌즈도 큰거 낑구고 있고.. 
아마츄어로 사진하는 사람으로는 봐 주질 않더군요.

러시아말로 뭐라뭐라 하는데 하나도 못알아들으니 영어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친구들 외국인이라고 절대 영어 안써줘요. 어느정도 할줄 알면서도...

유 저널리스트? 노!!!
유 포토그래퍼? 노!!!
암 비즈니스맨, 저스트 포토~~~

사진 찍은거 보여주고..
등골에 식은땀은 흘러 내렸지만 최대한 웃으며 손짓발짓 설명했더니..

노모어 픽쳐.
원모어 샷, 아일테이크 유어 카메라!


음.. 정치적인 집회, 특히나 반미 구호를 외치는 시위가 외신에 보도되는걸 어느정도 통제하려는건지 뭔지.. 뭐..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외국에서 카메라 들고 다니다가 경험한 살떨리는 순간중에 하나였습니다.
끌려갔었으면 며칠 감금당하고.. 영사관 연락하고.. 회사에 연락가고.. 에휴~~


낯선 곳에서는 몸조심~~

4 Comments
말님 2009.12.15 15:05  
ㅡㅡ;; 중국보다 왜 러시아 얘기가 더무서운지 ;;  참말로 조심하셔야지요  어떤 책에서 본기억이 있는데  어느나라든 정치적인 문제나
사진촬영금지된 곳에서 사진촬영잘못하다 끌려가고 카메라 압수 당하고  감금되고 뭐 이런얘기 읽은적도 있는데  하여튼 우리 횐님들
해외들 많이 가시는데 더욱더 조심하셔야지요

그나저나 코코홀릭닉 참말로 오랜만에 오셨네요  아무리 무소식이 희소식이지만  자주좀 들려주세요 ^^
얘기는 무서운데 사진은 눈시리게 파란색과 붉은색이 정말 쨍한게 아주 멋지네요  모스크바도 가고 싶고 ㅋ
zzzang 2009.12.15 19:54  
외국 여행을 하게 되면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중에서 아찔한 순간들을 격게 되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당황할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위험지역을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그런 경험은 하지 못했는데 혹시라도 구 공산권에 다닐 때는 조심을 해야겠네요.
참새하루 2009.12.18 15:11  
말님 말씀처럼 비하인드 스토리는 살떨리지만 사진은 정말 쨍한데요
파랑과 빨강의 대조가 눈이 부십니다

아직 관광개방이 안된 국가를 다닐땐 정말 조심해야 겠습니다
미얀마 갈때도 포토그래퍼 처럼 안보일려고
최대한 화와이남방에 키키 반바지 차림의 중년 관광객인양 하고 다녔는데...

러시아는 스킨헤드도 무섭고 경찰도 마피아라던데
특히 조심해야겠습니다
노마의봄 2009.12.20 18:31  
말님 말씀에 공감.
중국 얘기는 에이.. 뭐 그러다가도 어찌 해결되겠지 하는 막연한 안도감이 드는 건 왜일까요?
러시안들이나 중국 아이들이나 말 안 통하기는 마찬가지인데..
그러고 보면 네팔의 공산당 예하 경찰은 친절한 네팔리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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