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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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홀리

노마의봄 5 1215

 

홀리 일 점심에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 졌다.
나갈 수 있을까? 식당은 혹 열었을까? 반신반의하며 집을 나섰다.

 

타멜초크를 저 앞에 둔, 트리데비 로드가 끝나는 지점엔
언제나 처럼 호객하려는 택시와 릭샤 한 무더기,
길가에 무장경찰들 한 무더기,
그 주변으로 걸음을 머뭇거리는 사람들 한 무더기,
그 뒤론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길이 보인다.

머뭇거리는 사람들 틈에 끼어 무장경찰이 등에 차고 있는 방패를 탐나는 눈으로 힐끗힐끗 쳐다보며
1분여를 망설이다 포기하고 중국 레스토랑 뗑롱으로 발길을 돌린다.

발걸음을 돌리다 말고, 그래도 홀린데... 하며 사진 한장 담으려 카메라를 꺼내 겨누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깜짝 놀랄 목소리의 "해피 홀리"가 내 셔터소리를 묻어버렸다.

그리고 들여다 본 모니터엔 영화 스크림의 주인공 탈바가지가 들어 있었고,
돌아본 길엔 스크림 탈바가지의 뒤통수가 열심히 릭샤를 굴리며 도망가고 있었다.

덕분에 홀리의 추억이 나에게도 하나 생겼다.

 

어이, 릭샤왈라 "해피홀리"

 

 

이곳까지 소식이 전해질 정도로 무더운 여름이었다죠, 올 여름 한국은?
더운 계절 이기고 버텨내신 우리 회원님 모두들
풍성한 결실을 얻는 가을 맞으시고, 아름다운 계절 많이 담아 서로 나눌수 있기를 바랍니다.

 

5 Comments
말님 2010.09.07 09:44  
깜짝놀랐네요 ..  핀이 확실이 나간거 보니  노마님도 찍으실때 놀라셨겠네요 ^^

거리에 빨래줄인지  뭐가 저리 너저분하게 걸린건가요? 혹시 만국기처럼 걸오논거 아니지요?

더위가 좀처럼 물러날 기미기 없네요.. 무더위 덕에  태풍은 일주일에 하나씩 한국을 관통하고 있네요

별 피해없으셔야 할텐데 .. 나무가 뿌리째 뽑힌걸 요즘은 자주 봅니다
노마의봄 2010.09.07 12:42  
여기도 한국의 태풍만큼은 아니지만, 6월에 시작한 몬순이 아직 끝나질 않고 매일 비가 내립니다.
어젯밤엔 여섯시간 정도 폭우가 내렸지요.
비가 오면, 아침에 종업원들이 안 오고, 종일 손님이 안 오고, 제 인터넷 생활은 늘어가지요 ㅡㅡ;
참새하루 2010.09.09 06:58  
해피 홀리? 홀리데이의 준말인가오?

릭샤왈라가 해피 홀리 라고 외치고 지나가는 특별한 날인가요?

읽으면서 머리가 따라가 주질 않네요^^:(이젠 한글도 이해가 안되니... 영어도 못하고''' 나이가 들어가니...)

놀란듯 짖꿎은듯 얼굴만 잡힌 릭샤뢀라의 얼굴이 재미있네요

저런 다큐사진이 주는 재미는 그 상황의 긴박함을 표현하는

순간포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점심 먹으로 나간 네팔의 도시의 어지러운 풍경과 무장경찰이

사실적으로 보여서 생생한 느낌을 받습니다
노마의봄 2010.09.09 11:52  
홀리 Holi 는 다사인과 함께 인도, 스리랑카, 네팔 등에 걸쳐 연중 가장 크고 성대한 축제일을 말합니다.
세계에는 색깔축제로 알려져 있지요.

물축제로 알려진 태국, 라오스 등지의 쏭끄란과 비슷합니다.
쏭끄란에 어른과 주변에 물을 끼얹으며 한해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듯
홀리에는 집안 어른들과 친구들에게 온갖 화려한 색깔의 티카를 찍어 주고 발라 주며 축원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티카는 액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쏭끄란이 물총과 바가지, 얼음이 동원되는 물전쟁이 되었듯
홀리도 풍선에 물과 티카를 섞어 넣고 던지는 물전쟁이 되어 버렸습니다.
쏭끄란은 서로 마주서서 쏘아대기 때문에 예측도 가능하고 물 자체로는 큰 불상사가 일지 않지만
옥상문화가 발달한 인도, 네팔에서는 4-5층 옥상에서 아래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풍선을 던지기 때문에
뒤집어 쓰는 물의 90% 이상은 느닷없이 맞게 됩니다.
충격도 상당하고 기분도 나빠지며, 다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

제 소감으로는,(다르게 느끼는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쏭끄란이 더운 계절에 시원한 한바탕 물의 축제라면,
홀리는 현지인에게는 축복과 즐거움의 축제인 반면, 준비되지 않은 외국인에겐 재앙과도 같은 큰 불편함입니다.

홀리 사진 몇장 보여 드릴께요.
참새하루 2010.09.09 22:03  
아 글쿤요
친절하신 노마의 봄님~~
답변 고맙습니다

풍선에 물감을 넣은 물을 떨어뜨리면
지나가다 날벼락 맞은 느낌이겠네요

게다가 태국 같은 송크란때는 카메라 들고 서있으면
알아서 봐주던데
이곳 인도 네팔 같은 지역에서는
5층 높이에서 그냥 던진다고 하니
위에서 보면 지나가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었는지
맸는지 알지 못하고 던질것 같은데

카메라들고 다니면 이건 재앙이겠는데요^^
노마의 봄님은 그 와중에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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