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매일신문10월22일자에 게재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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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여행(매일신문<주간매일>10월22일자에 게재한 글)

황병수 4 1458
[여행, 풍경과 함께]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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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물가`친절한 미소가 우선 반기네

라오스에도 지금 한창 개발 붐이 불어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내가 생각하는 라오스의 이미지가 탈색되기 전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생각에 지난달 초 두 번째 라오스 여행길에 올랐다.

아직 한국과는 직항 노선이 없다. 일반적으로 방콕과 베트남을 통해서 많이 들어간다. 좀 더 저렴하게 좀 더 많은 곳을 보고 경험하고 싶다면 방콕에서 라오스와 접경 하고 있는 태국의 조그만 도시인 우돈타니를 통해서 라오스를 들어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방콕에서 우돈타니까지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인 에어아시아로 인터넷 예약을 하면 된다.

대부분 3층 이하 작은 건물들

한밤중에 도착한 방콕에서 다음 날 아침 일찍 비행스케줄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못다 한 잠은 틈틈이 토막잠으로 대신해서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타고난 체질이라 바로 카오산으로 향했다. 카오산의 최고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경찰서 옆 길게 뻗은 카오산 로드, 여전히 세계에서 온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나도 그 한 무리의 틈에 끼어 타이거맥주를 들이켜며 게슴츠레하게 토끼 눈을 한 노랑머리 아가씨에게 맞장구를 치며 깔깔거려 본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방콕 수완나폼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1시간도 채 안 걸려 태국 북동부 라오스 국경 근처의 조그만 도시인 우돈타니 공항에 도착했다.

우돈타니 공항에서 승합차로 한 시간 남짓 달려, 메콩강을 경계로 나눠지는 국경에 양쪽으로 연결된 일명 ‘우정의 다리’를 건너면 바로 라오스로 들어선다.

여기서 도착비자(2009년 9월부터 15일간 무비자 입국 가능)를 받고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면,툭툭이와 택시 등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타엔까지 가는 교통편이 많이 있는데, 어떤 편을 이용하더라도 30여분 정도면 비엔티엔에 도착할 수 있다.

라오스는 높이 솟은 큰 건물이 거의 없다.

5층 이상 되는 건물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 3층 이하의 작은 건물들로 이루어져 마치 고즈넉한 전원도시를 연상케 한다. 값싸고 시설도 훌륭하여 인기가 좋은 비엔피 호텔은 이미 손님들로 꽉 차있어서 하는 수 없이 폰세이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하루 25달러의 숙박비로 우리나라 중급 정도의 여관시설이지만 따듯한 물과 조식도 제공하는, 지내기에는 큰 불편함이 없는 3층 건물의 아담한 호텔이었다. 주위가 비엔티엔의 다운타운인데 그리 넓지가 않아 웬만하면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거리였다. 주요 건물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어 생활하는 데도 큰 불편이 없었다.

시원한 ‘라오맥주’ 으뜸

시장기는 없지만 시원한 라오맥주가 생각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대장금’ 식당으로 갔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마셔 본 맥주 중에 라오맥주가 단연 으뜸이었다. 미얀마에서도 3년 동안 살다 라오스에 와서 식당을 한다는 사장은 작은 키와 마른 체구에 새까맣게 그을려 현지인들과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1년 전에도 대장금 식당에서 몇 차례 식사를 하기 위해 들러 이런저런 이야기 등 여행에 많은 도움을 받았고,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비상 상비약으로 챙겨간 의약품을 전해줬더니 너무 고마워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나를 보고 바로 알아보며 반가워한다. 시원한 라오맥주를 연거푸 들이켜고 나서 ‘대장금’ 사장의 소개로 오트바이 렌탈 가게로 가서 신형인 듯 깔끔한 오토바이를 하루 5천원 정도의 비용으로 빌렸다.

시원한 매콩강을 우측에 끼고 라오스에서 가장 큰 건물인 동참 팔레스호텔 쪽으로 쭉 달리다 왼쪽으로 꺾어 대통령궁을 뒤로하고 넓고 길게 뻗은 도로를 달리다 보니 금방 빠두사이에 도착했다.

프랑스 개선문 본떠 만든 ‘빠두사이’

빠두사이는 라오스가 프랑스로부터 독립 기념으로 지은 프랑스 개선문을 본떠 만든 꽤 큰 건물로 도로 한가운데 있으며, 위에 전망대도 있어 비엔티엔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빠두사이에서 우측으로 큰 도로를 잠시 가면 라오스불교의 총 본산인 탓루앙 사원이 나온다. 라오스의 가장 신성하고 유명한 사원인 탓루앙은 불교의 성지이자 국가의 상징이라고 한다. 1566년에 건설되었지만 태국과 중국의 침입으로 약탈을 당한 힘없는 라오스의 역사 유적지이기도 하다.

이=곳 입구에서 한국 글씨가 선명한 ‘자연보호’라고 새겨진 조끼를 입고 큰 통을 들고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가 돌아다닌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하나를 주문하니 큰 통 안에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로 되어 있는데 칼 비슷한 걸로 네모나게 잘라 조그마한 나무막대기에 꽂아 준다. 달짝지근한 맛에 어릴 적 아이스께기의 추억이 오버랩 된다.

왓시사켓 사원 담장엔 6,890개 불상

대통령궁 바로 옆에 위치한 왓시사켓 사원은 비엔티엔에 남아있는 사원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사원 내부 담장에 6천890개에 이르는 은제, 혹은 토기 불상들을 모셔 놓고 있다.

사원 바로 앞 도로 건너에 호파케오(국립박물관)가 있다.

1565년 란쌍 왕국 시대에 세타티릿왕이 지은 절로 파케오(에메랄드 불상)를 모시기 위해 건축되었는데, 1779년 태국의 침입으로 이 파케오를 빼앗겼다. 지금은 방콕에서 볼 수 있으며, 내부에 볼거리가 많은데 사진 촬영 금지다.

특이한 것은 라오스 보물과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에다 일련번호 비슷한 것을 흰 페인트로 막 적어 놓아, 보관해 놓은 건인지 방치한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보존돼 분류에 문제가 많은 듯하다.

3천~4천원 정도면 훌륭한 식사

시장기를 넘기지 못하는 나는 시내 중심가인 남푸 분수대 바로 옆에 있는 유명한 뷔페집인 콥차이더 식당으로 갔다. 여전이 손님들 중 외국인이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이곳은 여행객들에게는 꽤나 유명하며, 가격은 3천~4천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음식의 질과 맛은 훌륭했다. 라오 맥주를 곁들여 먹는 저녁은 어느 만찬보다 부럽지가 않다.

라오스 사람들을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다시 되새기게 한다. 먼저 웃으며 다가가는 법을 가르쳐준 곳이 바로 라오스였다.

황병수<영남대병원 방사선사, hbs4988@yahoo.co.kr>
4 Comments
새결 2009.10.23 17:31  
라오스..
정말 다시한번 가보고싶은곳 입니다.
저도 올해 8월달에 7일간 라오스에서 머룰렀습니다.
방콕에서 국경 통가이까지 야간열차를 타고 갔습니다.
대장금식당에서 족발도 먹고..
오토바이를 빌려서 돌아다닌 기억..
탕곤에서 배를타고 식사하던 기억등..
정말 다시 가보고싶은곳입니다.
올해 11월말일경 다시 방콕.시엠립.라오스를 다녀올 계획입니다.
앤디훅 2009.10.24 10:47  
라오스~
주변으로 부터 참으로 많이 들어본 나라이름입니다~
태국에서 가까운 곳인가봐요?
언젠가 함 가볼날이 있겠죠~^___^
김동건 2009.10.25 10:47  
행님~ 다음에 라오스가실때 저좀 델꼬가세요~ 가보고 싶어요.
씨아 2009.10.29 23:59  
정말 꼭 한번더 가보고싶은 곳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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