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진정한 사랑이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조용한목소리로 "인간극장의 <용재 오닐의 뉴욕 사모곡>을 보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비올라...
중고등학교 시절에 소리만 듣고 악기이름을 알아 맞추는 시험이 간혹 있었다.
바이얼린과 비슷하게 생겼으면서 음이 좀 낮은 이 악기소리를 알아 맞추는데 항상 곤혹을 치렀던 기억이 난다. (바이얼린보다 5도음이 낮다고 한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바이얼린 소리보다는, 더 저음이면서 깊은 음색을 갖고 있는 비올라 소리를 더 좋아하게 된 것도 이제야 기억이 날 만큼, 지금까지 클래식 음악에는 큰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다.
리처드 용재 오닐.
며칠 전인가,잠 못 이루던 밤 뭔가볼거리를 찾아 헤매던 내 앞에,
<용재 오닐>이 나타났다.
한밤 중에 혼자 TV앞에 앉아,
내 평생 흘렸던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울어보았다.
그냥 흐르는 눈물이 아니었다.
심장이 터지면서, 용암이 흘러나오듯이....
가슴 속 가장 깊은 곳에 응어리져 있던전생의 업보들이
애써 삼키는 목구멍을 뚫고세상 밖으로 터져 나온다.
"아!...나는 얼마나 못된 인간인가.... 나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교만하고 비열한 인간이었던가.... 내 어찌 이토록죄많은 나를 순수하게 사랑해 준 수많은 사람들 앞에 부끄러운 얼굴을 들 수 있을 것인가.... 저토록 순수한 사람들 앞에서 내 마음은 얼마나 더러운 모습으로 스스로를 드러내는가."
용재 오닐의 한마디, 한마디는..
그 어떤 철학자의 철학보다 더 진리에 가까운 철학으로 내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순수의 힘.
나는 용재 오닐을 보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많은 단어들의 뜻을 지워버리고 새로이 배웠다.
순수, 열정, 사랑, 행복, 아름다움.....
그것은 여태껏 내가 알고 있었던 그따위 것들이 아니었다.
깊이를 알수 없는 그의 눈과,
갓태어난 어린아이같은 그의 웃음과,
사소한 것에 대한 그의 진지함이 과연 무엇을 향해있는지를 보라.
비올라의 슬픈 선율이 아니라...
용재의 눈을 보기만해도호수에 빠져
그대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