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해에서의 일일 병원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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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해에서의 일일 병원체험

호메릭 5 583
새벽 3시 30분쯤 내방으로 전화가 왔다.

비몽사몽으로 수화기를 들었더니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점순아, 병원에 가야겠다, 삼촌이랑 재석이가 식중독에 걸렸다.”

전화를 끓고 걱정된 마음으로 럭키님 방으로 뛰어갔더니

침대에서 재석이가 시체처럼 누어있었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같은 일행 중에 이렇게 심하게 아픈 적이 없어서 얼마나 당황스럽고 무섭든지,,,,




일단은 재석이와 삼촌, 그리고 럭키님과 함께 병원으로 가기 위해 호텔로비로 내려갔다.

호텔 프론터에서 제일 가까운 병원이 어디냐고 물으니까

404병원이란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갔더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간호사가 있었다.

절대로 웃지 않고 네가지가 없는 간호사였다.

이런 간호사를 대하며 얼마나 기분이 나빴던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고 했더니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한 간호사는 이름을 적는 카드를 내밀었다.

(재석이와 삼촌의 이름을 한자로 몰라서 대충 아는 글자로 때웠다.)



카드를 다 적고 나서야 의사를 만나게 해줬는데 너무나 다급한 우리의 처지와는 달리 침착한 의사의 태도.....

“침대가 없는데 괜찮냐?” 라고 묻는 의사의 첫 번째 말

침대가 무슨 문제가 되겠냐고 괜찮다고 대답을 했는데

침대가 아닌 뒤로 젖힌 의자가 있는 방에 재석이와 삼촌을 눕혀놓고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냄새는 또 얼마나 역겹던지....

이건 방이 아니라 피난민 수용소 같았다.

“이런 곳에서 치료받으면 도리어 병에 걸릴 것 같애”

라는 럭키님의 말이 그 방의 환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나 재석이나 삼촌이 이 말을 들으면 얼마나 불안할지 좀...걱정이 되었다.



대충 증상을 물어보고 간단한 진찰을 하고 (지금 내 기억으론 간단한 진찰은 배 한번 만져보는 것이 다였다.) 처방을 내려줬다.

처방전을 가지고 일단은 돈을 지불하고 약을 가져오란다.

진료실 뒤편에 있는 수납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다시 간호사에게 갔더니 사람이 있으니 불러 보란다.

다급한 마음에 다시 수납실에 와서 창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치고 난후에야 잠에서 덜 깬 아가씨가 계산을 하란다.

계산을 마치고 약국으로 가니까 이번엔 약국에는 불도 꺼져있고 아무도 없다.

간호사에게 갔더니 사람이 있으니까 가보란다.

황당하다.

아무도 없는데 계속 있다니...

어쩔수없이 다시 아까처럼 창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치니까 방금 잠에 깬 아줌마가 영수증을 받고 엄청난 양의 약을 주었다.

약을 받는 동안 쌍쌍이 누어있는 간이 의자에 누워있는 부랑자 같은 커플들을 보며

“이건 병원이 아닌데... 왜 꼭 부랑자들은 커플로 있는 거지?”

간간이 이런 멘트로 불안해하는 나를 웃겨주신 럭키님이 엄청 고마웠다.




약을 가지고 절대 웃지 않는 간호사에게 왔더니 기다리란다.

침대도 없이 뒤로 젖히는 간이 의자에 앉아있는 재석이를 보니까 얼마나 안됐던지...

그런 와중에도 재석이는 계속 욕을 해대며..

“누나, 내일 한국 갈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얼마나 아프면 한국 갈 생각까지 한 건지 마음이 안됐다.




애처롭게 재석이를 보고 있는데 갑자지 삼촌이 배가 아프단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휴지가 없다.

그래서 간호사와 의사에게 휴지가 있냐고 물으니까 이 병원에는 휴지가 없단다.

말이 되나?????????

화장실이 급한 삼촌의 당황해 하는 모습!!!

럭키님께 휴지가 없다며 어떻게 하면 되냐고 했더니

승환이가 쓰던 안경닦는 것을 주며

“이거 밖에 없는데.. 이거라도 쓰라고 그래.”

너무나 황당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그 얘기를 전했더니

이 소리를 들은 삼촌의 얼굴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어쩔수없이 휴지를 가지러 호텔로 갔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방마다 있는 휴지란 휴지는 다 가지고 다시 병원으로 왔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아까 까지만 해도 좀 나아 보이던 삼촌이 이번에 더 심한 증상을 보이며

춥다며 엄청 몸을 떨고 있었다.

이불이 없는데 내가 올 때 까지 기다렸다는 것이다.

“내가 중국말을 할 줄 알아야지. 점순이가 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삼촌.”

추위에 떨고 있는 삼촌이 정말 어떻게 되는 줄 알았다.

급하게 간호사에게 가서 이불을 구해 가지고 삼촌을 덮어줬다.

계속되는 구토와 설사가 엄청 힘이 들었는지

“혹시 내가 식중독이 아니고 다른 병인거 아니예요? 중국에서 죽는거 아닌지....”

“식중독 맞습니다”

확신에 한 럭키님의 말씀.

예전에 태국에서 식중독의 경험이 있으신 럭키님은 식중독의 증상을 다 알고 계신듯했다.




링겔을 맞고 있던 재석이는 이제 몸이 회복되어지는지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무슨 병원이 이모양이야?” 라는 말을 시작으로 많은 말들을 했는데 다 기억을 못하겠다.

(거의가 다 병원과 간호사 욕을 한것 같다.)

날밤을 새고 한숨도 못 주무신 럭키님에게 재석이의 재잘거림이 거의 고문에 가까웠으나 나에겐 그때 재잘대던 재석이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든지

재잘거림이 계속되면서 럭키님과 전 재석이가 이제 거의 다 회복 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삼촌과 재석이가 링겔을 맞고 있는 사이 럭키님 왈

“이제, 니도 자리를 잡고 누워라. 시간이 지나야 되니까 ”

하시며 자리를 잡고 두 눈을 감으시던데 얼마나 우습던지

깜깜한 밤에 병원에 왔었는데 어느새 환하게 날이 새는 것을 보며

이런 상황에서도 절대 당황하지 않으시던 럭키님이 얼마나 커보이던지

다시 한 번 경험의 소중함을 느꼈다.




약이 있는 건 아닌지 주사를 주는건 아닌지 물어보았더니 없단다.

중국에서는 거의 링겔속에 모든 약을 넣어서 해결을 하는 듯했다.

두 사람이 거의 회복을 할 즈음 이번엔 내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화장실에 갔더니 정말 냄새가 얼마나 역겨운지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병원에 있는 동안 계속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생각은

‘이 곳은 병원이 아니야. 이 곳은 병원이 아니야.’




암튼 시간은 흘러 재석이와 삼촌은 링겔을 다 맞고 호텔로 돌아갈 수 있어서 넘 좋았다.

두발로 함께 병원 문을 나서는 두 사람을 보며 넘 기뻤다.

아무 사고 없이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나머지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비록 여행 내내 두루마리를 휴지를 약속이나 한 것처럼 늘 갖고 다녔지만

무사히 귀국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비록 당황하고 힘든 경험이었지만 중국에서의 병원체험은

내 생애에서 잊혀지지 않는 좋은 추억이 될것이다.





5 Comments
깐순할배 2006.08.19 11:08  
  럭키님의 당시 상황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당시 일행모두 당황하셨겠습니다 그려
태국,라오스 17일여행 잘 다녀오세요 어제 들어보니 잼나는 여행일정인 듯
라오스여행기 기둘려집니다^^^
세뱃돈 2006.08.19 13:17  
  호장군~! 푹 주무시라니까
또... ㅋㅋㅋ
부지런하시고 맘이쁘신 호장군당신 사랑받을꺼유 ^^
토요일 수업 마무리 잘하고 여행가기전에 충전만땅하세여~~~
발리588 2006.08.19 23:26  
  아이고...
모두들 고생. 수고들 하셧네요...
럭~~~키. 럭~~~키. 럭~~~키  만~~~세~~~이
하라^^ 2006.08.20 23:40  
  그래도 나중에 다 별탈없었다니 다행입니다 ^^
호메릭님 ^^
태국 여행도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
호메릭 2006.08.21 00:20  
  네, 조심해서 잘 갔다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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