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인에 대한 두개의 시각과 내 사족
여행자, 관광객들 대부분의 시각
세상 좋은 사람들이다.
인심 좋다. 특히 술 인심, 담배 인심.
싸우지 않고, 큰소리 안내고...
때로는 센스있게 아주 미묘한 표정들을 짓는다.
항상 웃는다. 특히 미소가 싱그럽다.
곤란한 긍정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눈섭을 살짝 치켰다 내린다.
말이 없이
'좋아요, 마자요, 그렇게 하세요...'
라오에서 일하는 한인들의 시각
일 안한다.
거짓말쟁이들이다.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 절대로 안한다.
불러도 대답 안한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 생기면 절대 굽히지 않은 고집쟁이들이다.
흥정하면 내가 월급주는 직원이어도 라오인의 입장에서 편을 든다.
라오의 모든 어머니와 이모는 병원에 계신다는 듯이 핑계를 대고 결근, 조퇴, 지각을 밥 먹듯이 한다.
결정적인 문제는 모든 약속은 지연되거나 어길 수 있다는 사실이며
사과도 없이 '보뻰냥'(문제없어요)으로 웃으면서 넘어가려는 태도이다.
이쯤 되면 분노, 적의, 때로는 살의가 생길 수도 있다.
두개의 시각을 통합한 시각
놀 때나 이해관계가 없을 때는 천사들이고 이웃으로서는 다시 없는 사람들이며, 일할 때는 악마들이다.
나의 사족
둘다 맞다.
나 역시 일 할 때는 패주고 싶으며, 어쩔 때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적의를 느낄 때도 있다.
이들의 태도는 인간도 동물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준다.
모든 위험, 곤란함, 난처함으로부터 회피와 탈출하려는 습성을 보인다.
일이란 그런 속성이 있으니까.
인간관계라는 것도 복잡한 것이니 면피가 최고고.
그러나 한국인도 1960년대 이전에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이전에도 겨울이 우리를 부지런하게 한 것은 맞다.
결핍이 절실할 수록 인간은 어쩌면 부저런해지고 머리가 명석해진다.
자연상태에서 라오인은 결핍이 별로 없다.
생존에 대한 위협이 크지 않은 것이다.
문명화과정이란 도덕이 내면화 되는 과정인 동시에,
욕심과 욕망을 키우는 체제다.
적어도 여태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