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2박 3일..-_-(8월 중순), 방비엥 튜브 래프팅 주의사항...

홈 > 다른나라정보 > 여행정보(나라별)
여행정보(나라별)

- 태국에 대한 각 정보는 태국게시판으로 들어가세요.
- 라오스 지도 사이트 <호보맵>

라오스 2박 3일..-_-(8월 중순), 방비엥 튜브 래프팅 주의사항...

kasahara 2 4379
8월 9일부터 18일까지의 휴가 중에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라오스에 있었습니다. 무척 짧은 일정이라 비엔티안을 거쳐 방비엥까지 가서 이틀 머무른 후 돌아올 수 밖에 없었지만 꽤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습니다.

비엔티안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것이 아침 8시경이었는데 버스를 11시에 탔어요. 아침 버스가 있다고 해놓고서, 매표소 여직원이 다시 또 없다고 그러고, 언제 올지 모른다고 하고, 11시 차도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하고, 아무튼 그래서 3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결국 11시 차는 왔지만요.

시골 버스 그 자체였던 버스에 실려서(라오스 아주머니들이 장을 잔뜩 봐서 버스에 한 더미를 탔는데, 역시 아주머니들은 세계 어딜 가나... 시끄럽습니다.) 4시간 정도 달려 방비엥에 도착했을 때는 모래 바람을 다 맞은데다 날씨도 끝내주게 습해서 온 몸이 양면 테잎 같았습니다...-_-

라오스, 방비엥은 좋은 것이 호객꾼들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라오스의 생활 수준이 인도와 비슷해서, 왠지 인도에서의 경험이 생각나, 버스나 뚝뚝 타는 데서는 잔뜩 긴장을 했었는데, 'no'라고 하면 그냥 웃으면서 돌아서더군요..^^;(들으셨겠지만, 인도 사람들은 기본 100m는 쫓아오면서 사기를 칠 때가 있습니다...-_-;)

헬로 가이드 북에 있는 캄폰 게스트 하우스로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키안 통 게스트 하우스(kiane thong이었던 것 같군요..캄폰 게스트하우스 골목에 있습니다.)가 좋아보여 방이나 한 번 보자..하고 들어갔는데 3달러 정도로 싸서 묵기로 했습니다. 그 날은 작은 마을을 둘러 보며 보내고, 다음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새벽 시장을 구경했습니다.

관광객은 저와 제 친구 밖에 없었는데, 정말..먹거리들이 다양하더군요. 들쥐에 박쥐 말린 것에 껍질 속으로 병아리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달걀...

오전엔 저희도 다른 관광객들처럼 자전거를 빌려서 탔는데 (처음 방비엥에 도착했을 때의 느낌은 꼭 강촌에 온 것 같다는...다들 삼삼오오 모여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있는 데다가, 마을 주변을 흐르는 강에 안개, 산.. 물론, 강촌보다는 좋았지만^^) 방비엥 리조트 안까지 들어가서 탐짱동굴은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없길래 다시 돌아왔습니다.

마을로 돌아오니 튜브 래프팅을 떠나는 행렬이 한창이더군요. 저희도 자전거를 반납하고 튜브 래프팅을 신청했는데(대로변의 식당들 중 한 곳에서 떠납니다. 2만 5천킵) 아아, 정말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튜브 래프팅, 정말 저와 같이 갔던 영국 남자의 말대로 최고로 쿨합니다. 튜브에 둥둥 떠서 강 위를 천천히 흘러가며 절경을 구경하는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수영, 못 해도 괜찮습니다.
식당에서 구명 조끼도 빌려줘서 그거 입고 탔습니다.

하지만,
정말 운동 신경이라곤 죽을 쑬래도 없는 분, 분위기 파악 안 되는 분, 평소 어리버리하거나 멍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분...반드시 주변 사람과 속도를 맞추거나 아니면 동행하신 분과 꼭 붙어서 떠내려 가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수영도 못 하는 데다가 운동 신경도 별로 없지만,
한 5분쯤 타니 어떻게 해야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저의 친구.

위의 운동 신경 없고, 분위기 파악 안 되고, 멍하기로 소문난 그녀는 처음 탈 때부터 튜브에 올라타지도 못 해 한 번 빠지더니, 일행과 100미터는 뒤쳐져서
강 옆부분에 여러 번 처박혀 빠져 나오지도 못 하고, 결국 얕은 부분에서 내리려고 그랬는지 튜브에서 뛰어내렸다가, 우기라 빨라진 물살에 떠내려 가버리고 말았답니다.

가까스로 튜브에 끼어 떠내려 가긴 했지만, 튜브가 너무 커서 팔로 방향을 조절하기는 불가능... 보통의 운동 신경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튜브 위로 기어올라가면 조절이 훨씬 용이해지나, 그녀의 운동 신경으로는 불가능...게다가 허우적거리니 남들보다 2배속으로 빨리 떠내려가기 시작, 자포자기한 그녀 엄마를 부르며 울기 시작...

제 기억으로는 그녀가 그렇게 떠내려 간 것이 30분은 된 것 같은데, 저 역시 열심히 팔을 저어(팔 빠질 뻔 했습니다.) 그녀를 쫓아갔지만, 아까까지만 해도 떠내려 오지조차 않던 그녀는 왜 이렇게 빨리 떠내려 가는 것인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웃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저렇게 떠내려 가면 대체 어디까지 떠내려 가게 될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슬슬 걱정이 되더군요...

결국 강물과의 사투를 벌인 그녀,(너무 빨리 떠내려 가서 튜브 래프팅 하는 사람은 저희 둘 밖에 없었어요.) 겨우 강 가장자리까지 근접, 다행히도 중간 지점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라오스 소년에게 헬프 미를 애타게 외친 끝에 그에게 구조되었답니다.

더 이상 물에 못 들어가겠다는 그녀와 아주 질려버린 저는 그 무거운 튜브를 들고 걸어서 마을까지 돌아가다가 중간에 빈 뚝뚝을 만나 타고 돌아갔습니다.
아아, 게다가 그녀는 물에서 방 키를 잃어버리기까지 했답니다.

탈진한 그녀와 저,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갔더니

문을 열 수 있는 사람은 한 시간 후에 돌아온다더군요.

정말 뻗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어쩔 수 없이 2층 발코니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때마침 그 곳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고 있던 야즈인지 야쓰인지 하는 전형적인 일본 청년(새까만 곱슬 긴 머리, 얍씰한 외모, 왜소한 체구)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다가 그가 권한 마리화나 한 모금에 5분만에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5시간 후에 의식 회복...

깨어나니 밤 9시였는데 기절했던 것치곤 머리가 너무나도 맑아

샤워하고 다시 잤습니다..

너무 많이 자서 새벽에 절로 눈이 떠지더군요.

아침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정류장에 가는데

역시 방비엥의 아침은 장관이었답니다.

물론 비엔티안까지 돌아가는 버스에서 2인용 좌석에 쿠션만 옆으로 땡겨 세 명을 앉히는 바람에 한 쪽 다리에 마비 증상이 오고 말았지만 덕분에 비엔티안에 도착하니 일어설 수만 있다면 무거운 배낭도 문제가 안 되더군요.

배낭이며 짐 다 들고 비엔티안 관광까지 했어요.

아, 그리고 비엔티안의 추천 음식점!

헬로 책에도 나와 있는 PVO 베트남 식당에서 참치 샌드위치랑 베트남식 쌀국수 샐러드를 먹었는데 쌀국수 샐러드는 과히 최고!

정말 씹지도 않고 삼켰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이번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 중의 최고였답니다.

끝!

사진은 저와 함께 여행한 미스 팩...
방비엥입니다..
2 Comments
이루리 2003.08.26 10:17  
  오랜만에 키득키득 웃다가 크게 웃어봅니다. 글솜씨가 <br>
 예사스럽지 않다 생각했더니 작가시네요. 좋은추억 안 <br>
 고 오셔서 보는이도 행복하답니다.^^ 다른후기도 올려 <br>
 주세요.^^
kasahara 2003.08.26 11:11  
  앗..너무 못 썼다고 생각해서 자책하고 있었는데..감사합니다..^^..여행기를 처음 써보는 거라서요.. <a href=http://www.cyworld.com/kasahara target=_blank>http://www.cyworld.com/kasahara</a> 여기에도 조금 있어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