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 11 / 07 가자! 따뜻한 나라 라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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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 11 / 07 가자! 따뜻한 나라 라오스로

김치아줌마 0 3246
  11월 초순 인데도 갑자기 불어 닥친 한파가 매우 춥게 느껴진다.
나는 작년에도 겨울을 따뜻한 동남아에서 지낸 탓 일까 매서운 추위가 싫다.
그리고 심장이 좋지 않고 혈압이 높은 나에게는 추위가 무서운 적이다.

가자! 따뜻한 나라 라오스로!

11월 7일 저녁 9시 15분 !
많은 짐 때문에 비싼 대한항공으로 부산에서 출발이다.

라오스에 있는 딸 아이는 입만 가지고 이것 저것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주문도 갖 가지다.
나의 노모는 " 지 에미 팔 빠지는 줄 모르고 앉아서 이것 저것 요구 한다" 고 불만이다.
그래도  또 어쩌랴  자식인데......
쥐포 오징어, 쌈장 된장, 고추장도 기본으로 챙기고 김치도 먹고 싶다기에 제대로 된 맛을 내기 위해 고추가루도 준비했다.

그리고 라오스가 내륙 국이라서 혹시나 요드 결핍이라도 올까 봐 김, 미역  다시마, 멸치등등 이것 저것 챙기다 보니 짐도 한계가 있다.

제일 문제가 라오스 학교에 지원 할 학용품이다.

이번 기회에는 필통, 연필, 지우개, 크레파스, 색연필, 자, 색종이등 무게가 덜 나가는 것으로 여행 가방 2개를 가득 채웠다.
무게를  달아보니  23kg, 25kg이다.
항공 화물 써비스 무게가 넘었지만 욕심 같아서는 더 가지고 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짐을 다 챙기고 보니 학용품이 든 끌개 가방 두개 !
등에진 배낭과 앞으로 맨 보조가방, 양손에 든 양념 식품가방 그리고 날씨가 궂은 날 따뜻한 방 생각난다는 딸 아이를 위해 전기 장판도 준비했다.
 "제발 사서 고생하지 말고 몸만 가라" 는 노모의 만류도 뿌리친 채 공항에 도착하여 학용품 가빙 2개는 아들과 내 몫으로 항공 화물로 부쳤다.
 그래도 남은 짐이 등에 지고 메고  양손에 들고다.
기내 통로를 비집고 들어 가기가 힘들었다.
스츄어디스 아가씨가 보기 딱했는지
 "자녀가 태국 계시는지요?"
 "맛있는 것 많이 챙겨 가시나 보죠?"
 나는 조금 미안했다.

남의 짐칸 까지 차지해서 짐 정리를 하고 좌석에 앉으니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어떻게 이 많은 짐들을 들고 왔는지 나도 모르겠다.
기내식을 먹고 나니 짐 때문에 긴장 되었던 마음과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 들었다.
 그런데 옆에 앉은 울산 아주머니가 고통스러워 하기에 물었더니 체 한것 같단다.
 내 주특기인 침으로 손가락을 따 주었더니 금방 편안 해 하신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기내 방송 소리에 눈을 뜨니 돈 무앙 공항 착륙이란다.(방콕 도착시간 새벅 1시20분)
아! 이 많은 짐을 또 어떻게 운반 한담!
우리 모자는 일반 손님들이 다 나간 뒤에야 기내 짐을 챙겼다.
그리고 메고 지고 들고 뒤뚱 거리면서 맨 끝 손님으로 입국 심사를 마치고 부친 짐을 찾기위해 4번 벨트로 갔다.
 우리 짐만 뎅그라니 남아 있어서 짐 찾기는 수월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때 부터였다.
신고 할 짐이 없다고 녹색불이 켜진 쪽으로 나가려는데 한 녀석이 손짓을 하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 오란다.

왜(?)
 짐 검사를 하겠단다.
 가슴이 콩닥 콩닥 뛰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닥칠 것이 왔구먼!
지은 죄는 없는데 왜 이렇게 두려운지 죄 지은 x 은 어떻게 살지.....

 학용품 가방 두개를 열어 보란다.
"에이 사냥개 같이 냄새도 잘 맡는다." 싶었다.
 하필이면......
짐이 적었더라면 여행자들 속에 묻혀 나갔을텐데.....
그리고 보따리 장사들 처럼 천 가방을 두개 씩이나 든 것도 표적의 대상이었다.
 할 수 없이 사무실로 들어가서 가방을 열어 놓고 보니 내가 봐도 이건 영락없는 "학용품 보따리 장사" 를 면키 어렵겠다.
"라오스 학교에 지원 할  물건이다."  "도네이션" 이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한 녀석이 아들을 불러 자기 주머니의 돈을 내 보이면서 500밧을 내라고 하더란다.
그런데 고지식한 우리 아들은 왜 "도네이션" 인데 500밧을 내야 하냐고 따지니 그 옆에 있던 녀석이 이번에는 한 술 더 떠서 5000밧(우리돈 약15만원)을 내란다.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어 버렸다.
그리고 흥정하다 안되면 에잇!, 쏟아 버릴까 하다 꾹 참았다.
라오스 아이들을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내 동료인 임상렬 교장님과 김신조 교장님의 정성이 깃든 지원품 이었기 때문이다.

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모두가 다 "도네이션"을 얘기 하면서 장사를 한다고 몰아 부쳤다.
짧은 영어로 시비를 해 봤자 승산이 없을 것 같아서  밖에서 마중 나와 기다리고 있는 딸 아이를 데리고 오겠다고 했다.
 영어와 태국말을 좀 할 줄 아니 언어 장벽을 넘을 것 같아서.....

분명히 온다는 엄마가 안 올리는 없고 무슨 일이 있나 싶었는데 학용품 때문에 붙들려 있다니 딸 아이도 귀가 막히는지 피익 웃었다.
그리고" 엄마는 사서 고생한다" 고 핀잔이다.

딸 아이와 함께 온 호주 유학 중인 여행자의 도움으로 1000밧을 물고 풀려났다.
우리 돈 3만원이다.( 나는 라오스 입국 시 넘어야 할 태국 국경 통과를 위해 1000밧을 물었다는 세금 영수증을 받았다.)

왼지 입맛이 씁쓸해 진다.
 앞으로 남은 학용품 운반은 또 어떻게 하지...

내가 하는 이 일이 잘 하는 일인지 아니면 정신 없는 할마이 넋 나간 짓인지 나로서는 판단이 어렵다.

다만 라오스를 방문 할 때 마다 만났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해 맑은 웃음 소리와 "싸바이디! " 한 마디에 나는 넋을 잃은 것이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한없이 채워 주고 싶다.
그리고 훗날 이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서 순수함을 잃지 않은 라오인의 자리를 지켜 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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