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발소에서 머리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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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이발소에서 머리깍기

조선소캬캬 12 11726

내일 2014년 3월 23일은 내 베트남 친구의 와이프의 이모부의 막내아들(좀 복장하죠 ^^;;)이 결혼을 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머리를 깍고서 왔습니다. 여기 12군은 호치민에서도 변두리 입니다. 우리 마을에 외국인은 총 3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저하고 저와 같은 방을 사용중인 한국인 그리고 국적을 도저히 알 수 없는 또다른 외국인이 한명 더 있죠. 그래서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는 모든 베트남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킵니다.


학교를 마치고 오는 길에 집 근처에서 머리를 깍으려고 길을 들어오는데, 집 근처에는 없네요. 그래서 걸어서 5분을 시장을 통과해서 갔더니 이발소 하나가 나옵니다. 건물 안은 주인 여자분인듯한 분이 미싱을 돌려서 일을 하시고 남자분도 같이 일을 하시더군요. 제가 들어가니 기계를 멈추고는 나오십니다. 30대는 되어 보이더군요. 제가 헬멧과 마스크를 벗으니 순간 당황하면서 말을 못(안하시는 것은 절대 아니구요)하십니다. 간단 베트남어를 구사했더니 웃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선풍기를 틀어줄까? 물 한잔 마시려냐? 등등 이발과 관계없는 이야기로 대화를 하십니다. 가장 중요한 이발 요금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갈까요? 아저씨?


캬캬: 이발비 얼마에요?

이발사: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20,000동!!!

캬캬:(순간 당황^^;;) 정말 20,000동???

이발사: 당연하지. 하지만, 이발하고 면도하면 5,000동추가가 된다구.

캬캬:(이 순간 더 당황^^;;) 면도 안하면 20,000동이군요.

이발사: 그렇다니까. 면도 할거야 말거야?

캬캬: 면도 안 할래요.

이발사: 그럼 앉아요. 머리는 어떻게 깍아 줄까나?

캬캬: 옆머리 뒷머리는 짧게 자르고, 앞머리 속알머리는 없으니 많이 자르지 마세요.

이발사: (가벼운 웃음을 짓고 나서) 이해했어요. 근데, 국적이 어디?

캬캬: (학교에서는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배워서 순간 당황) 엥?

이발사: 국적! 국적!

캬캬: 아~~~ 한국사람이에요.

이발사: 아!!! 한국사람.


전기바리깡과 빗 그리고 가위로 일사천리로 이발을 합니다. 거침없이요. 경력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시원하게 바리깡을 놀립니다. 그리고 가위로 머리도 잘 다듬어 주고요.


이발사: (면도칼을 들고서) 목하고 귀밑을 다음어요?

캬캬: 그럼요. 물론 공짜겠죠??

이발사: (면도칼을 바꾸면서) 물론 공짜죠. 담배하나 피고 할까요?

캬캬: 그렇게 하세요. 그럼 저도 한개 주세요. 제거 하나 드릴께요. 한개씩 바꿔서 피워요!! 


캬캬와 이발사는 말없이 담배만 한대씩 피우고는 자리로 돌아옵니다. 다시 면도칼을 들고서 머리를 다듬는다. 그러면서 마지막 대사. 예상질문에서 벗어나지 않은 질문입니다.


이발사: 결혼은 했어요?

캬캬: (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예 한국에서 2번했고, 베트남에 3번째 결혼을 하려고 왔어요.

이발사: (웃으면서) 3번째? 진짜로?

캬캬: (웃으면서) 농담이죠. 베트남 사람들이 너무 결혼 이야기를 많이 물어봐서 이렇게 대답을 하면 두번 다

         시는 묻지 않더라구요. ㅋㅋㅋㅋ

이발사: (웃으면서) 베트남 사람들은 그냥 물어보는 거니 너무 신경써지 말아요. 자 이발이 끝났어요.

캬캬: 20,000동 여기요!

이발사: 또 와요!



베트남에서는 교외로 벗어나면 뭐든지 저렴합니다. 그리고 그다지 바가지 씌울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도 하구요. 대신 모든 행동을 곁눈으로 지켜보는 시선들이 가끔은 부담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시하고 지낼 정도의 요령도 생깁니다. 여행객으로 지나치면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힘들게 했다면, 생활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나를 힘들게 하지 않습니다.


좋은 베트남 사람들과 지내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생각처럼 언어 구사력은 늘었는데, 언어 청취력은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주위의 베트남 분들이 많은 대화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12군에서 나름 사람들과 대화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듣기능력은 아직도 좀...


오늘의 느낀점: 베트남으로 언어공부로 오시면 한국사람들 끼리 몰려다니지 마시고, 교외(물론 교통이 좀 불편하지만)로 와서 생활하면서 듣기능력을 향상시키는게 어떨지????  생각보다 베트남 변두리가 지내보면 재미있습니다. 사건 사고도 많고, 그리고 현지인들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보는 재미도 있구요. 여행자거리에서 보기 힘든 것들 많이 봅니다. (지금 집 옆에는 개 도살장도 있어요. 그 개 도살장 주인 아저씨하고는 가끔 커피도 마셔요. 단지 개를 잡는 사람이지, 사람을 잡지는 않으니 걱정 안하구요.)

12 Comments
인차나 2014.03.27 11:57  
캬캬님..잘 지내죠?
반가와요...잘 읽었어요^^
조선소캬캬 2014.03.27 14:36  
아!! 잘지냅니다. 건강하세요. ^^
암사자(김미라) 2014.03.28 23:26  
지금은 중3된 조카도 1월말경에 인도 자이살메르에서  귀를 덮는 동그란 바가지 머리를 50루피(1달러 대략 62루피) 주고 깔끔하게 이발했어요.
( 학생할인 현금 5만원주고 매직한 머리라 하드만요.ㅎㅎ  )
조선소캬캬 2014.03.28 23:34  
조카분이 재치가 있습니다. 1달러를 5만원처럼 쓸줄 아는 재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5만원을 천원의 가치도 없이 쓰는 분도 있는데, 조카분이 더 훌륭한 사고 방식을 가진 것 같습니다.
콩콩1 2014.04.15 18:03  
캬캬님 글 보면 참 재밌네요! 내가 궁금해 하는 진짜 소박한 현지인들의 모습을 올려줘서 더 그런거 같아요!
전 싸파에서 3만동 주고 이발을 했었는데! ^^ 근데 그 이발사가 3만동 받으면서 왠지 더 못받아서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는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왜냐면 우연히 뭐하는 곳인가 들여다 보다 이발소길래 그 안에 있는 다른 손님한테 얼마냐 물어봐서 가격을 알고 돈을 줬거든요!
캬캬님이 당황했던건 너무 싸서 그런거겠죠? ^^
조선소캬캬 2014.04.16 11:51  
예, 너무 싸서요. 보통시내쪽으로 가면 길거리에서 하는 이발소도 30,000동 이상을 부르거던요. 면도나 귀후비는 것은 별도구요. 면도는 이발소에서 잘 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해요. 예전에 밖에서 한번 하고 이유는 모르지만, 면도주위로 여드름 같은 종기가 여러번 나서 그 이후로는 면도는 하지 않습니다.
마쓰다 2014.04.21 00:03  
호치민 district 1 에서는 이발 50,000동 삼푸 40,000동 귀후비 40,000동 면도 30,000동
합니다. 머리도 생각보다 잘 깍아요. 삼푸만 할라고 했는데 자꾸 꼬셔서 어제 다 해봤어요.
ㅋㅋ.
콩콩1 2014.04.21 20:06  
합이 16만동이면 8천원 조금 더하나요? 우리 나라 물가로 하면 저렴한 거 같은데! 현지 물가로 하면 어떤가요? 비싼거겠죠?
마쓰다 2014.04.21 00:04  
아 하노이도 샴푸 40,000동하구요 진짜 시원해요 그리고 얼굴 마사지도 해준답니다.
마쓰다 2014.04.23 13:59  
베트남 환전은 호치민에서 1달라 21000동에서 21100동으로 환전하고 있습니다.
16만동 원화로 하시면 8000원으로 보시면 될것 같아요.^^
조선소캬캬 2014.04.23 21:36  
굳이 비교할 필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호치민은 1군에서 여행자 많은 곳에서 했다면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입니다. 슈퍼볼(공항인근)에서 한국인 대상으로 하는 곳도 그정도 합니다. 60분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전반적인 가격으로 본다면 조금 높지만, 여행자들 상대하는 곳이라면 고만고만한 가격입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 잔돈 남으면 팁으로 잘 주죠. 자기 가방 틀어간 것도 모르고 말이죠. ㅋㅋㅋ
나의하늘아 2015.01.28 21:04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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