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을 여행루트에 넣을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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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을 여행루트에 넣을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고구마 7 12900

여행 루트에 넣을까 말까 고민은 사실 제가 했습니다.  ^^


15일간의 여행 기간 중 사이공, 냐짱, 호이안, 훼는 분명히 일정에 포함이 되었는데 무이네와 달랏을 놓고 저울질 하다가 무이네가 해변이라는 점에서 냐짱과 겹쳐져서 결국 달랏을 넣게 되었어요.

혹시 저랑 비슷한 분들이 계실까봐요...^^ 어느 여행지나 평가는 좋다 또는 별로다 라는 상반된 평이 늘 공존할테지요. 근데 달랏에 대한 한국인 여행자들의 평은 ‘좋다’와 ‘그저 그랬더라’ 사이의 간극이 좀 있는 편입니다. 그저 그런 도시라고 평을 내리는 가장 큰 이유는 별 특색이 없다는 거에요.

 

별 특색이 없다고? 베트남 현지 신혼여행의 메카라던데? 고원 지대에 큰 호수를 끼고 있는 이 남부 내륙 마을의 기온은 좋게 말하면 선선하고 나쁘게 말하면 쌀쌀한 날씨입니다. 저녁에 시장 근처의 노점에는 구제 외투들이 더미로 쌓여져 있고 그걸 고르는 사람들의 손길 또한 분주합니다. 옷의 질은... 뭐 그렇죠. 하여튼 더운 날씨의 사이공 주변 베트남 남부 사람들에게는 이곳의 기온과 작물들이 생경하겠지만, 사계절을 오롯이 다 느끼는 우리에게는 이런 날씨가 그다지 큰 감흥이 있을라나요. 

 

그렇다고 냐짱(보트투어로 대변되는 대표적 흥청망청 해변도시), 호이안(누구의 마음이라도 홀릴 만큼 아름다운 고택과 홍등의 조화), 훼(유네스코 문화 유적의 도시)처럼 딱 대표적인 즐길거리,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구요... 물론 도시 북쪽으로는 사랑의 계곡과 랑비안 산, 도시 동쪽으로는 관광열차 타고 짜이맛 마을 가기라는 다소 서정적인 기차여행, 서쪽으로는 캠리 폭포가 있구요. 남쪽으로는 케이블카 타고 쭉람 선원에 도착해서 선원과 호수 둘러보기와 그 외 다딴라 폭포와 프렌 폭포 관람이라는 관광 포인트가 있긴 합니다만...... 폭포는 우기 때 왔으면 멋있을텐데 건기 때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동남아에서 폭포 볼만한 건 본 기억이 없네요. 역시 폭포나 산이나 최고의 위세는 중국!!!

 

물론 저것 이외에도 관광 포인트는 기이한 외관을 선사하는 크레이지 하우스, 베트남 마지막 황제인 바오다이의  궁전, 달랏 성당 등등 몇몇 볼거리들이 더 있긴 합니다. 이런 것들은 하루짜리 씨티 투어로 둘러서 보는 게 일반적이더라구요. 저희는 오토바이를 대절해 다녔지만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대절은 절대 권할만한 사항이 아니에요. 볼거리들이 멀찍이 떨어져 있어서 개인적으로 찾아가기에는 번거롭고 차를 대절하는 건 비싸겠지요.

 

 

달랏 시장 / 복분자 파는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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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시장 뒷편 윗길의 숙소 밀집지역 / 쭈아닌손(닌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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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숙소 등 여행자 시설이 많은 쯔엉꽁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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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 성당 / 다딴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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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린(죽림)선원에는 노란 대나무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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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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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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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으로 이르는 길 또한 그다지 호락호락 하지 않지요. 사이공에서 풍짱 버스를 타고 7시간 넘게 달려야하고(현재 13만동), 달랏에서 역시 풍짱 버스를(10만동) 타고 꼬불꼬불 멀미 솟구치는 도로를 4시간 조금 못되게 달리면 냐짱 도착입니다. 여기서 2박 또는 3박만 하고 다음 여정을 바삐 가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큰 감흥을 못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생각이 나는 그런 여행지에요. 거기서 좀 더 머물렀다면 뭔가 좋은 일이 생겼을 갓 같은 느낌이요. 저 역시 이곳에서 3박을 했지만, 들어가고 나오는 날을 빼면 오롯이 즐긴 건 이틀뿐이어서 상당히 아쉬운 느낌이에요.

 

달랏은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도시 규모와 방문하는 한국인 자유 여행자의 수에 비해 한국식당이 꽤 많습니다. 제가 알기로만 4군데인데요... 오래 지내기에 편안하고 적합한 곳이라는 장점이 그분들을 여기로 이끌지 않았나 하는 생각 감히 해봅니다. 자유 여행자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혹시 패키지 투어나 골프 투어로 오는 분들은 많이 계실까요? 달랏 시내 가까운 곳에 커다란 골프장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도시의 외관이 다른 일반적인 베트남 도시들에 비해서 상당히 예쁩니다. 그 이유는 이 달랏이 프랑스 식민지 시절 때 프랑스 인들의 여름 별장지로 상당히 인기여서 지금 지어지는 집들도 그때의 영향을 받아 약간 펜션 같은 외관을 갖추고 있어요. 실제로 20세기 초에 지어진 서양식 빌라들도 당연히 잘 보존되어 있구요.
 
숙소의 가격 자체도 꽤나 편안하게 형성되어 있네요. 그도 그럴 것이 도시 전체에 숙소가 산재해 있습니다. 마을 중심부 근처에 특색 있는 서양식 빌라의 외관을 한 게스트 하우스가 더블룸에 10$에요. 시설이 좀 더 낮은 급은 더 저렴한 금액에도 머무를  수가 있지요.

 

유서 깊은 달랏 최고의 호텔인 소피텔 달랏 팰리스 호텔의 외양을 살짝 구경한 후 지도를 보고 소나무가 아름드리 자란 쩐 흥 다오 길을 따라 동쪽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보세요. 양옆으로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지어 올린 프렌치 양식의 빌라들이 줄지어 서있을 겁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양의 개성을 지닌 이 고택들을 찬찬히 구경하는 것은 정말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이 저택들은 일률적으로 달랏 카다사 어쩌구저쩌구 하는 간판을 출입구 쪽에 달고 있는데 지금은 무슨 용도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한때 분명히 호화로움과 럭셔리한 무드가 좔좔 흘렀을 이 길의 저택들은 조용한 지금에도 그 좋았던 시절의 향기를 내뿜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간간히 레스토랑들도 있구요.

 

동쪽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 길의 무드를 한참 즐기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달랏 역을 찾아 들어가보세요. 길에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는 않지만 길 자체가 단순한 편이고 달랏역에 가까이 오면 그 역의 외양이 보이는지라 방향잡기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혹시나 가시기 전에 구글맵 참고 하시면 좋을 듯 해요.

 

달랏역에서는 시간 간격을 두고 근처 짜이맛 마을로 가는 관광열차가 운행됩니다. 짜이맛 마을 자체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어요. 그냥 작은 마을이고 영복사(쭈아 린 푹?)이라는 현란한 모양새의 절이 하나 있어요. 왕복 기차표니까 다시 시간 맞춰 돌아오면 됩니다. 하지만 덜컹 덜컹 꼬마 기차를 타고 오고 가는 길의 평화로운 전경들은 상당히 감수성이 무딘 저에게도 꽤나 감흥을 일게 하더군요. 기차의 맨 뒤 칸에 서서 점점 멀어져 가는 마을을 바라보면 약간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한 느낌마저 듭니다. 아이 민망해~ ^^

근데 요금은 무려 9만8,000동, 거의 5$입니다. 베트남 현지인들은 타지도 않고 외국인 전용 요금제인거 같은데, 훼의 하루짜리 시티투어가 5$인걸 감안하면 정말 너무 비싼 요금이지요. 이 부분은 정책적으로 외국인한테 오버차지를 물리는군요. 으흠...

아~ 그리고 달랏은 베트남 현지인에게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는 곳이래요. 그래서인가요... 달랏 역에 2번 갔는데 갈 때 마다 신혼부부들이 야외 촬영을 하더군요. 근데 신부들은 상기된 표정인데 신랑들은 하나같이 하기 싫은 일 억지로 끌려나와 하는 것처럼 무뚝뚝...^^ 어쨌든 그 정도의 운치가 있는 곳이랍니다.

 

달랏 시장 앞의 화훼 상가와 큰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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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흥다오 거리에는 커다란 프랑스식 주택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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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랏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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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면 달랏 시장근처에 나와 있는 먹거리 탐방을 해보세요.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두유가 한잔에 5,000동 (약 300원) 이네요. 시장에는 복분자도 나와 있는데 한국에서는 비싸게 팔린다니까 한번 사 먹어보셔도 좋을 듯... 저는 편도염 덕택에 목구멍으로 음식도 넘어가지 않을 때라 직접 사보진 않아서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어요. 구운 옥수수 고구마 오징어 등등 많이 나와 있습니다.
안상 거리(시계탑이 있는 로터리에서 서쪽으로 뻗어 있는 작은 골목)의 돌길에는 잡다한 물건들을 파는 노점상이 빽빽하고, 이런 내륙지방에서는 기대 하지 않았던 물 좋은 생선들이 팔리고 있고 그 윗길에는 싱싱하고 아주 저렴한 조개 구이집도 있습니다.
이 해물들은 어디서 온 걸까요? 냐짱? 무이네?

 

달랏에서 만난 사람들(이래봤자 숙소 스텝, 식당 스텝, 여행사 스텝들이지만...-_-;;)은 다른 도시의 사람들 보다 좀 더 나긋나긋하고 친절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평이 엇갈릴 수 있는 부분이고 다분히 객관성을 결여한 감상적인 평이어서 단정 지어 말하긴 그렇지만요...

 

이곳의 특산품인 와인에 취해보는 것도 꽤 로맨틱할꺼에요. 달랏 와인은 도수가 12도 정도로 낮은데요, 가격은 4만동에서 5만동 사이입니다. 불과 2.5$ 내외인데 솔직히 병 값이나 나올라나 싶은 저렴한 가격이네요.

 

처음 만났을때는 별 임펙트가 없는데 지내다 보면 진국이다 싶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달랏의 느낌이 그 비슷합니다. 그래서 장기체류 또는 중장년이 되었을 때 인생의 한 자락을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곳이였어요. 그러니까 결론은 도대체 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라고 하실텐데... 흥겹고 선명한 볼거리를 선호하는 여행자라면 오고가는 노력에 비해 밋밋하다 느끼실테구요, 그게 아니라면 한번쯤 와보세요. 혹시 아나요. 마음에 쏘옥~ 들어서 나중에 은퇴 후에 장기체류할 도시들 중의 하나로 점찍어 놓을지두요.

 

 

시계탑 주변에는 야식집이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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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과 두유를 파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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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 서민들의 좁은 돌길인 안상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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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 거리 바로 윗길에 있는 조개구이집. 한 접시 3~4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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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21세기 나그네 2011.01.30 13:30  
저도 달랏에 대한 여행 느낌은 고구마님과 똑 같은 느낌입니다.
베트남 많은 도시를 여행 해 보았지만
무언가 부족하면서 여운이 남는 도시...
몇달에 그냥 지내고 싶은 도시...
고구마 2011.01.31 00:30  
21세기 나그네님도 그렇게 느끼셨군요. ^^
지금은 쑤언 흐엉 호수 주변에 공사를 하느라 먼지와 덤프트럭으로 좀 괴로운데...
이 공사가 다 끝나면 상당히 정돈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거 같아요.
복분자를 먹었어야 했는데...아직도 아쉽습니다.
piaggio 2011.02.01 17:27  
달랏은 12월이 최고입니다 " 꽃 축제"
전 달랏의 기후가 좋았는데...
한국의 가을날씨.. 가슴속까지 시원한....
그 당시에 일년내내 더운 호치민에서 살았으니....
소피텔 달랏 ..밖에서 보는거와 안에서 산책하는거 천지차이...goooooood
서락산 2011.02.08 00:29  
석달전에 갔었는데 3일내내 비만 와서 시장 구경만 실컷 했는데요...
또 가고 싶네요..
티더 2011.02.08 13:20  
몇년전 가보았던곳...
달랏시장 옆 카페에서 한적함을 즐기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
다시 가보고 싶네요~
송성호 2011.02.15 14:54  
저는 베트남에 사는데 주변 베트남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여행지로는 달랏이 최고다라고 얘기하네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요.. 전 개인적으로 나짱을 좋아합니다...^^
홍길슨처자 2011.03.17 10:35  
복분자주를 드셔야죠~~~^^
죽여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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