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으로 알수없는것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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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으로 알수없는것들4

꿀배 3 3823
벌써 3편을 쓴지 반달 정도가 지나갔군요.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이제는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드네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한 일주일에 걸쳐서 예전 베트남전 당시 해병대 장교분(청룡부대)들을 모시고 전적지 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십년의 전쟁기간중 65-67년도에 걸쳐 초기에 북위 17도(남북 베트남 경계선) 소대장으로 근무하셨던 분들이기에 가장 치열했던 전쟁의 순간에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셨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계셨습니다.

거의 40년이 지난 지금, 역사속에서 베트남전의 의미와 한국군 참전의 의미는 여러각도로 재해석 되고 있지만 피끓는 젊음을 그곳에서 보내셨던 그분들의 노고와 피땀어린 기억들은 그 모든 것을 떠나 저절로 저를 숙연해지게 만들었습니다.

예전 한국군 십자성 부대, 맹호부대 등에서 통역장교로 근무하셨던 월남군 장교분을 어렵게 섭외해서 청룡부대 여단 사령부가 있었던 호이안에서부터 쮸라이, 쾅야이, 퀴년등의 청룡부대 주둔지를 샅샅이 돌아보았고, 가장 치열했던 전적지라 일컬어지는 맹호부대의 앙케패스, 닌호아 송카이 강 근처, 투이호아 지역, 캄낭 지역을 지나 한국군 사령부와 제2대 주월 사령관이셨던 이세호 장군의 관사가 있는 냐짱 지역까지 청룡, 맹호, 백마, 십자성 부대등의 한국군이 주둔했던 중부지방을 샅샅이 도는 힘든 일정이었죠. 동료가 전사했던 산자락을 앞에 두고 묵념을 하면서 오래전 가슴 찢어지는 기억에 뜨거운 눈물을 참지 못하시는 환갑이 넘으신 우리의 아버지들과 함께 하면서 저 또한 가슴이 북받쳐 오르더군요.

이같은 역사가 존재하기에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 있어 어떠한 나라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전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를 알기위해 그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이 문화, 정치, 경제, 사회, 풍습 등의 모든 분야를 풀어갈 수 있는 고리와 열쇠가 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베트남의 역사와 그속에서 우리나라와의 접점을 가졌던 부분들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1월 12일(수) 저녁 7시 20분에 방영됐던MBC ‘와e 멋진세상’의 베트남 로봇 아저씨를 보신 분들 계신가요?

4번째 이야기는 그 촬영에 관한 뒷얘기를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베트남이 어떤 국가인지 다른 방면으로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아서요.

방송이 시작되기전에 뒷얘기를 쓸까 하다가 혹여나 미리 써서 제작하시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방송이 끝나고 컴앞에 앉았습니다.

12월초에 베트남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만의 올림픽인 SEA GAME 이 시작됩니다. 2년전 지난대회에서 베트남이 막판까지 4 위를 하다가 뒤집기 3위를 하면서 이곳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기도 했을만큼 큰 관심을 끄는 경기이기도 하지요. 이번에 베트남이 주최국이 되면서 대회 마스코트로 골든 버팔로가 선정이 되었습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 마스코트가 로봇으로 제작되었는데 로봇의 제작자가 정식으로 기술 교육을 받지 않은 할아버지라는 것이었죠.

이 할아버지를 취재하기 위해 MBC 취재팀이 베트남에 왔고 제가 현지 통역및 코디를 하게 되었습니다.(혹시 보신 분들 계시다면 공룡 로봇에서 불뿜는 장면 나올때 마이크 잡고 베트남 말로 ‘공룡아 불뿜어라’ 하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첫째날

공항에서 취재팀을 마중하고 호텔에 가서PD님과 일정을 상의한후 바로 할아버지를 상견례하고 촬영일정을 상의하기 위해 공장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사전에 할아버지께 이러이러한 목적으로 촬영을 할려고 하는데 가능하겠냐는 협조를 요청했고 흔쾌히 허락을 받아낸 후였죠.

공장은 생각외로 구멍가게 같은 작고 허름한 곳이었습니다. 로봇이 만들어 지리라고는 도저히 여겨지지 않는 곳이었죠. 예전에 오토바이 등의 부속을 다루셨던 분이고 십여년전 어린! 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시작하셔서 오늘에 이르게 된 사연이었습니다. 처음 만나서 얘기를 하고 촬영일정을 맞추는데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촬영허가를 국가에 받았냐고 물어보시는 겁니다. 돌발적인 상황에 취재팀에 물어보니 지금까지 세계 어떤 국가를 다녀도 거의 대부분은 ENG카메라가 아닌 6MM카메라로 찍기 때문에 특별히 따로 허가를 안받는다고 하시더군요. 국내 촬영이나 대규모 작업처럼 조명에 마이크에 그런 촬영이 아니고 단지 카메라맨이 작은 카메라 하나로 찍기에 가능하다는 얘기였죠. 하지만 베트남을 잘 아는 저로서는 사실 그때부터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께는 카메라 장비를 공항으로 들여오려면 당연히 정부허가가 있어야 되고, 허가는 방송국측에서 이미 촬영협조를 얻어놓았다고 거짓말을 해버렸죠.
그리고는 별 문제없이 그 다음날 아침 9시부터 촬영을 하기로 하고 순조롭게 계획을 잘 짜놓았었습니다.

둘째날

그리고는 혹시 문제가 생길것을 대비해서 저랑 친한 베트남 호치민 인문 사회 과학 대학(우리로 치면 서울대입니다.)의 NHINA라는 베트남 친구 한명을 데리고 다음날 아침에 찾아갔더니 모든 로봇들을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놓으셨더라구요. 촬영을 시작했는데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로봇들이 아주 재밌었습니다. 할아버지, 직원도 유머러스하고 촬영에 아주 잘 협조를 해주셨구요. 취재팀도 잘 찍으면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그림들이 나올 것 같다고 좋아하시면서 순조롭게 촬영을 해 나갔죠. 한 1시간 정도 촬영을 했나요?? 이상한 제복입은 두사람이 등장을 한겁니다. 직원들이 7-8명 되고, 공장 자체도 그냥 가게처럼 도로에 접해있는 터라 촬영을 시작하자 동네사람들이 한둘씩 몰려들기 시작해서 구경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제복입은 두사람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베트남에 살면서 여러 색깔의 공안(경찰) 옷을 봐서 다 알지만 처음 보는 옷이어서 베트남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첨 봤답니다. 눈치 빠른 카메라 맨 아저씨가 지금까지 찍었던 분량의 테이프를 빼고 새테이 프로 갈아 끼우시더군요. 그리고 조금 후에 약 10명의 사람들이 다가와서 잠시 얘기좀 하자는 겁니다. 2명은 처음보는 제복, 두명은 공안, 나머지 사람들은 사복을 입었었습니다.

촬영이 중단되고 공장앞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조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제복은 문화관광처 제복이라더군요. 우선은 촬영허가증을 요구했고 없다고 대답하는 그 순간부터 고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고 여기는 어떻게 알았고, 누가 지금까지 현지에서 연락을 했었고, 구구절절 긴 심문이 시작됐습니다.

근데 문제는 촬영도 심각한 문제지만 당장 제가 가이드라고 말 할 수가 없더라구요.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이곳에서 외국인 가이드는 법적으로 불법입니다. 따라서 베트남 단체 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버스에 항상 베트남 가이드가 함께 타게 되죠. 저희는 이들을 seating guide라고 합니다.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만약 공안에 걸렸을 경우 저희는 단지 통역이 되는거죠.

사복을 입은 한 사람이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오로지 영어로만 얘기를 했습니다. 공안에 걸렸을 경우 베트남 말을 할 줄 알면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오로지 온지 얼마 안된 관광객으로 보이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죠.
주로 물어보는 것은 누구의 소개로 여기까지 오게 됐고, 누가 소개를 했냐?? 는 내용이었습니다. 바로 가이드가 누구냐는 얘기이지요.

제가 대학 다닐때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LA에 교환학생으로 1년동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근처에 우리의 코리아 타운과 같은 아니 오히려 더 큰 베트남 커뮤니티가 있었구요.(웬지 아시죠? 1975년 북베트남에 의해 남베트남이 공산화 될 당시 남부 베트남의 지도층들과 돈있는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조국을 탈출합니다. 모든 재산을 써서 미국 영주권을 따내고 또는 프랑스, 호주 등지로 말입니다. 그때 생겨난 말이 보트피플이라는 말이구요. 그래서 미국에는 코리안 타운 같은 큰 베트남 커뮤니티가 LA 근교의 WESTMINSTER, TEXAS, NEWYORK 등에 있습니다.)

실제로 베트남 친구와 룸메이트로 같이 지낸적도 있었구 친구들도 많이 알았었습니다.(베트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많이 알게 되었던게 이때 부터였죠)
그때 알게 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되었다고 제가 데려간 NHINA를 소개했죠.
저는 그냥 MBC취재팀의 일부가 된거구요. 한국에서 NHINA에게 로봇 아저씨와 스케줄 잡아줄 것을 요청했고, NHINA가 모든 것을 인도해 주었다구요.
오랜 시간동안의 심문이 끝나고, 몇장에 걸친 조서를 쓰는 중에 제가 취재팀과 얘기를 해서 돈을 주고 빨리 끝내보려고 했습니다. 1000불 정도를 생각하고, 사복을 입은 사람에게 잠깐 얘기좀 하자라고 따로 불러내려고 했죠. 그런데 들은 척도 안하는 겁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잠깐 얘기좀 하자라는 것이 이곳에서는 공안에게 돈을 주려는 것인지 모두가 압니다. 근데 그걸 거절하더라구요.
예상밖의 행동에 당황을 하고 10명의 무리중 다른 사람에게 어렵게 접근을 했습니다. 문화관광처의 한사람이었죠. 돈 얘기를 꺼냈더니 너무 사람이 많고, 여러 부서에서 나왔기 때문에 불가능 하다네요.

결국 취재팀은 카메라와 테이프를 압수당하고, 여권까지 뺏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었죠. 조서를 주고 그 다음날 아침에 문화관광처로 8시 30분까지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구요. 그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면서 벼래별 고생을 다하신 PD님이 여권 뺏겨보기는 처음이라는 군요.
10명의 무리가 간 후 저희는 숙소로 돌아와 향후 일을 논의 했습니다. 일단 PD님이 MBC 측에 상황을 전화로 얘기하시고, 저는 호치민 주재 대한민국 영사관에 연락해서 약속을 잡았죠.

그리고는 영사관에 함께 가서 상황을 얘기하고, MBC가 협조공문을 영사관에 보내고, 다시 영사관에서 베트남 문화관광처에 촬영 협조공문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가는 일이 풀어지겠지만 시간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오셔서 이틀 꼬박 촬영을 해야하는 일정에서 하루가 늦어졌으니 하루는 연장을 하실 수가 있는데 그 다음은 일본 촬영 일정이 잡혀있어서 연장이 안되다는 겁니다. 그렇담 세째날 바로 모든게 풀어져서 촬영 협조가 얻어져야 하는데 제가 아는 베트남은 정상적인 순서로는 그런식의 신속한 일처리가 거의 불가능한 곳이거든요.

그때부터 골머리를 썩기 시작했습니다. 그대로 있다가는 도저히 일 성사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죠. 어떡해든 일을 처리하고 싶은 생각에 연줄을 대서 수도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협조 요청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공안뿐만 아니라 외무성까지 연관이 되어있더군요.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했지만 빽을 믿고 기다려 보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전의 다음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3 Comments
꿀배 2009.08.05 13:26  
제가 퍼온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분인데.
베트남에대해서는 대학교 교수님보다 더 잘알고 베트남말도 제가본 한국사람중에 제일 잘하시는 분입니다.베트남사람들이 베트남사람인줄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베트남에 대해서 그동안 알수 없는걸 적어서 태사랑식구들에게 도움이 될까 퍼왔습니다. 제가 쓴글은 아닙니다.  몇년된 글이라서 금액이나 인구나 이런것이 안맞을수 있습니다. 양해해주세요~
라르고 2009.08.05 23:46  
제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베트남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해와 수긍을 하게 하는 글이네요^^ 다음 편이 궁금해지는데요~~~ ^-^
꿀배 2009.08.11 17:04  
죄송합니다. 다음편이 있는거 같은데요.
찾아보니까 여기까지네요.. 찾으면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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