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조심하세요, 어제 호치민에서 사기꾼들만 세 번 만났습니다 ㅎㅎ
안녕하세요, 현재 동남아 홀로 여행 중인 20대 중반 남자입니다.
베트남에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들었지만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한 어제; 세팀이나 만났습니다-_-
이후에 태사랑에서 찾아보니 역시나 익히 알려진 사례여서
공부하고 미리 대비하고 갔으면 괜찮았을텐데 하는 마음에ㅠㅠ
다른 분들 조심하시라고 올려봅니다.
<개요>
제가 만난 그들의 공통점은
말레이시아에서 휴가차 여행 왔다고 하는 2인조 (남여,남여,남남) 이며,
외모나 옷차림 깔끔한 편에
영어 이름으로 자신들을 소개하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며 남자들의 인상이 좋다는 것이었구요.
길거리에서 뭔가 화제거리를 잡아 아주 반갑게 말을 걸어왔으며
'한국'과 자신들을 어떻게든 연관 짓습니다.
대화 초반에 재빨리 여행계획과 기간, 비용을 물어봤구요.
아마 이를 통해 작업 여부를 결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ㅎㅎ
만난지역은 팜응라오 거리 앞 공원에서 2팀, 통일궁 근처에서 한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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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팜응라오 거리 앞 공원에서 만난 남매였습니다.
오빠는 말레이시아에서 건축분야에서 일하고
여동생은 각 나라를 돌면서 1년씩 일을 하는데 이번에 한국측 회사에 합격하여
회사측에서 보내준 한글로 된 문서 번역을 부탁하더군요ㅎ
시간 괜찮으면 같이 점심식사 하며 같이 시내관광 하자고 하여 수락했구요;
점심먹을겸 택시 타고 현지에 산다는 남매의 누나집으로 향하는데
말레이시아 관광 정보와 자신들의 모든 인적사항을 친절히 적어주면서 제 것도 부탁하더군요
그래서 대충의 주소, 이멜 정도를 알려줬구요,
이후에 제 여행비용과 계획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누나라는 사람의 집에 도착해서 물, 과일과 점심 대접을 받았는데
물도 생수병을 제 앞에서 따서 주고, 과일과 식사할때도 먹는 것 보고 나중에 식사 시작해서 다행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중간에 집 주인이라는 쉐라톤 카지노 딜러라는 사촌이 왔는데
영어가 흡사 네이티브 수준이어서 더 믿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택시 타고 집 밖으로 나오면서
자신들은 번역할 한글문서를 갖고 계신 입원 중인 어머니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하며
그 외에도 여행경비에 대한 끊임 없는 질문공세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때 마음 놓고 그대로 다 대답해줬습니다. - 조심하시길)
결국 전 목적지였던 통일궁 앞에서 먼저 내리면서
오후 5시에 받은 연락처로 연락하기로 하고 택시에서 내리는 와중에
택시비가 모자란다고 도와달라며 20만동을 요구합니다.
정신 없는 통에 20만동 꺼내주고 내리니 참 찝찝하더군요.
사실 이 때까진 믿고 싶은 마음이 반 정도는 있어서
약속된 시각에 연락하려고 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두 번 더 만난 후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ㅎㅎㅎ
<두번째>
통일궁 근처 거리에서 만난 남매라고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휴가차 왔다는 말과 동시에
그 전에 만났던 사람들까지 모두 사기라는 걸 알았구요,,
제가 비틀즈 티를 입고 있었는데 자기도 비틀즈 좋아한다며 멤버들 이름을 한번 훑더니 바로 작업 들어오더군요,
여행 기간, 비용 완전 없는 것처럼 얘기하니
남자는 아버지라는 사람과 통화하더니 저를 바꿔줍니다.
아버지라는 분과의 통화내용은 간단히,
내일 본인의 생일이니 초대할테니 케익 사게 20만동을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동생이라는 사람은 한국 돈을 기념품으로 달라고 해서
마침 잘됐다 싶어 처치곤란했던 동전뭉치를 줘 버렸으나
다른 한국사람을 대상으로 사기칠때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차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혹시 누군가 우리나라 동전 앞세우고 다가오면 조심하세요.
제가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겠네요ㅠㅠ
<세번째>
집으로 돌아오는길 팜응라오 거리 앞 공원에서 한 중년 아저씨가
역시나 비틀즈를 화제삼아 접근했습니다.
역시 여행계획과 비용부터 질문에 돈 거의 없다고 대답했으나,
자기 딸이 서울대로 1년간 유학가는데 조언이 필요하다며
내일 집에 점심식사 초대한다고 하더군요.
약속 시각 장소 잡고 정말 갈 것처럼 희망을 마구 준 후에
자리 바로 떴습니다-_-;;
전날에 세번씩이나 마주쳐 절 유혹하던 쎄옴기사분이
오늘 만나 얘기해주더군요,
어제 제가 그 아저씨와 얘기할 때 절 봤는데
집에 초대해서 약 탄 음료수 먹인 뒤에 돈 다 털고 버리기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이미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말레이시아 사람이 아닌 필리핀 사람들이라고 하구요,
여기 사람들 믿지 말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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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피해입은건 처음 만난 팀에게 20만동을 준게 다이긴 하지만
그것보단 같이 꽤 오랜시간을 보내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기에 나름 상처를 받긴 받았나 봅니다ㅡㅡ;
운이 좋아서 그렇지 처음 만난 사람들이 마음만 독하게 먹었어도
지금쯤 다 털려 있을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이긴 하네요.
수업료라고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잘 다니고 있습니다ㅋㅋ
태국, 베트남에서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유창한 영어로 먼저 다가오는 말끔한 사람들 중에 대다수가 사기꾼이었습니다.
저처럼 혼자 여행하시는 분들 항상 조심하시구요.
전 현재 호치민 데땀거리에서 지내는 중입니다.
오토바이가 참 매력적일 정도로;; 많아서 살짝 정신 없지만
먹을거리가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한게 너무너무 마음에 드네요 ㅎㅎ
사람들 불친절하다는 것도 아직은 잘 모르겠구요;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재밌는 곳입니다;
앞으로 오픈버스 타고 하노이까지 올라갈 계획인데 많이 기대하는 중이네요~
모두들 즐거운 여행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