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순회공연(?) -베트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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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순회공연(?) -베트남편-

청묘 4 2893

안녕하세요 청묘입니다.

약간 늦었지만...베트남 편 올립니다.
이 글은, 동남아시아 순회 배낭여행을 하려는 커플친구를 위해 적었던 글입니다.
모든분들에게도 어느정도 도움이 될까싶어 이곳에도 올려봅니다.

반말인 것은 친근함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니 양해해주시길 바라구요..;

태국 중 남부를 시작해 캄보디아, 그리고 베트남을 거쳐 라오스, 그리고 태국 북부순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각 글은 각 나라 정보게시판에 올려두었으니 참고하시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뭐 캄보디아 편은 반응이 아예 없었지만..(..)
그래도 끈기있게 올려봅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참고로 저는 호주에서 일을 하며 글을 올리는 관계로, 정보가 틀린 것이 발견된다면 주저마시고 수정요구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바로 고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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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냐옹? 일어나라옹"

...갑자기 청묘녀석이 친절한 척 내 곁에 다가와 뺨을 핥으며 이야기했다(모르는 분을 위해서. 이 녀석은 고양이다. 아주 악질의.).

"...어이, 이렇게 만든 장본인께서, 어찌 그리 착한척을 하시고 그러시오."

"냐옹....이제 베트남 설명해야지옹"

......귀찮은 것은 죄다 나에게 맡기는 이 못된 못된 못된...................


"가만보자...네가 이번 주 쓸 생활비를 좀 줄여야 될 것 같은데옹.."


"...아 몸이 좋아졌다."

.
.
.
젠장. 어딜 가나 자금원이 저녀석이라는 사실이 나를 이런 비굴한 조수로 만들어버린다....으으..

❏ 베트남

 드디어 베트남이다! 베트남 국경은 약간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모든 여행객들의 짐을 귀찮게 일일이 x-ray조사를 해대고 이런저런 서류를 끊고 하기도 하기 때문에-. 하지만 비자 걱정은 할 필요 없으니 그것만큼은 좋지! 베트남은 태국과는 달리 무비자 체류기간이 짧아. 2주. 그리 길지도, 그리 짧지도 않은 시간이지. 모든 도시를 훑어보는 것은 가능하나 제대로 느끼기엔 부족하다고 생각되는...라오스편에서 말할 테지만, 라오스도 무비자 체류기간이 2주야. 아무튼..목 바이라는 곳이 베트남 이미그레이션이 있는 곳인데, 버스는 아마 갈아타지 않을지도 몰라. 그대로 같은 버스를 타고 베트남 호치민까지 가는거지.

 베트남의 화폐단위는 동(d). 대개 1000동이라 하면 뒷자리 0을 빼고서 우리나라 돈 100원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지금은 조금 바뀌었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이 선이라고 생각해.

 버스는 아마, 호치민의 여행자 거리 한켠에 내려줄거라 생각해. 그곳 이름은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만...아무튼 큰 공원 곁에 있어. 아마 도착하면 공원이 어디 있는지 금방 보일거야. 그리고 여행자 거리는 꽤 큰 편이지만...가격이 싼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 100배 즐기기에 있는 도미토리나 싼 가격이 표시되어 있는 호텔들은 거의 사라졌거나 가격이 몇 배는 올라있지. 관광객이 많아지는 만큼 그들의 욕심도 커지는 것인지...흥정을 하면 어느 정도 깎아주긴 하지만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크게 비싸. 일단 싼 숙소 찾는 방법으로는 태사랑 사이트에 접속해 정보를 알아보는 것. 호치민의 숙소에 대한 정보가 꽤 많이 있을거야...내가 그곳에 있을 당시에는 그닥 내 마음에 드는 숙소가 없긴 했지만 조금 더 업데이트가 되었을지도 모르지.



 내 기억으로 그곳의 숙소 정보를 끄집어내자면.. 여행자 거리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여행사 겸 GH가 하나 있긴 한데 가격도 괜히 비싸고 시설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야. 거의 한국인 대상으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가격이 한국기준이라고 생각하면 좋을거야. 그 나라 사람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무척 비싸니까. 근처에 다른 한국인이 운영하려 개장준비를 하던 호텔이 하나 있었는데, 한국인 여행자들을 위해 도미토리도 신설하는 중이라고 했었어. 내가 있을 당시에는 오픈준비중이라 가지는 못했지만, 아마 지금쯤은 열었겠지. 태사랑 홈페이지에 그 정보가 아마 있을거라 생각해. 방세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여행자 한 친구와 더블룸 쉐어로 이틀에 224,500d이었어. 이것도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그나마...랄까.

 그리고...여행자 거리의 큰 골목을 따라다니다 보면 위 아래로 자그마한 골목들이 많이 나와. 그곳을 두리번거리며 걸어 다니다 보면 수많은 GH들이 보이지. 약간 고시원 분위기랄까..가파른 계단 위를 올라가 방에 들어가면 침대 하나, 가구 몇 개, 좁은 화장실이 존재하는 곳인데, 가격은 그나마 다른 곳에 비해 싼 편이야.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가격흥정을 하면 깎아지기는 하는데, 다른 여행자들에게도 이미 알려진 편이라 대개 방이 꽉 차있는 경우가 대부분. 가족 단위로 GH를 운영하는 것 같아 나름 친해지면 재미있을 법도 해. 선택은 너희들에게 맡길게. 여행을 하면서 발품을 팔아 싼 가격의 숙소를 찾는 건 쏠쏠한 매력 중의 하나야. 힘들다고 아무 곳에나 들어가 숙박을 해대면 쓸데없는 지출 덕에 주머니가 많이 가벼워질테니 힘들어도 시도해보는 게 좋아. 

 참..베트남의 특징 중 하나를 알려주자면, 주소를 알면 그 건물의 위치 찾기가 무척이나 쉽다는 것. 예를 들어 주소가 '호치민 거리 40'이라면 그 도시의 지도를 보고 호치민 거리를 찾아간 뒤, 간판에 '40'숫자가 써있는 곳만 찾으면 되(대부분 거리 이름은 헷갈리지 않게 하 뿐이거나 같은 이름의 거리라면 뒤에 1또는 2의 숫자를 붙이지.). 번호는 순서대로 매겨져 있기 때문에 거리만 찾으면 숫자를 헤아려가며 걸어가면 되지. 만약 숙소를 찾다가 간혹 괜찮은 곳이 있어 위치를 적어두고 싶다면 주소를 적어두면 아주 편할거야.

 먹거리에 관해서는...여행자 거리에서는 먹을 게 별로 없다고 보면 되. 가격도 많은 관광객 덕분에 비싸진 편이고, 현지 음식임에도 마구잡이로 여행객 입맛에 맞추느라 맛이 다르거나 그저 많이 팔기위해 아무렇게나 만든 녀석이 많아. 하지만 개중에도 괜찮은 집은 한군데 즈음은 있는 법...단 한번 먹었지만 가격도 괜찮고 맛도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 곳들이 있어. 현지인들도 많이 가는 곳이었는데..위치를 설명하기가 조금 애매하네. 덮밥을 위주로 파는 곳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각종 해산물이나 족발과도 비슷한 삶은고기를 밥 위에 소스와 함께 얹어 먹는 요리를 파는 곳이었어. 보통 그런 가게들은 가게 앞에 즉석에서 요리를 해서 주기 때문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 먹거나 포장을 해서 가져갈 수도 있어 편하기 때문에 부담도 없어.가격은 대충 15,000d 정도?

 바로 근처에 느억 미아라고, 사탕수수로 만든 쥬스를 직접 만들어 파는 자그마한 행상인 아저씨가 유유자적하고 있으니, 그것도 반드시 한 번 즈음은 사먹길 바래. 무척 맛나거든. 느억 미아는 태국이나 라오스, 인도나 파키스탄에도 존재하지만 베트남이 최고로 맛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가격은 5000d. 지도가 있으면 설명해주기 편할텐데 조금 아쉽구나. 대충 지도상으로 설명하자면 여행자 거리 남쪽 거리가 끝나는 부분 왼쪽 편. 그리고 교차로 바로 왼쪽 길가에는 국수 노점상이 있는데 가격은 조금 비싼 듯 하지만(15,000d) 맛은 괜찮은 편이야.

 참, 밤이 돼서 싸고 맛좋은 먹거리를 찾는다면 여행자 거리를 지나 펼쳐져 이는 현지인 야식 거리를 가보길 바래. 여행책자에는 써 있지 않는 곳이라 여행객도 없고 가격도 싸고 맛도 좋지. 여행자 거리 동쪽으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횡단보도를 넘어 약간은 어두운 골목길을 조금만 걸어가면 나와. 낮에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밤이 되면 거리에 좌판이 벌어지고, 많은 현지인들이 그곳에서 음식을 먹고있지. 싼 가격에, 그들와 함께 어울릴 수도 있는 좋은 기회일거야. 되도않는 영어와 베트남어로 대화를 나눠보기. 후후후. 그곳에는 맥주(여행자거리에서는 맥주를 11,000d에 파는데 비해 이런 곳은 9,000d정도니까 훨씬 돈을 아낄 수 있어.)나 생필품도 파는데 여행자거리 중심가보다는 훨씬 싸니까 그곳을 애용하도록.

음...그럼 호치민의 볼거리를 말해볼까...

 사실 나는 투어를 선택해 어딘가를 가는 것보다 직접 지도보고 두 발로 걸어 다니며 이곳저곳 들썩이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그렇게 해야 훨씬 현지 사람들의 생활상을 지켜본다거나 생각지 못한 친절을 받거나 할 수 있거든) 그닥 먼 곳은 억지로 가려고 하질 않아. 되도록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이라거나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을 선호하지. 거기다 여행자들만을 위한 비싼 입장료의 박물관을 들어가는 것 보다 여행자 없는 골목골목을 헤매며 현지인들과 인사하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에, 투어 관광객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곳들은 안 가본 게 더 많다는 걸 미리 말해줄게. 그런 것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태사랑 사이트나 100배 즐기기를 살펴보길 추천해.

 어쨌든...호치민 도시는 무척 커. 예전의 수도였던 덕분인지-(대부분이 모르고 있는 게, 베트남의 수도는, 호치민이 아니라 북쪽에 있는 하노이라는 것. 옛 베트남 전쟁에서 공산주의측인 하노이 측 베트남인들이 승리했기 때문에 하노이가 수도가 된 거지..)그리고 민주주의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특성인지 무척이나 규모가 크고 나름 깔끔한 편이야. 지도를 들고 직접 걸어다니기에도 그리 큰 부담은 안가지만 힘들다면 다른 교통수단을 타 보길 바래. (하지만 쎄옴은 추천 안해. 쎄 옴이란 베트남으로 껴안다는 의미라는데, 택시의 대용으로 오토바이 뒤에 승객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이동해주고 돈을 받는 오토바이를 쎄 옴이라고 하지. 하지만 여행자들을 대상으로는 가격을 뻥튀기하거나 다른 장소로 가서 돈을 빼앗는 등 이런저런 안좋은 소문이 많기 때문에 그리 추천할 게 못되거든. 그 이외의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거야.)

 볼만한 곳은..노트르담 성당이나, 바로 곁에 있는 호치민 우체국-또는 그곳에 가는 길에 있는 꽤 큰 재래시장(이름은 까먹었지만 무척 맛나기로 유명한 베트남 커피를 종류별로 팔고 있어서도 유명하지.), 그리고 밤이 되면 펼쳐지는 야시장과 밤이 되면 조명에 빛나 멋지구리하게 보이는 호치민 동상-(호치민 동상까지는 조금 거리가 먼 편이라 꽤 걸어야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지.)....

 참. 베트남 전쟁기념관은 반드시 가보길 추천해. 수많은 사진자료들과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곳...가슴 아플지 모르겠지만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되는 역사라고 생각하거든. 특히나 베트남 전쟁은 참 잔인했던 것 같아. 전쟁기념관에 가서 보면 알겠지만,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수많은 아픔을 가져다주는
지..전쟁 따위 악마나 가져가라지!

 하지만 그와 함께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베트남인들의 노력 역시 보여. 내용은 내가 이야기하기보다, 직접 보며 느꼈으면 해. 어떤 감정을 느낄 것인지는, 너희들에게 달려 있으니까...

 그리고 지도를 쳐다보다 보면 근처에 건축대학교라 적혀있는 학교가 보일거야. 전쟁기념관에서 동쪽으로 조금 걷다보면 약간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베트남의 대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꽤 재미있을지도. 이곳은 그저 다니다가 발견한 곳인데 대학교 바깥에 노점카페(?)의 재미있는 모습도 볼 수도 있어. 커피를 파는 아주머니가 한 분 계시고(커피는 아마 5,000d정도?), 그 주위에 대학교 벽 아래에 철퍼덕 주저앉아 대화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 베트남 대학생들의 모습이 보이지. 같이 한 잔 하면서 영어로 대화를 시도해 봐도 재미있을거라 생각해.

 그것 외에도, 밤에 공원에 나가보면 오토바이 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베트남 커플들이나 운동을 하는 베트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지..

 아이코..이제 호치민의 설명은 대충 마치도록 하지. 내가 본 것들은 이것들보다 훨씬 많지만..이야기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거야.

 자, 이제 그럼 호치민을 출발해 다른 도시로 가는 수단을 이야기해볼까. 설마 비행기를 이용하진 않겠지! 베트남이 긴 덕분인지, 이곳에는 버스가 참 발달되어 있어. 큼지막한 여행사가 몇 개 있는데, 도시마다 체인점이 존재하고 그들이 연계해서 버스를 운용하지. '오픈 버스'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어서, 호치민이든 하노이든 훼든, 여행사에 가서 나는 버스를 타고싶다..고 하면, 그 티켓을 구매할 수 있어. 왜 오픈 버스냐? 하면, 바로 어느 도시에서든 멈춰 무제한으로 지내고, 다시 버스를 타고 출발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지. 말하자면, 백지수표와도 같달까. 단지 써넣을 수 있는 것이 금액이 아닌 날짜라는 것. 그리고 돈을 낸 만큼 정거해 체류할 수 있는 도시의 수가 늘어나. 북쪽과 남쪽을 오고가는 이 버스들은 항상 어느 도시 포인트에서든 잠시간 정거했다가 사람을 태우거나 내려주고 다시 출발하기 때문에 어느 날이든 여행사에 가 티켓을 보여주고 날짜를 정하면 만사 오케이. 오픈 버스 티켓 가격은 대부분 비슷비슷하지만 바가지를 쓰지 않게 몇 군데 오고가는 것이 좋을거야. 나는 32$, 약 512,000d을 내고 모든 도시를 지날 수 있게 티켓을 샀었어. 하지만 지나치게 싸거나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여행사는 이용하지 않길 바래. 유명한 여행사가 몇군데 있으니까 태사랑에서 검색해 선택하는 방법도 있고.

 버스는 두 종류가 있어. 침대 버스와, 일반 버스. 침대 버스가 가격이 약간 비싸고 고급이지. 하지만 개인적으로 침대 버스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아. 일반 버스와 거의 비슷한 크기지만 좌, 우, 그리고 중간, 그리고 1, 2층으로 좁은 침대가 놓여있어서 누워서 가는 녀석이거든. 통로도 좁은데다 개인공간도 그리 넓은 편이 아니니...나로서는 그닥 좋아하던 녀석이 아니었어. 거기다 여담이긴 하지만 나는 중국여행 때 침대버스에서, 언제나 씻지 않는데다 왠지 몰라도 죽어라 구두만 신어대는 중국친구들이 벗지도 않던 구두를 이곳에서 벗는 덕택에 질식해 죽을뻔 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아무튼 그래도 이곳 침대버스는 깔끔하고 모두들 여행자라 에티켓 정도는 지키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테지만 이 버스를 선택한다면 그런 점은 염두해두길..좋은 점이 있다면 밤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하는 버스일 경우 밤잠을 누워서 잘 수 있다는 거랄까. 하루는 굳은거니, 버스 안에 누워 숙박비 하루치를 번다고 생각하면 무척 기쁘지 않아? 그 정도 돈은 어디서 땅 파서 나오는 돈이 아니라구. 후후후.

 일반 버스도 나쁘지 않아. 앉아서 간다는 단점이 있다 해도, 밤차라면 밤 시간에 모두들 의자를 거의 누이다시피 해서는 잠을 청하기 때문에 우리들 역시 마음 놓고 의자를 뒤로 제쳐두고 잘 수 있거든. 가격도 침대버스보다 싸기 때문에 나로서는 두말할 것 없었지. 어쨌든 어떤 버스를 탈지는 너희들이 결정하길.

 참, 여행의 상식 중 하나. 버스는 아무래도 밤에 타는 것이 좋아. 밤을 버스에서 자며 숙박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기도 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시간이 아침이라면 바로 이곳저곳 관광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만약 버스를 아침에 타서 저녁 늦게 도착했다고 생각해봐. 그럼 하루는 그냥 날아가는 거지...시간이 빠듯한 여행이라면 되도록 저녁시간에 출발하는 버스를 선택하길.

 그리고 미리 버스에 타기 전에 먹거리를 챙겨가도록 해. 버스가 점심시간이라며 도착하는 식당은 대부분 여행자들을 위해 일부러 지어진 곳이라 가격도 비쌀뿐더러 맛도 보장하지는 못하지. 대신 버스에 타기 전에 노점에서 파는 음식들을 미리 포장해서 가져가면 맛도 좋고 가격도 싸고.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먹는 반 미(바게트 빵에 고기나 야채를 집어넣고 소스를 발라 먹는 녀석인데, 맛이 꽤 괜찮은 편이야. 아침 대용으로도 좋고.대개 10,000d)나 껌~으로 시작되는(껌이 이나라 말로 밥이라는 뜻이라더군. 10,000d이나 15,000d) 음식을 아무거나 선택해 싸달라는 시늉을 하면 밥 위에 고기나 야채 등을 알아서 올려주고는 포장해주지. 시간이 지나 식더라도 맛이 상당히 좋으니까 강력추천.

 자...그럼 어디를 경유해 볼까? 내가 추천하는 루트로는 호치민->냐짱->호이안->훼->하노이 정도랄까? 그 사이에 다낭이나 이런저런 다른 곳들도 많다고 들었지만 그곳에 대한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으니 가이드북이나 태사랑을 참고하길 바래..

 버스들은 각 도시마다 잠시간 정차를 하기 때문에 잠깐동안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어느 곳이든 가는 길에 내려 주위를 돌아보는 것은 일단 권장사항. 나같은 경우에는 냐짱은 한 두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이 주어졌기에 해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지. 냐짱은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한 바닷가 도시. 나같은 경우엔 아침에 도착해 막 떠오르는 태양과 파도, 그리고 산책을 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었는데...너무나도 좋았어. 오히려 짧은 순간이었기에 더욱 인상 깊었는지도 모르지. 어쨌든 해변의 풍경은 정말 이쁘니까, 잠시만이라도 해변의 풍경은 눈에 담아두도록 해.

 호이안-. 여행자들이 베트남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도시랄까. 자그마한 도시임에도 독특한 정취와 조용함 덕분에 많은 이들이 좋아하지. 호이안에서는 이틀 정도는 머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호이안의 숙소는 대개 가격이 비슷하니까 좋은 곳을 찾아 방을 잡길 바라구.(내가 머물었던 가장 싼 도미토리 가격이 디스카운트 해서 51,000d이었음) 내가 갔을 당시는 하필이면 우기인 덕택에 비가 많이 내려 그리 좋다는 감정은 느끼지 못했지만, 분명 호이안은 좋은 곳이야. 따뜻하달까..골목골목길들도 호치민이나 냐짱의 모습들보다는 옛 것이라 왠지 익숙하고, 사람들도 친절해. 지도에는 나와있지 않는 좁은 골목길을 마구 헤집으며 돌아다니다 보면 뜻하지 않은 행복을 얻을 수 있을거야. 그리고 낯선 여행자를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을 거는 현지인 들의 순수함도..

 호이안 중심도시에서 꽤 오랜시간을 걸으면 해변이 나와. 하지만 무척 멀기 때문에 걷는 것 보다는 뚝뚝을 이용하길 추천해. 아마 뚝뚝으로 10분~15분정도면 도착하지 않을까 싶어. 이곳 해변도 아름답기로 유명하지. 스쿠버 다이빙도 종종 하는 것 같고...

 해변가에 앉아서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다가 모래로 장난을 쳐도 좋고. 물장구를 치러 바닷물에 발을 담궈도 좋고. 많은 생각을 하기에 정말 적당한 장소라고 생각해.

 남쪽으로 걸어가면, 다른 건물들과는 달리 느닷없이 중국풍의 독특한 건물들이 나와. 그곳에는 공예품들도 많이 팔고 이쁜 풍경도 많아서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지. 좁은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진찍을 포인트도 많을테니 한 번 가보길 추천..

 . 사실 나로서는 호이안 보다는 이곳이 훨씬 좋았어. 옛 베트남의 왕궁이 있는 이곳. 하지만 그 왕궁에 끌렸다기 보다 그곳 사람들에 끌렸지. 이곳에는 여행자지구가 딱 하나밖에 없어. 그나마도 그리 크진 않은 곳이라 그 숙소가 그 숙소. 그 중에서도 딱 한 군데 도미토리가 존재하는 GH가 있는데, 100배 즐기기에도 나와 있는 곳이야. 도미토리에서 묵지는 않더라도 기왕이면 그곳에서 묵기를 추천해. 일본인이 운영하는 듯 일본인들에게 무척 유명한 곳이라 일본인 투성. 말을 걸어 친구가 되기도 쉬울테니.

 이곳에는 무척 값싼데다 맛나는 음식이 하나 있어. 분짜라는 국수. 국수에 너비아니 같은 고기를 넣어 먹는 것인데, 하노이 편에서 더 자세히 설명해줄게. 이곳 훼 분짜는 훨씬 서민적이게 그냥 국수에 너비아니를 담근 채로 주는데 우리 입맛에도 맞게 약간 매운 게 딱이지 가격은 6000d. 나는 언제나 두 그릇 먹었어.. 하지만 숙소에서 거리가 조금 멀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몰라. 다리를 건너 훼 왕궁 오른편 강을 마주보고 죽 늘어져있는 상점 중 하나인데, 찾기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찾기 힘들면 되도록이면 여행자거리에서 식사를 하기보다는 다리 건너 훼왕궁 근처의 서민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 어쨋든 그곳은 현지인들을 상대로 하는 식당이어서 그 도시 분위기 물씬 풍기는데다 인심도 좋고, 가격은 지나칠 정도로 싸고. 언제나 가득 붐비는 가게 풍경을 보면 기분도 좋아질거라 생각해.

 그 외에는 숙소가 있는 곳에서 다리를 지나 맞은편에 있는 시장이 볼만하달까. 이곳은 여행객들에도 알려져 있어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 많은 것들을 팔고 있으니까 구경하면 좋을거야. 과일 같은 것들도 맛있는 것들이 많으니 흥정해가며 사 먹어도 좋구. 그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여행의 행복 중 하나.

 그리고 GH에서 나와 동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자그마한 시장이 있어. 이곳은 여행자들은 별로 모르는 곳. 2일장인 듯, 이틀에 한번 꼴로 하는 것 같은데 규모는 작지만 참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곳이야. 이런저런 야채나 생선 등 식품을 파니까 설렁설렁 걸어가 구경하기에도 좋아..

 자...이제 드디어 베트남의 마지막 종착지인 하노이에 가볼까!

 내 생각에는 하노이에 도착하면 외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지 않을까 싶어. 라오스에서 그곳에 도착하니 시내와 꽤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결국 한 일본인 친구와 택시를 타고는 시내까지 간 일이 있었거든. 그 버스정류장에서 시내까지 가는 방법은 택시를 사용하거나 또는 버스 안에서 숙소 설명을 하며 권유를 하는 삐끼의 손에 못이기는 척 이끌려-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싼 가격에 시내의 그 숙소까지 갔다가 방 확인을 하는 척 하고는 은근슬쩍 나가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더라구. 뒤의 방법은 확실치도 않고 바가지를 쓰일 위험도 있으니 왠만하면 돈이 아깝다 생각되더라도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어. 단, 흥정은 필수. 하지만 버스가 시내 중심부근에서 내려준다면야 문제는 없지.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 호치민의 모습과는 달리 호이안은 민주주의에 물들어가는 공산주의 개념을 여전히 품안에 안고 살아가는 약간 모순적인 도시이지. 공산주의의 모습이 겉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서 곪아가고 있는 듯 한 사회를 느낄 수 있어. 깔끔한 거리, 아름다운 호수, 반듯한 건물..그러나 눈을 내려 한 군데 낮은 곳을 바라다보면, 많은 부조리를 느끼게 되지. 하루에 1000원을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서민들, 1000만원이 넘는 한국산 수입 자동차 싼타페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는 공산주의 정치가나 갑부의 아들들...가난한 자는 가난할 수 밖에 없고, 부유한 자는 부유할 수 밖에 없는 부조리한 현실. 앞날을 내다볼 능력이 없는 가난한 자들의 모습이 안타깝게 보이지만 어떻게 할 수는 없지.

 하지만 그래도 그들의 모습이 어두워 보이지만은 않아. 그들 눈 속에 피어있는 미소와 행복이 어디서든, 어느 사람에게서든 보이거든.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느낌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하노이의 골목을 걷는다면 너희들은 그 미소를 느낄 수 있을거야. 

  하노이는 관광명소보다는 골목골목길을 걷는 것이 좋을거야. 숙소가 밀집되어 있는 지구의 주위에는 수많은 종류의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셀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지. 바글거리는 사람들과 그 사이사이를 요리조리 헤집고 나아가는 쎄 옴, 그리고 자동차...지도를 가지고 다니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쉽상. 하지만 그 골목을 걸어다니며 정취를 느끼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를거야. 개인적으로 그곳과 함께 정말 사람사는 곳임을 느꼈던 골목길로, 대우호텔 가는 길의 서민들의 골목. 꼬불꼬불 미로처럼 이어진 길에 군데군데 놓여진 허름한 식당, 그리고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굴뚝과 발가벗겨진 아이를 씻기고 있는 아주머니, 실컷 장난을 쳐대고 있는 개구쟁이 아이들..약간 거리가 멀긴 하겠지만 그 골목길들은 갈 수 있으면 꼭 돌아다녀보길 바래.

 그리고 하노이 시민들의 자랑인 호안키엠 호수. 시내 한 가운데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는 이 호수는 참 포근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호숫가에 앉아 책을 읽거나 사진을 찍거나 사랑을 나누거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지. 매일 아침이나 저녁이 되면 빠알갛게 노을이 지며 아름다운 광경이 연출되니 그것도 절대 놓치지 말길. 공산주의고 민주주의고 따위 상관할 것 없이, 행복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베트남인들의 모습 역시 보일테니..

참. 먹는 것 설명을 안했구나.

이곳은 태사랑이나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봐도 한참 길게 설명이 나올테지만, 맛있는 게 너무나도 많아. 그 중에서도 추천을 한다면, 일단 분짜.

 이곳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분짜 음식점이 있어. 가격은 비싸지만, 맛과 양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메뉴도 단 하나, 분짜. 꽤나 뼈대가 있는 음식점인 듯 해. 분짜 하나에 30,000d. 두 사람이 먹어도 될 분량이야.

 일단 삶은 면을 접시에 가득 담아 하나 주지. 그리고 무언가 우려낸 듯 한 국물을 담아 한 접시. 그리고 너비아니 몇 조각을 담아 한 접시. 그리고 마지막 큰 쟁반에 야채를 산더미처럼 담아 한 접시. 먹는 방법은 어느 테이블에나 있는 양념된 간 마늘을 담뿍 퍼 면과 야채를 국물에 담군 뒤, 먹기 좋게 자른 너비아니를 국물에 헹구듯 휘저은 뒤 면과 야채와 함께 먹어주는 것....

........

........

아!! 먹고싶다!!

 나는 그때, 너무너무 맛있어서 두 사람이 먹을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야채까지 깡그리 해치우고는, 옆의 현지인들이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자기 것을 건네줘 그것까지 깨끗하게 먹어치웠었어. 우리 입맛에 싱크로율 200%. 분명 너희들도 정신없이 먹어댈 거라 확신한다.

 그리고, 베트남 하면 떠오르는, 포 호아.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한 체인점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실 포 호아는 베트남의 국수 종류 중 하나야. 포 는 면이라는 뜻이고, 뒤에 붙는 것은 국수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그렇기에 하노이든, 훼든, 호치민이든, 포 ~~로 되어있는 국수는 천차만별. 그리고 지역에 따라 맛 역시 조금씩 달라. 100배 즐기기에 어떤 재료가 들어간 것이 어떤 명칭인지에 대해 잘 설명이 되어있을 테니 참고하고 먹어보길 바래. 참고로 포 시리즈는 어디든 맛있으니 실패할 염려는 거의 없다고 봐. 하지만 외국 여행자들 붐비는 곳보다는 현지인이 붐비는 곳에 가길. 그곳이 훨씬 싸고 맛있거든..

 휴우...이곳은 특히 먹을거리가 많아서, 고민이 될 정도니까, 이야기하면 한도 끝도 없음. 나머지는 알아서 찾아보길 바래..

 그럼. 이것으로 베트남의 설명은 끝. 아마 너희들 역시 무언가 나와는 다른 종류의 경험을 하고, 느끼겠지. 그것은 너희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봐...

 베트남은, 좋아하는 사람은 무척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무척 싫어해. 하지만 나는 무척 좋았어. 소란스럽고 정신없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사람사는 냄새 나고 즐거웠던 베트남. 너희가 어떻게 느낄지는 직접 가봐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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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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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청묘. 베트남 편 설명 끝났어."
또다시 졸고있는 청묘를 툭툭 쳐대며 그녀석을 깨우려 노력했으나...


너무 잘잔다.

....

"야 이놈아!!"

"냐, 냐옹! ...."

"쿨...."

........


그냥, 질문사항이나 정확한 지출내역에 관해 궁금한 사람은,

http://blog.naver.com/pumpmania0
에 와서 묻거나,

pumpmania0@naver.com으로 메일을 보내주길 바래요...

나도 모르겠다-_-

4 Comments
바람여행2 2009.07.03 19:32  
잘읽었습니다......기억이 새록새록 해집니다,,, 훼 의 장띠엔교..다시 걸어서 건너고 싶습니다..갈때마다 들렸던  온더 휠스(?) 란 자그만 카페..그곳도 지금  여행자로 꽉 차있겠지요...
청묘 2009.07.06 09:43  
아 그립네요 정말...베트남은 특히나 음식들이 너무 맛나서..ㅠ_ㅠ 씁...군침돕니다;

훼 있을때는 우기여서 제대로 본 것도 없었으나...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훼가 그렇게 좋은걸까요..알 수 없습니다.^^
팅크 2009.07.05 11:39  
여행담으로 재밌게 읽긴 했습니다만 기억에 의존해 쓰시다보니 정확한 주소라든지 명칭등이 부족해서 저도 똑같이 즐겨보긴 어렵겠네요. 동쪽, 남쪽...넘 헛갈립니다. ㅜ.ㅜ
청묘 2009.07.06 09:44  
죄송합니다 팅크님 ;ㅅ;... 제가 베트남 지도가 있다면 지도와 함께 올렸을텐데...

100배 즐기기 책자에 나와있는 지도를 참고하시면서 보시면 동쪽남쪽 구분이 잘 가실겁니다..
죄송해요;ㅅ; 그래도 혹 궁금한거 있으시면 쪽지라도 보내셔서 여쭤보시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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