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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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추군추구 3 1122

*태국->캄보디아 이동 간에 증명사진 잃어버린 밀양 남자분 혹시 여기 회원이실까요? 태국 출국장에서 증명사진 뭉치를 주워 글 올립니다. 혹시 주인분 계시면 쪽지 부탁드려요~

 

어제 씨엠립에서 방콕 // 방콕에서 프놈펜 육로이동 글 올렸습니다. 

조금 전에 무사히?(욕 나오는데...) 프놈펜 도착했습니다. 7시 40분 픽업에 밤 12시 20분 즘 내렸네요.

씨엠립에서 방콕까지 14시간 걸린 것에 비하면 겨우 3시간 더 걸려서 프놈펜까지 온거죠. 대성공입니다.

모든 최악의 경우를 예상했던 터라 오는 동안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었지만 잘 참고 왔습니다.

여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11일 저녁, 람부뜨리 A&A 지나서 있는 작은 여행사에서 1인당 700바트에 방콕->프놈펜 버스 예약했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빅버스 작으면 롯뚜(미니밴)이라는데 롯뚜만 탈 각오를 했습니다.

2. 7시 40분 즘 픽업을 왔고 롯뚜를 타고 카오산로드 한바퀴 돌아서 총 11명이 국경인 '아란'으로 이동했습니다. 동행은 싱가폴 할아버지 한 명, 아르헨티나 젊은이 6명, 이태리 젊은이 1명이었는데, 엄청나게 시끄러웠습니다.

3. 11시 좀 넘어서 아란의 여행사 도착! 모든게 순조로웠습니다. 프놈펜 가는 저희 둘과 씨엠립가는 다른 9명을 찢어놓더군요. 모두의 가슴팍이나 팔뚝에 스티커를 붙여준 후에 저희만을 사무실로 데리고 가 비자양식을 작성하라는 걸 보더에서 하겠다고 거절했습니다. 유어 프로블럼, 유어 프로블럼 자꾸 강조해서 돈 워리 돈 워리 하고 나왔습니다. 보더에서 헤맬 수도 있는 것이 걱정되는 분들과 사람이 많이 몰리는 날에 국경 넘을 때는 대행서비스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때 수수료나 팁은 당연히 지불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니곤 하는데, 프로블럼이나 트러블 같은 단어들을 마구 내뱉는 상황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4. 태국 출국장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20분? 정도만에 출국을 완료했고 캄보디아로 넘어왔습니다. 패스포트 컨트롤, 디파쳐라고 표지판도 되어 있고 길도 하나 밖에 없고 사람이 빠져나갈 것 같은 길에 드문드문 안내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자가 있는 분들은 바로 입국소로, 없는 분들은 비자 받는 건물로 가시면 됩니다. 양식도 금방 채웠고 사람도 없어 비자 받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비자발행처직원이 플라스틱 안내판에 "투어리스트 비자 $30"이라고 써있는데도 400바트인가 700바트를 추가로 내라고 휘갈겨 쓴 종이를 내밉니다. 안 내실 분들은 그냥 무시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내지 않았습니다. 매번 똑같진 않겠지만, 캄보디아 비자를 4번 받는 동안 비자피에 추가로 1달러에 상응하는 팁을 낸 사람이 무조건 빨리 나가는 건 아니었습니다.

5. 비자를 들고 입국소로 가서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디파쳐/어라이벌 양식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사람이 하나도 없어 줄도 안서고 통과했습니다. 출구에는 매점과 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무료셔틀버스정류소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유심과 담배, 간식거리를 구하고 버스도 탈 수 있습니다. 아란(태국쪽국경)-포이펫(캄보쪽국경)까지만 오면 캄보디아 어디든 어렵지 않게 갈 것 같았습니다.

6. 아까의 그 아르헨티나인들과 다시 만나 함께 무료셔틀버스를 탔습니다. 그 사람들은 아마 아란 터미널까지만 예약을 한 건지 여행사에서 붙여 준 스티커에 AOI??라고 써있었습니다. 저희는 PHN이었고요. 그래도 터미널까지는 같이 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저희 둘만을 터미널 가는 길에 있는 가정집 겸 버스티켓을 파는 어떤 곳에 내려줬습니다.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르헨티나인들이 엄청 열렬하게 인사를 해줬습니다. 남자 하나는 검지 중지를 눈썹 위에 댔다 떼는 경례 같은 걸 해줬습니다. 아디오스 할때 하는 제스춰인가요. 잘 모릅니다. 

7.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그 사람들은 알고 있던 걸까요, 쟤네 이제 개고생이다 하는 걸.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의집 앞에서 플라스틱 편의점 의자에 앉아 1시간 넘게 기다렸습니다. 그 집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4명이었는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담배도 피고 오토바이 구경도 하고 있다보니 갑자기 스쿠터가 들어오더군요. 뭐라뭐라 하더니 프놈펜 프놈펜 하면서 타랍니다. 저희 성인 남성 두 명에 배낭이 네 개인데 스쿠터에 다 타라고..? 스쿠터 남자도 영어를 못했습니다. 집주인도 못하고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아 서로 쳐다보며 마구 웃었습니다. 웨얼 웨얼 하는데 타랍니다. far? far?하는데 타랍니다. 실랑이를 벌이는데 옆집 슈퍼 아줌마가 나타났습니다. 영어를 잘합니다. 스쿠터남이 널 데려가 줄테니 타랍니다. 그래서 아이 빌리브힘 벗 위해브 매니 백, 이라고 하자 아줌마가 스쿠터남에게 두 번 왔다갔다 하라고 해줬습니다. 고마웠지만 어딜 가는지도 모르고, 전 오토바이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때가 2시 경. 

8. 정말로 거리는 길지 않았습니다. 그냥 걸어갈 것이지.

9. 내리고 보니 진짜 어딘지 한 개도 모르겠는, 게스트하우스를 하려다가 포기한 것 같은 건물에 내려줬습니다. LY HONG TOUR TRANSPORTATION이라는 곳이었습니다. 현지인 같은 남녀 둘이 볶음면을 먹고 있었습니다. 저를 보고 수줍게 웃더니 미스터? 씻 하며 의자를 끌어다줬습니다. 그의 미스터?라는 부름이 구세주 같았습니다. 자신의 볶음면을 내밀며, 잇, 밀? 하거나 생수를 따서 드링크? 해줬습니다. 매번 여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외국인이 드문 구역의 현지인들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친절한 경우가 많습니다.(모두는 아닙니다)

10. 알고 보니 볶음면을 나눠주려던 남자도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어꾼~ 했는데도 제가 어꾼이라고 했는지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로 오는 사람들도 모두 현지인이었고 버스티켓을 파는 사람도 영어를 못했습니다. 언제 출발하는지 궁금해서 프놈펜? 하면서 핸드폰 시계를 가리켰더니 직원이 볼펜으로 손등에 써서 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볼펜이 안나오네요.. 안나오는 볼펜으로 못쓰는 종이를 긁은 자국을 보고 오후 4시에 출발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11. 정말 버스는 4시에 출발했습니다. 45인승 버스인데 20석만 사람이 안고 그 뒤에 좌석이 있는 공간은 모두 커다란 박스들로 가득차있었습니다. 그런 건 처음 봤네요.

12. 출발한 지 20분 만에 차가 멈췄습니다.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따라내려보니 엔진과열로 차가 퍼져있었습니다. 기사와 스텝이 옆에 있는 냇물을 떠서 계속 냉각수투입구에 붓고 있더군요. 아 완전 망했구나 했는데 30분도 안걸려 엔진이 식었습니다. 거짓말 같은 출발.

13. 긴장이 풀려서 잠들었다가 6시 즘 깨보니 알 수 없는 시골길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바탐방 근처거나 바탐방으로 추정되는 어떤 작은 정류소에서 조금 오래 쉬었습니다.

14. 6시 40분 즘 그곳을 떠나 버스가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듣던 것과 다르게 이정도 속도면 11시 안에 도착하겠는데 라고 생각했죠. 순진한 놈... 8시즘 에어콘이 고장났습니다. 에어콘을 틀어도 덥다고 속으로 투덜거렸는데 에어콘이 꺼지자마자 목뒤에서 더운 김이 훅하고 올라왔습니다. 버스 안의 덥고 갑갑한 공기가 실감났습니다. 누가 버스 천장의 그 작은 문을 열어줬습니다. 그렇게 작은 구멍인데도 버스가 빨리 달리니 시원한 밤바람이 버스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차고 신선한 것으로 바꿔주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15. 30분 즘 행복해했는데 갑자기 빠캉!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차가 덜덜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딘가에서 계속 가스 새는 건지 바람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버스가 멈추고 직원이 내려 타이어를 계속 퉁퉁 쳐보더군요. 다시 10분 즘 달리고 또 내려서 타이어를 또 쳐보고. 예비 타이어 같은 건 없는 분위기입니다. 있어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20분 즘 취이익하는 소리가 계속 나더니 이후엔 고무나 쇠들이 부비는 심한 마찰음이 시작됐습니다. 대략 9시 정도부터 도착하는 12시 20분까지 버스에선 계속해서 끼익 끼익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근데 이런게 일상인지 현지인들은 끼익하는 소리가 끼이이익하고 길어지거나 끽끽끽하고 날때마다 마구 웃었습니다. 무섭긴 했지만, 저도 그 안심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아주 푹 잤네요.

16. 11시즘 일어나니 도시스러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왕궁도 보이고. 차가 이리저리 돌고는 12시 20분, 파스퇴르길에 내렸습니다.(왜 베트남 캄보디아 지역엔 파스퇴르 로드가 많은가요?) 내렸을 때 뚝뚝 기사들이 달려오면 뭐라고 거절하고 큰길로 뛰쳐갈까 버스에서 내내 상상했는데 술을 하도 마셔서 눈이 새빨갛게 된 아저씨가 뚝뚝? 이러길래 유 드렁크 하고 큰 길로 나왔습니다. 2달러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했지만 야간이고 방향감각도 없고 배고프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큰 도로에서 처음 만난 뚝뚝을 3달러+4000리엘에 타고 다운펜, 리버사이드로 왔습니다. 유턴해서 직진 10분 정도의 거리라 완전 비싸게 준 느낌이지만, 새벽에 일하는 분들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글 읽어주신 분들도 부디 좋은 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17. 1시가 좀 안되어 AMARI로 왔습니다. 예전에 묵었던 곳이라 피하려고 했는데 근처가 다 FULL이고 앞에 피자노점도 있어서 싫지 않았습니다. 바로 옆의 LUX??라는 호텔 있는데 언제 봐도 진짜 비싸보입니다. 그리고 편견인건가, 볼때마다 프놈펜 사람들이 씨엠립 사람들보다 쎄게 생긴 것 같아요. 말도 빠르고 잘안웃음..ㅠㅠ

3 Comments
울산태화강 2016.08.15 18:44  
아유~ 어떤 글을 봐도 쉽지않은 육로이동이네요. 저도 방콕에서 씨엠립으로 이동한 후기 적었는데... 저도 고생했다고 생각했는데 제 고생은 고생도 아니네요. 한 구간도 어려운데 님은 두 구간 이동인 셈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그래도 무지 싸게는 이동하셨네요.
필리핀 2016.08.15 18:58  
헐~ 한편의 장편소설이군요

고생 많으셨네요

방콕-프놈펜은 육로이동 비추입니다 ㅠㅠ
추군추구 2016.08.15 20:57  
저는 추천합니다ㅋㅋㅋ 편한 건 기억 안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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