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 초보의 미완성 방콕 2일 체류기
아직 미완성이지만 함 올려 봅니다....
나름대로 정보를 담았는데.. 진부한 정보가 아니기를 바라며..
여행기 날라갑니다...^^
2001/7/8
10:30분행 타이항공을 타기위해 아침부터 서둘렀다. 5년만에 다시찾은 영종도는 많이 변해 있었다. 그때는 혼자가 아니었는데....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 위를 먼지를 내며 버스를 타고 갔던 낭만도 문명이 주는 향수속에 묻혀 버려야 하나? 다시는 이곳을 안오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녀와 함께 한 용류해수욕장의 일몰이 왜 자꾸 빛바랜 추억으로.... 미련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할까? 영양가 없는 이런 저런 생각에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줄을 서고 기다리는데 가슴이 두근거려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들다. 감격해서였다. 비행기 타는게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데.... 역쉬 난 촌놈인가 보다. 내 우측으로는 신혼여행을 가는 듯한 커플이 앉았는데 시종일관 '나 잡아봐라' 분위기다. 날도 더운데 두 손 꼭 잡고.... 좌측으로는 푸켓
을 간다는 아이가 딸린 젊은 부부가 함께 했다. 참 바람직한 유형이다. 태국 현지 스튜어디스의 미소도 인상적이다.
돈무앙 공항에 도착....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버스(A2)를 타고 배낭여행자의 거리 카오산에 도착. 히피들의 천국답게 귀거리, 피어싱, 문신, 염색은 기본으로 제각기 개성을 살린 서양인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대형 베낭을 메고 씩씩하게 걷는 서양여자들이 그저 존경스럽다. 그들은 거의 장기여행자들로 장기 여행엔 그 큰 짐이 부담스러울만도 한데.... 정말 베낭 컸다. 38L짜리 내 베낭에 비하면야.... 확실히 다이어트는 될 듯 싶다. 만남의 광장에 숙소(100밧)를 정하고 카오산 거리 주변도 구경하고 사원도 구경하며 방콕의 첫 날 밤의 무료함을 달랬다.
2001/7/9
아침 일찍 일어났다가 실수로 그만 방 키를 안에 놓고 말았다. 보조키를 갖고 있는 사장님이 오기까진 아직도 3시간 남았다. 다들 자느라 조용한 이 아침에 내 신세가 처량하다. 내가 왜 이국 먼리 타향에 와서 이 고생을 할까? 내가 그간 꿈꿔온 배낭여행이 이런 것이라니.... 쩝! 도미토리에선 갓 태국에 온 여자가 다시는 태국에 안올 거라며 투정을 한다.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동병상련이 느껴진다. 태국이 천국이니 오면 다시 오고 싶은 나라라니 하는 말들은 내겐 그럴듯하게 포장된 허위광고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상념에 젖으며 태국의 아침을 맞았다. 얼마나 심심했으면 악어랑 30분 고양이랑 30분 놀았을까? (만남의 광장엔 악어 농장이 있다. 일명 crocodile farm.... 말이 악어농장이지 드럼통에 세끼 악어 1마리 외로이 있다. 악어 짖는 소리가 우리집 얀마 소리와 유사했다. 악어는 그냥 보기만 하세요. 저처럼 장난 치지 말고. 저는 뭣도 모르고.... 동물 학댑니다.)
태국에 온 배낭객들을 가장 괴롭히는 적은 아마도 찌는 듯한 더위가 아닐까 싶다. 오히려 비오는 것이 반가울 정도니까.... 태양 앞에 이길 자 없다. 인도 위에 축 늘어진 개와 고양이 등은 항상 지쳐 보이고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캄보디아 개는 생기가 느껴진다. 기후가 동물의 생태를 결정한다.) 이 더위에 인상을 찌푸릴 만도 한데 오히려 그네들의 미소가 신기할 정도이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태국인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미소와 친절이 몸에 밴 듯 했다. 이에 대해선 차츰 차츰 얘기하기로 하겠다. 아마도 불교의 힘이 아닐까라는 괜한 생각도 해봤다.
빨리 방콕을 벗어나고 싶다.
방콕에 2틀 머물렀지만 오래 있을 만한 곳은 못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베이스캠프로서 나름대로 매력은 있겠지만 (방콕에 머문 5일내내 쇼핑 외엔 말 그대로 방콕만 했다.) 내가 지금까지 아무 불평 없이 살아온 내 고향은 이에 비하면 천국이다. 기후만 놓고 봤을땐 우리나라 참 살기 좋은 곳임을 새삼 느끼는 하루다. 아마 여행 중 얻은 가장 큰 소득이기도 하다. 적어도 현실에 감사하면서 살아 갈 수 있으니까.... 마침 캄보디아
를 간다는 S씨가 함께 동행을 하잔다. 내 마음을 읽은 것이다. 사실 난 태국보단 캄보디아에 마음이 있었다.
저녁엔 만남의 광장사람들이랑 술잔을 기울였다. 참으로 생각보다 장기 여행자가 많다. 놀랍다!! 술좌석엔 국경에서 픽업트럭 탔다가 주머니를 털려 다시 되돌아온 사람도 있었다.
* 요술왕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10-14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