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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둘 14 1851


10월 27일 저녁 7시 

호치민과 프놈펜을 경유하는 베트남항공 편으로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으로 라오스에 입국했다.

작년 이맘때 불통이던 공항버스가 다시 운행한다. 미니버스에는 환전상이라는 젊은 여인과 나, 둘.

요금은 4만킵, 코로나 이전 보다 두 배 올랐으나 라오 킵 가치 반토막이나 이리 저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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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미싸이 근처 숙소에 짐을 풀고, 한국에선 무슨 이유에서인지 불가했던, 루앙남타 행 비행기 표를 예약하기 위해 라오에어라인 모바일 앱에 접속했다. 착착 진행하여 순조롭게 발권하나 싶더니 결제에서 막힌다. 신용카드는 안되고 페이 어쩌구 하는 라오 페와 중국 유니온페이만 받는다.


10월 28일


일단 공항으로 갔다. 오전 10시.

 루앙남타 행 비행기는 14시 출발이니 시간 여유는 있다. 매표 창구에 가니 이미 표는 매진이고 내일 표도 없고 월요일 표만 예약 가능하다고 한다.

루앙프라방 외에는 좌석이 항상 남아돌아 여차하면 공항에 달려가 표를 끊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혼란스럽다.

그동안 라오스 생활 수준이 크게 향상되어 비행기 수요도 큰 폭 늘어났나?

주말 성수? 나중에 안 일이지만 범 타이계 최대 명절 Loy Krathong 때문인지도 모른다.


고속철로 갈까나? 고속철은 역까지 이동 시간과 비용, 발권의 난해성으로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사실 비행기는 당연히 탑승하리라고 생각했다. 급한데 가릴 게 없다.

LCR tickets 이라는 모바일 앱으로 지난 4월부터 기차표를 발권할 수 있다. 여기서도 결제가 문제다. 유니온페이, 알리페이, 그리고 비자카드. 비자카드를 찾았다. 그런데 죄다 마스터즈, 한 장의 아멕스. 이런 된장.


북부버스터미널에 갔다. 이번 여행엔 20시간 넘는 로컬버스는 안타겠다고,  30시간 걸린 퐁살리를 비롯 쌈느아, 아타푸 같은 장시간 이동은 이제 그만이라고 다짐했지만, 결국.....



사전에 검색한 정보로는 17시에 슬리핑버스가 출발한다. 매표원이 오늘 루앙남타 행 버스는 취소되었다고 한다. 보통 라오스 시외버스는 출발 수 시간 전까지 승객 예매가 충분하지 않으면 배차하지 않는다. 

내일 9시 반 보케오(훼이싸이) 행으로 가라고 하는데, 원래 계획한 일정에서 많이 어긋난다.


 그래서 18시 발 루앙프라방 행 15인승 밴을 타고 가서 거기서 교통편을 알아보자고 마음 먹었다. 루앙프라방까진 얼마나 걸려요? 짱깨가 건설해준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다섯시간? 아뇨 여덟 시간이요. 고속도로 안타고도 옛날에는 11~12시간 구비구비 걸렸는데 고작 4시간 절약?


  6시 10분 전 기사, 차장 포함 정원 24명이 꽉차니 15인승 밴은 미련없이 출발했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아마도 시속 120km로 질주한다. 이런 광속은 비교적 평탄한 지형의 남부 지방 도로에서도 상상할 수 없다.


  근데 이도 잠시 1시간 반 쯤 달리다 방비엥에서 고속도로를 빠진다. 저녁 먹으러 빠졌다.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없나. 아니면 있더라도 가격이 공항수준? 모르겠다. 그리고는 고속도로로 회귀하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예상치 못한 고난의 행군이다.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까지 가는 구 도로 8시간의 엄청난 주행이 시작되었다.  

 도로는 온통 움푹움푹 패인 웅덩이의 연속, 500m 미터 가다 200m는 웅덩이 밭, 바퀴가 빠지지 않게 도로 좌우를, 중앙성은 아예 무시하고 이리저리 춤을 추며 버스는 엉금엉금 기어간다.


  좀처럼 차멀미를 안하던 나도 루앙프라방에 가까워질수록 시큼한 트림이 넘어오고 머리가 어지럽다. 

 새벽 4시 루앙프라방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미 지칠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10시간 구겨진 몸이 해방되니 살 것 같다.


 로컬버스는 이제 포기. 여기서 루앙남타까지 10시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마도 고속철과 고속도로 준공으로 노선이 평행하는 북쪽으로 가는 국도의 보수, 관리에 정부는 손을 놓았나 보다.

  고속도로와 고속철은 라오스의 주요도시와 거리가 있다. 도심과 역이나 진입구 사이에는 대략 20km 정도 이격이 있다. 이는 중국의 편의에서 설계되어서 그런듯 하다. 다만 중국인이 많이 살고 경제를 장악한 우돔싸이는 근접해 있다.

북쪽으로 여행하시려는 분들은 우돔싸이를 중간기착지로 삼아 계획을 잡는 것도 생각해 보시기를


중국의 일대일로로 일견 관광과 경제가 활성화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단체관광이 아닌 배낭여행 객으로는 교통편을 미리미리 정밀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이게 상당한 스트레스다. 


 라오스 북부 배낭여행을 슬기롭게 하기위해서는 많은 분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14 Comments
말랏 2023.11.01 22:44  
비엔티안-나튜이(기차) -> 루앙남타 롯뚜 이렇게 가야하지 않을까요
티켓이 없으면 방비엥까지 밴타고 가서 기차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습니다
승객은 비엔-방비엥-루앙프라방에 집중될테고
우돔사이, 나튜이, 보텐은 한산할겁니다
배둘 2023.11.02 07:25  
[@말랏] 방비엥에서 루앙남타로 고속철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이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법입니다. 하여간 전 비자카드를 준비 못해서 여행사를 통하지 않는 한 모바일 앱으로 스스로 발권할 방법은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는 전 구간 당일 표도 여유 있습니다.
비엔티안으로 돌아가는 표는 한국에 있는 딸 아이의 비자카드를 통해 끊었습니다.  이 경우도 제 라오스 전화번호로 확인 코드를 받아 보내야 했습니다.
말랏 2023.11.02 08:12  
[@배둘] 철도역은 현금 받을텐데요?
기차표 예매 여행사 수수료가 그렇게 비싸지 않을겁니다
기차역 왕복 교통비보다 확실히 저렴할테구요
배둘 2023.11.02 10:12  
[@말랏] 호텔에서 픽업 혹은 딜리버리 서비스는 3~4만킵 부릅니다. 하지만 기차 출도착 시간에 맞춰서 데려다 주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어야 하지요. 로카를 아용하면 왕복 40만킵입니다. 물론 이도 시간을 많이 잡아 먹지요. 물론 역에서는 현금으로 표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에 갈 시간 여유가 있으면 호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서 역에 가고 표를 예매한 다음 도착하는 기차시간에 하차하는 승객이 이용하는 밴을 이용하면 가장 저렴하게 예매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일 표가 아직 매진이 안되었다면 기차역에 가서 매표 후 승차하는 게 가장 돈과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이겠지요.

여행사를 통한 예매수수료는 얼마가 시장가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를 보면 루앙프라방의 asia-myway라는 여행사에서 표를 샀는데 루앙프라방->방비엥의 163,000킵 이등석을 550,000킵에 구매했습니다.  여기엔 호텔에서 역까지 딜리버리 비용 포함입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가격을 흥정할 기운이 쇠한 나이인지라 바가지 썼다 하고 그냥 지불했습니다.
아마도 한인 업체나 호텔을 통하면 낮은 수수료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말랏 2023.11.02 11:58  
[@배둘] 어제 11월 1일에  새로운 요금표가 나왔군요
참고되시라고 올립니다.  환율이 변하면 티켓값이 계속 변해요
1위안 = 3,000킵
배둘 2023.11.02 13:39  
[@말랏] 감사합니다.
역마살아저씨 2023.11.02 11:37  
나도 지금 라오스입니다. 차 가지고 왔고요.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 가려다 중간에 길이 너무 안 좋아서 포기하고 샛길로 방향틀어 지방도 타고 크게 우회했는데 지방도도 중국 25톤 트럭들이 길 다 헤집어넣고 포트홀 투성이인데다가 도로폭도 좁아서 평균시속 20km 로 다니네요.
포트홀로 까진 부분에 물까지 고여서 속이 안 보이니 강행해서 지나가다 차 하부가 돌에 쓸려 일부 외장이 깨졌습니다. 수리비 몇십만원 나갈듯요.
방비엥에서 한 100km 가는동안 본 초대형 중국트럭만 수백대였고 지방도도 400km 가는 동안 수백대가 도로 다 깨부시고 다니는 꼬라지 보니 트럭만 보면 욕이 나와요.  운전자들 다 중국인입니다. 휴..

차가 태국번호판이고 태국어 단어 말 하니 라오스사람들 태국인인지 알고 호불호 없이 시큰둥인데 날 중국인으로 착각할 경우 반응은 차갑습니다. 한국인 이라 하면 우호적이 되고요. 확실히 중국 행태 때문에 라오스 국민들에게도 혐중감정은 점점 커지는 듯요.
산도적놈1 2023.11.02 12:40  
[@역마살아저씨] 저도 올해 연말에 차를 끌고 파타야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넘어가려고 준비를 마친 상태인데 예상 보다 도로 사정이 많이 안좋군요.
시판돈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할지 고민되네요.
역마살아저씨 2023.11.02 12:58  
[@산도적놈1] 뭔가 도로정비가 되지 않는다면 남쪽이 낫습니다. 저도 다시는 이런식으로 북부 안 올 생각이라서요. 루앙프라방까지 고속도로가 뚫리면 그때 또 올지도 모르겠지만 차량 스크래치에다 쇼바 나가는 거 이동시간까지 손해가 너무 큽니다
배둘 2023.11.02 13:26  
[@역마살아저씨] 아직 루앙프라방까지 고속도로는 준공이 안되었군요.
밤에 가다보니 언뜻 언뜻 보텐이라는 이정표가 보여 중국까지 완공된 줄 알았습니다.
중국 트럭이 도로 훼손의 주범이면 라오스 당국도 불가항력, 속수무책이겠네요.
말랏 2023.11.04 12:16  
[@배둘] 라오스에서 가장 튼튼하게 만들어진 도로는 비엔-방비 고속도로 인데요
거기엔 중국트럭 감히 못들어옵니다.  빈차는 다녀요
왜인지 아세요?  한국처럼 입구에서 중량체크를 하거든요 ㅋㅋㅋ
산도적놈1 2023.11.02 13:45  
[@역마살아저씨] 감사합니다.
그정도 고통을 받으셨다니 어느정도 느껴집니다.
아직 시간이 있어서 다시 고려하겠습니다.
배둘님도 감사합니다.
중국트럭 불가항력 !
이해가 확실하게 됩니다.
말랏 2023.11.04 12:30  
[@산도적놈1] 이제 우기 끝나면 포트홀 깊이가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최악의 하체 쿵. 사고는 피할수 있어요
남부는 베트남 광산회사들이 중국제 트럭을 사와서
북부와 똑같은짓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말랏 2023.11.04 12:00  
[@역마살아저씨] 카시에서 푸카오락 고개를 넘으셨군요
위험하지만 13번 도로보다는
그나마 그쪽이 나은길로 알고있습니다
차 엉망됩니다. 그래서 라오스는 오토바이 여행이 맞는데
국경에서 투어회사에 스쿠터 한대에 몇천바트를 지불해야
입국에 필요한 초청장을 받을수 있습니다.  기가막힙니다
오지말란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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