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의 환전 관련 좋지 않은 경험
10월 초부터 10여일 라오스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게시판을 보니,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라오스의 환전에 관련된 사고는 거의 없는 편이군요.적은 경험으로만 생각하면, 라오스는 태국,캄보디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에 비해서는 여행하기 비교적 편안한 편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가지 좋지 않았던 경험을 올리려고 하니, 혹시 여행자로서의 라오스에 대한 많은 장점을 가리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만, 혹시 같은 경험을 하실(그래서 기분 나빠하실) 분이 계실지도 몰라 소개합니다.
라오스 여행은 처음이었고, 라오스 화폐(모 두 지폐?)도 처음 접했습니다.
비엔티엔 2박, 방비엥 4박을 거치고, 루앙,프라방에서 1박을 하고 둘째날 붐비는 야시장 시작무렵 (푸시산 올라가는 방향의 3개 환전소 중의 하나인데, 두 개가 혼돈이 되어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환전을 했습니다.
이미 여러 번 환전을 하면서, 한 번도 착오도 없었고(태사랑에서 환전에 대한 주의사항을 읽고 늘 확인을 했지만), 워낙 라오스의 분위기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는 많이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있어 좀 방심을 했을까 싶습니다.
100달러 환전을 했는데, 환율이 7,850이라 785,000낍을 받으면 되는 매우 간단한 상황이었습니다.
환전소 박스에는 나이 많은 아주머니가 뒷편에 앉아 있고, 창구의 젊은 아가씨가 빠른 손놀림으로 처음 지폐 2장, 다음에 다섯장 묶음(4장에 1장을 접어서 만든)을 2묶음 주고는, 빳빳한 지폐를 하나씩 빠르게 세면서 8만낍, 마지막으로 5천낍 1장을 주더군요. 집사람이 환전하는 걸 뒤에서 보고 있었는데, 너무 빠르게 전해주는게 조금 마음에 걸려서, 한 번 그 자리에서 확인을 해봐라고 했습니다. 라오스 화폐를 처음 접하면 느끼시겠지만, 5만낍과 2만낍이 색깔도 비슷하고, 숫자도 비슷하게 보입니다(떠나는 날까지도 헷갈리더군요). 놀랍게도 다섯장 묶음 2묶음이 모두 5만낍짜리가 아니라 2만낍이었습니다. 50만낍이 아니라 20만낍을 준 것이라 하도 황당해서 창구에서 보고 있는 상황해서 반복해서 2-3번 다시 천천히 세면서 보여주었습니다. 갑자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매우 건조한 목소리로 ' I am sorry'하며, 역시 빠르게 5만낍 열 장으로 바꾸어 주더군요. 안심이 안 되어 다시 천천히 세었습니다. 아무 말도 없더군요. 그렇게 해결된 줄 알았습니다.
한 시간 쯤 후에 저녁을 먹다가 집사람과 아까의 황당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순간적으로 환전 당시의 모습이 다시 떠오르면서...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확인해보니, 빳빳한 8장이 8만낍이 아닌 8천낍, 1장이 5천낍이 아닌 5백낍이었습니다. 즉, 85,000낍이 아닌 8,500낍이었습니다. 당했다는 생각이..
308,500낍 받아서 708,500낍으로 정정하긴 했지만, 결국 일부는 당한 셈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두 사람의 집중력 부족.. 금액으로는 10$ 남짓이지만, 기분 좀 그렇더군요.
그 뒤로는 환전한 때마다 하나하나 확인을 하고, 두 사람이 체크를 했습니다. 좀 민망하기도 했지만, 한 번 당하고 나니 그렇게 해야겠다 싶더군요.
2만낍과 5만낍, 1만낍과 1천낍,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환전창구 앞에서는 좀 민망하더라도 차분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라오스를 떠날 때는, 더운 날씨를 제외하면 참 좋은 인상과 경험만 느끼며 왔습니다. 간단한 환전사고도 재미 정도로 기억될 정도로.
주위 사람들에게도 라오스여행은 기회가 되면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좋은 여행하십시오.
(* 글을 다 쓰고, 아랫 글을 읽다 보니, '1년에한번'님이 쓰신 글에 환전소 이야기가 올라와 있는데, 같은 환전소인 것 같습니다. 우리 경우는 그 환전소의 환율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조금 나은 편이었습니다. 어쨌든 상습적인 듯 하니, 의식적으로 조심하셔야겠군요. 현지 사정을 안다면 녹화를 해서 신고해야 할 듯 합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