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장기체류를 하다보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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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장기체류를 하다보니(5)

조선소캬캬 6 5475

오늘로서 다섯 번째 글이 되는군요. 이번 주에 학교에서 수업이 없다(1주일)보니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자주 올렸네요. 다음 주부터는 수업이 있으니 횟수가 줄 수도 있을 겁니다. , 예고 한대로 오토바이로 보는 연애단계 확인하기 입니다.

 

사실 낮에는 별로 보기가 힘이 듭니다만, 퇴근 시간 이후로는 많이 보입니다. 4시 이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해가 질 무렵이면 아가씨들의 옷차림도 아침과는 다르게 과감해지고, 남녀가 함께 탄 오토바이가 많이 보입니다. 이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연애단계가 보인다고 하면 과연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첫 번째, 신체접촉이 일체 없이 그냥 뒤에 앉아만 있는 단계입니다. 그 좁은 오토바이에서 반드시 떨어져 있습니다. 하다못해 어떤 경우에는 자신의 허리에 손을 올려 놓거나 무릎에 손을 얹어서 타고 있습니다. 서로가 탐색을 하는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마도 근처 공원이나 기타 사람이 많은 곳으로 탐색전을 위한 데이트를 갈 겁니다.

 

두 번째, 어깨에 손을 얹는 단계입니다. 두 사람 간에 약간의 거리감은 있지만, 이제 조금 친해진 단계 입니다. 가끔 뒤에 있는 여자가 앞의 남자가 운전하면서 말을 하면 얼굴을 가까이 하고서는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여자의 얼굴에 웃음도 애교가 넘치더군요. 남자가 한 번씩 급정거를 하면서 신체 접촉을 유도합니다. 어디를 가나 남자들의 의도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세 번째, 이제 뒤에 탄 여자는 신체 접촉에 별 거부감이 없습니다. 거의 붙어서 다닙니다. 누가 봐도 보통 관계가 아님을 과시하듯이 다닙니다. 여성의 옷차림도 과감해 집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여자가 더 적극적인 신체접촉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두 사람 외에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대화나 신체 접촉의 수준은 옆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두 사람의 관계가 보통의 수준을 넘어 섰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자기들 이외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제일 좋은 때임을 알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신체 접촉은 별로 없는데, 여자의 손이 간 위치가 세 번째보다 더 과감합니다. 남자의 다리에 손을 얹힌 상태에서 운전을 합니다. 조만간 결혼을 할 듯 합니다. 베트남 농담인데, 요즘 베트남의 결혼 날짜는 의사가 결정한다고 하네요. 이유는?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빨리 결혼 하라고 한다는 군요. ? 이유는 임신을 했으니 빨리 결혼 하라고 한답니다. 아마도 이 단계의 연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 결혼을 하고 오토바이 데이트는 끝이 날까요? 아닙니다. 두 단계가 더 있습니다.

 

다섯 번째, “손 빼!” 단계입니다. 결혼 여부는 모르지만, 여자가 남자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으려고 하면 남자가 운전 하면서 한 마디 합니다. “손 빼!” 제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이 소리를 듣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도대체 손을 어디에 넣을 길래 손 빼!”라고 말을 했을 까요? 저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상상은 각자의 몫으로 돌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체 접촉이란 없습니다. 이유는? 중간에 아기를 안고서 운전을 하기 때문에 부부간에 신체 접촉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부에게는 자기들의 애정과시보다는 아기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어머니는 오토바이 끝에 매달려 타도 아기는 어떻게 해서라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모습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있습니다. 아버지도 아기의 안전을 위해서 연애 단계의 그런 무모한 행동들을 일체 하지 않습니다. 베트남 부부의 자식에 대한 애정은 한국의 부모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사족이지만, 노부부가 가끔은 아침을 먹으로 나오면서 같이 동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분 다 이쑤시개로 이를 후비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같이 늙어가는 것이 가장 큰 행복한 모습이 아닌가 생각도 해봅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가는 모습, 자식들을 등교 하교 시키는 모습 등등 다양한 모습들이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로 보는 이들의 모습에는 삶의 모든 순간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토바이 사진만 현재 2300장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희로애락도 가끔은 보이기도 합니다. 오토바이에는 베트남의 과거와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6 Comments
paxmea99 2013.12.15 18:19  
조선소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조만간 첫 베트남 여행 계획이라 아주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좋다 나쁘다 주장하는 글보담 저는 이런 글들이 더 호감을 주네요. 감사...
조선소캬캬 2013.12.16 09:17  
감사합니다. 99님. 제가 올리는 글은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입니다. 사실이나 비난이 아닙니다. 물론 사견이 많은 글들이니 판단은 읽으시는 분들이 해야하겠죠. 내가 당했으니, 나쁜 곳이고, 내가 즐거웠으니, 좋은 곳이란 말은 하지 않습니다.(물론 가끔은 저도 사람이다 보니,,,) 그냥 한 사람의 한 나라에 대한 특수한 시각이란 말은 꼭 기억해주세요.

다음에는 바가지에 대한 외국인과 베트남사람들의 다른 관점을 적을 생각입니다.
뽀빠이와이프 2013.12.17 01:47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인생사...라는 책을 한 권 내 보시는것도..ㅎㅎ
다음회가 기다려지네요. 개인적으로 베트남음식도 좋아하고, 더운날씨도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거든요..속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무서워요.다 사기꾼으로 보이니말이에요...
조선소캬캬 2013.12.18 00:38  
책은 별로 관심없구요, 나중에 언어 공부 끝나고 나면 정리한 사진으로 블로그나 한번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은 해봅니다. 전에 친구가 자기 블로그에 올리라고 하던데, 그것도 생각중이고요. 어쨋던 모아둔 사진은 공개를 할려고 생각중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으면 뭐 팔아서 쌀국수를 사먹을 것도 아니고, 특징 있는 사진을 골라서 한번 공개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지적소유권 같은 개소리는 필요없고, 누구나 이용가능하도록 open할 생각입니다. 혹시나 만들어지면 그 때 한번 소식을 올리겠습니다. 근데, 글도 자주 안 쓰는 놈이 언제 그런 일을 할지 ㅠㅠ
콩콩1 2013.12.17 08:50  
ㅎㅎ 사기꾼이라! 저도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전 몇 명 착한 베트남 사람을 경험해서 그런지 장사하는 사람이나 택시 기사들 정도만 그렇게 보이더군요! 하긴 우리 같은 여행자가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다 장사꾼이나 택시 기사들이 많겠지만! 쩝!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니 뭐라고 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조선소캬캬 2013.12.17 22:42  
무서워하면 더 좋아합니다. 어디가나 당당하게 하는 사람에게는 결국 두가지 행동으로 결말이 납니다. 피하거나 부딪히거나요. 전자는 자기가 부끄럼움을 알기에 피하니 사람답다고 할테고, 후자는 부끄럽지만, 자기의 거짓을 숨기기 위한 과격한 행동의 사람일 것입니다. 많은 경우 전자이고, 후자도 가끔 있습니다. 베트남 사람 뻔뻔함이 최고의 매력(?)입니다. 여기에 은근히 정이 드는 것은 역시 장기체류를 할 경우 일 것입니다. 저도 여행객일 때에는 몰랐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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