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엔 패밀리게스트~~가장 따뜻한 주인양반(여)
과연 40년 동안 갇혀있던 내 몸속의 분노가 여행을 통해서 사라질까?
한국을 떠난지 거의 한 달이 되어도 눌러진 가슴은 펴지지 않았다. 이게 과연 여행일까?
이곳 저곳 정신없이 여행책을 보고 틀에 맞춰 여행지를 걸었다.
하지만 내 몸 속에 갇혀 있는 이유없는 분노는 배출되지 않았다.
여행이 여유일까? 또다른 구속일까?
지금으로부터 일년이 훌쩍 넘어버린 추억이지만 그 며칠은 내 심장에 꼭짓점을 찍었다.
방비엔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에서의 며칠이였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밧데리만 있으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다. 태사랑처럼..
하지만 나는 정보없이 방비엔으로 떨어졌고 도착하자마자 커피한잔을 홀짝거렸다.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엔으로 오는 버스에서도 살짝 느낌이 온 것은 사실이다. 와~~우...이게 뭐지??
이런 야릇한 느낌이였다.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길목이지 않을까 싶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구나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특히 사람이라면..^^
라오스를 두고 여행객들의 천국이라는 표현이 그냥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이였다.
그렇게 우연찮게 패밀리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커피를 마시는 공간의 벽에 그려진 낙서같은 지도에 패밀리 게스트하우스를 봤다. 가장 가까웠다.
주인양반(여)의 웃음 가득한 얼굴 한방이 그 동안 풀리지 않았던 내 마음의 분노를 녹으려고 했다.
그냥 첫 느낌이 그렇다.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사람같고 힘들게 여행하다 잘 왔다는 친근함. 정말 가족같이 그렇게 쉬엄쉬엄 대해줬고 만화속의 친근한 사람이였다. 가슴이 설레고 글로 표현 못한 느낌들이 내 가슴을 두들긴다. 어쩜 잃어버렸던 웃음을 찾을 수 있었던 공간.. 사람들과 대화하기를 싫어했던 내 마음의 분노를 내려놓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그곳에서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도 너무 좋았다. 여행에 서툰 사람..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오는 오해..시기와 질투가 누구나 있겠지만 나는 나를 버렸다.
결국 여행의 참맛은 사람이고 그 사소함에서 나오는 따뜻함이다.
인위적이지 않는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에서 조건없이 뿜어져 나오는 따듯함은 누구에게나 감동을 준다.
라오스라는 나라 자체가 선물해주기도 하지만 역시 사람의 마음은 더 포근하다.
한잔 술을 해도 옆 사람들이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무슨 잡담을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주구장창 웃는다.
한인게스트는 가지 말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여행을 참 맛을 제대로 모르는 분들의 객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쩜 자신들만의 피해의식이지 않을까~>> 물론 약간의 시끌벅쩍한 음주문화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본토에서의 음주문화와는 너무나 다른 평화로운 웃음과 가슴 열리는 대화가 있다.
그리고 주인양반(?)을 통해 생각지도 못했던 해외봉사를 경험 해본다.
같이 전통시장에서 새벽부터 시장을 보고 밥을 하고 다른 봉사팀과 협력도 해보고 힘겹게 목적지도 가본다.
여행이 여행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계기를 선물 해주셨다.
그녀는 한국분들과 여행객들에게 라오스의 해맑은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연결고리이지 않을까?
게스트하우스를 해서 물질적 풍부하게 도움을 줄 수 없겠지만!~ 하지만 중요한것은 연결고리..
봉사의 개념도 모르는 나같은 존재에 대해서 그 의미를 알려주는 시조같은 분이였다.
살짝 미래의 꿈도 가져본다. 봉사는 지금 당장 하는것이라고 하지만.... ^^
운좋게 한국에서 봉사 겸 여행을 오신분들과 함께 하게 되었고 짧지만 긴 경험을 했다.
그리고 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분노의 씻김이지 않았을까?
그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과 상상할 수도 없는 그 어린 아이들의 눈빛과 그와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맨발.
나의 교만한 분노의 마음은 그 아이들이 치유시켜줬다. 물론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도 눈물의 원이이였다.
게스트 하우스의 숙박비. 청결상태.. 외적 조건은 보다는 따뜻함이다. 이름 자체도 패밀리..
물론 저렴하고 깨끗하고 넓고 편안했다. 그 중에 최고는 마당 앞에 아주 큰 망고 나무가 있다.
난 매일 새벽에 그 나무 아래 땅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멍때리기를 즐겼다. 지금은 누울 수 있는 간이 의자도 생겼다. 혹시 나의 안쓰러운 멍때리기가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정말 천국의 여유 같았다.
누구도 날 막을 수가 없었다. 그곳은 관광객들이 넘쳐 흐르는 곳과 약간 떨어졌다.그래서 라오스의 조용한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도로 건너편에 원주민 마을이 있어 새벽에 걸어다니면 참 좋았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아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알것이다. 그 따뜻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하고 고마운지.
정말 화려한 물리적 공간을 원한다면 게스트 하우스가 아니라 비싼 호텔을 이용하는게 맞지 않을까?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의 가식없는 만남이 좋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주인양반의 따뜻함을 추천한다. 라오스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한인게스트 하우스 아닐까? (다른 곳은 안가봤지만 그렇게 느껴진다.아마 맞을것이다.)
그리고 패밀리게스트 가족임을 알려주는 직접 만든 팔찌를 선물을 받을 수가 있다.
난 아직도 내 책상머리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한번 패밀리는 영원한 패밀리다.
라오스로 떠나고 싶은자들이여... 방비엔은 무조건 머물러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서 라오스를 사랑하는 한 여인의 따뜻한 마음을 보고 싶다면 패밀리게스트를 찾으시길~.
단 하루라도 그곳에 머물러 라오스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가득한 주인양반의 마음을 선물 받고 오길 바란다.
난 영원히 그곳의 따뜻함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곳으로 여행가고 싶지만 계속 라오스가 나를 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