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 아란(국경) - 포이펫 - 씨엠립. 그리고 몇가지 팁
어제 오전에 귀국했습니다. 여기서 얻어간 은혜를 갚고자 몇가지 정보를 전합니다. 단, 저 한사람의 경험이므로 일반적이라 할 순 없습니다. 정보는 정보일 뿐이므로..
1. 방콕 - 아란
저와 제 친구는 카지노 버스를 탔습니다. 가장 손쉽고 헤매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북부터미널-아란 버스가 207밧이고, 카오산-터미널 택시+아란-국경 툭툭 값까지 따진다면 경제성 면에선 낫습니다. 이동만이 목적이시라면 추천합니다.
방콕 도착 다음날 오전 5시경 숙소를 나와 미터 택시로 이동합니다. 200밧 어쩌고 하길래 미터 켜라고 했습니다. 미터 킨 뒤에도 100밧에 하자는 둥 하길래 '미터대로 지불하겠다'고 했습니다.--> 카오산-룸피니 공원, 65밧 나옴
공원에 6시경 도착. 공원 모서리에 위치한 동상 왼편으로 저만치 버스가 바로 보입니다. 두 대 서 있었는데, 한 대가 카지노 버스라 합니다. 저희는 대놓고 '캄보디아 갈거다'라고 하니 인당 200밧 요구합니다. 5분뒤에 출발한대서, 어설프게 흥정해봤는데 안 먹힙니다. 결국 200밧 그냥 내고 탑니다. 들은대로 뒷자리에 구겨넣으려 하길래, 사람들 오면 뒤로 가겠다 우기며 중간자리에서 개겼더니 포기하고 갑니다. 6시 10분쯤 버스는 정말 출발했습니다.
방콕에서 빠져나가기 전 central 백화점 앞에서 한번 더 손님을 싣습니다.(어느 central 백화점인진 모르겠습니다) 물 팩(?) 작은 것을 하나씩 주고, 6시 45분경 출발합니다.
한시간쯤 달린 뒤 휴게소 잠시 정차. 화장실, 편의점이 있습니다. 출발하면서 요구르트를 하나씩 줍니다.
도착 시간은 잘 기억나지 않는군요.(적어놓질 않아서..) 출발부터 총 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10시쯤?) 카지노 버스는 국경 바로 부근에 내려놓으므로, 방향만 잘 잡으면 5분쯤 걸어 출국심사소로 갈 수 있습니다. (먼저 다가와 길 가르쳐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의외로 아무것도 요구하거나 들러붙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2. 태국 국경 - 캄보디아 국경
캄보디아 국경 비자는 Tourist Visa $20라고 씌어있습니다. 10시 30분경 저희가 갔을 땐 이미 서양인들 5명, 한국인들 6명이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한국분들께 고맙게도 풀도 얻어쓰고 과일도 얻어먹으며 서류를 작성하면서 들으니, $10의 추가금을 요구받았고 거절하자 3시간 기다리라 했다 합니다. 서양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그들도 똑같은 상황이었고, 결국 저희를 포함한 13명은 모두 2시간 가량 기다린 후에 $20 비자를 받았습니다. '개기면 결국 30분을 넘기지 않고 해주더라'는 정보는 항상 옳은 건 아닌 듯 합니다.
참고로, 비자신청 서류에 사진 붙일 풀을 사무소에서 빌리시게 되면 $1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풀을 하나 가져가시든가, 사진 뒤에 미리 풀칠 해 가셔야겠네요.
3. 포이펫 - 씨엠립
캄보디아 입국심사소를 통과해 나오시면 로터리의 오른편을 따라 돌게 됩니다. 여기서 두 부류의 택시 호객꾼들을 만나게 되는데, 하나는 그 부근의 택시기사들이고, 다른 하나는 무료 셔틀을 타고 association이 운영하는 터미널로 가자는 삐끼들입니다. 길가에는 따끈한 무료 버스가 기다리고 있으나, 이를 타시기 전에 "명심"하셔야 할 것이 두가지 있습니다.
(1) 월별로 그 'association'이란 것이 정한 금액이 있다고 들었는데, 3월=$30은 근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곳에 가면 흥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건 사실이지만, 일방적으로 그들이 부르는 값을 따라야 한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저흰 $50을 부르며 에워싸는 그들을 피해 다시 나와야 했습니다.
(2) 나올 땐 그 '무료버스'를 못 타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차를 타고 쫓아오면서 다른 구역 기사들이 태우지 못하게 알력을 행사합니다.
저흰 한국분들과 택시를 쉐어하려 했기에 기동력이 좀 떨어져서 그들의 '미행'을 따돌리지 못했는데, 국경서 만난 미국 친구를 나중에 앙코르왓에서 만나 들어보니 필사적으로 탈출을 했다 합니다.(어떤 분의 기습 탑승기와 유사..) 지금 생각해보건대, 처음 로터리에서 무료버스를 지나쳐 움푹 들어간 주차장에서 흥정하던 $35짜리 기사를 탈 걸 그랬습니다.
결국 한시간 반의 신경전 끝에 미행하던 놈을 $40 x 2대 + $1로 설득해서 씨엠립으로.. 2시 30분에야 출발. 도중에 한번 가스 충전, 한번 타이어 퍼짐.
예닐곱시쯤 도착.
4. 씨엠립 게스트 하우스
원래 계획은 Bunnath Guest House 혹은 Little World Guesthouse였습니다. Bunnath Guest House는 에어컨 트윈이 $15였고 LWG는 찾지 못해서, Morina II에 방을 잡았습니다. 거리상으론 모리나II가 분낫보다 스타마트에 더 가깝습니다. (한 20 미터..?) 그러나 다른 곳의 큰 로컬 마트도 많아서 스타마트에 갈 일은 한번도 없더군요.
다른 숙소도 대개 그럴 것 같습니다만, 낮에 나가면서 키를 반납하면 방 전원을 꺼버립니다. 때문에, 냉장고가 있다는 메리트가 거의 없더군요. 밤에 넣어둔 물을 아침에 차게 마실 수 있는 정도랄까.. 과일이건 뭐건 사시면 바로 드시는 게 최선.
Morina II는 친절하고, 문제 생기면 바로 손을 써주는 점은 좋았으나
(1) 쇼핑백에 담아둔 옷가지 아래에 한국돈 약간 넣어둔 걸 손 댔다는 점(결국 짐을 다 뒤져봤다는 것, 또한 양말 한켤레도 같이 없어짐)
(2) 전원 콘센트 중 일부만 전기가 들어옴. Extension 코드는 접촉 불량으로 불꽃이 튐..
(3) 샤워기 수압 문제.. 2층인데 찔찔찔.. 비데용 분사기와 세면대는 정상임에도 어쩔 수 없다며 못 고쳐줌.
(4) 침구 시트를 매일 갈아주진 않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나중에 씨엠립-포이펫 버스가 안 와서 발을 동동 구를 때, 직원들이 스스로 나와서 알아봐주고 전화도 걸어주는 등, 기본적 서비스 마인드는 잘 갖췄습니다. 체크아웃 시 돈 분실 문제에 대해 complain하자, 이에 대해서도 잘 수긍해줬습니다.
5. 씨엠립 - 포이펫
올드마켓에서 부근에 있는 버스 회사에 들어가 $7짜리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툭툭기사가 있었으니 정가에 산 것 같기는 한데, 나중에 숙소 직원이 보더니 자기들이 더 싸게 판다고 합니다. 같은 버스 같은 티켓인진 모르겠으나..
버스는 34인승 한국제 버스였으며, 여행하기에 아주 끔찍한 조건이었습니다. 다 경험이라 생각하며 잠을 청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매우 불편한 자세로..
총 6시간정도 걸립니다. 점심도 먹고, 휴게소도 들르고.. 승차감 면에선 택시와 도토리 키재기이나, 번호판도 없는 택시에서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것보단 나을 수도 있습니다.
6. 태국 국경 - 카오산
국경을 나와 버스 주차장 쪽으로 오면 카오산행 버스표를 팝니다. 인당 200밧. 씨엠립에서 미리 산 사람들과 얘기해보니, 여기서 바로 사는 게 더 쌉니다. 버스 품질은 매우 좋으며(카지노 버스와 동급 without 눈치), 카오산 입구에 내려줍니다. 강력추천합니다.
7. 수완나폼 공항 - Transport Center - 카오산: 일반 버스로 시내 들어오기
버스편 이용하기가 생각보다 간단하고 아주 쉽습니다. 귀국편은 차가 막힐까, 버스 늦을까 걱정에 택시를 이용했지만, 시내 들어오는 건 버스도 추천입니다. 공항 인포 데스크(출국장 중앙에 있음)에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줍니다.
다만, 셔틀버스 간격과 556번 버스 간격이 멀어선지, 5시 전에 입국했음에도 7시가 넘어 Transport Center를 출발했습니다. 카오산에는 대략 8시경 도착.
8. 방콕 시내 관광안내소
중국어, 일본어는 있는데 한국어가 없다는 괘씸한 점만 빼면.. 더운 낮에 잠시 쉬어가기도, 무료 지도 따위 얻기에도 좋은 곳. 카오산 부근에도 두 군데 있습니다.
9. 모기 퇴치제
숙소든, 식당이든, 어딜 가나 따라붙는 인류의 친구 모기. 한국 모기는 애교로 봐줄 수 있습니다. 전 여행 초기에 물린 자국이 일주일 뒤에 흉터로 남았습니다. 가렵기도 무진장 심합니다. 방콕 처음 들어가시면 세븐일레븐에서 Mosquito Repellent를 하나 사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앙코르 지역에 들어가실 거라면 더욱 필수! 45밧짜리와 50밧짜리 두가지를 팝니다.
집에 오는 비행기에서부터 그리워지는 도시, 방콕. 그리고 앙코르왓.
저처럼 맨땅에 헤딩하며 가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