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 13인의 마지막 여정' 후기: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에 관하여
다음은 지난 7월 18일 KBS 1TV에서 방영된 '추적60분 - 13인의 마지막 여정' 프로의 후기에 올라온 김종철 님의 글입니다.
우리나라 여행업계의 적나라한 문제점을 잘 지적해 준 글이라 생각되어, 읽기 편하도록 다듬기만 하여 아래에 카피해 놓습니다.
국적기 항공사의 횡포가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 탄생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해 봅니다. 부디 하드락 좌석제가 철폐되고, 소규모 여행사들이 의욕적으로 좋은 여행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항공사들이 양보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행업게 종사자 여러분들이 랜드사협회나 가이드 협회 같은 것을 결성하여 자신들의 권익과 이익을 관철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참고로,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던 가이드들이 2005년 가을에 가이드협회를 결성하려다가 실패한 기록이 있습니다(게시판 참조). 저는 그 때 성공했더라면 지금의 캄보디아는 어땠을까,라고 자주 반문해 봅니다.
2년의 시간이 흘러 그간 캄보디아를 다녀가는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배 늘었습니다. 지금은 2007년 여름이지만, 저는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관광 상품은 아무나 가이드를 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이드 협회 결성 같은 것은 머나먼 이야기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 비춰볼 때, 앙코르유적은 최소한 2~3달의 강행군 학습이 있어야만 가이드로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게 가능합니다! 뜨내기들이 용돈 벌려고 가이드 일에 집적대는 태국이나 필리핀과는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협회 결성은 대형 여행사의 노골적인 방해가 있더라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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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비리에 대해서
안녕하세요. 오늘 캄보디아 항공기가 떨어진 것에 대해서 방송을 보고 얘기드립니다.
저도 여행업에 약 6년 종사하고 있습니다. 근데, 방송을 보면 제대로 내용이 나오지가 않네요.
비행기가 떨어지게 된 건 낡아서가 맞습니다. 하지만 왜 이 여행업계가 이렇게 되어 버렸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더군요.
끝에 가서 왜 이렇게 됐냐고 한마디가 나오지만 거기에 대해선 누구의 책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첫째 잘못은 항공사들입니다. 우리나라 국적기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있습니다만 그 항공사도 제대로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언제 떨어질지 몰라요. 국적기라서 안 떨어지겠지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승객 탑승률과 좌석 판매에 대해서만 신경쓰지, 비행기에는 별로 신경 안 써요. 제가 여행업에 종사를 하지만 저 외국 나가기가 겁납니다. 비행기 타기가 무서워요, 저도 떨어질까 봐서...
그리고 항공사라고하면서 얼마나 술과 접대 로비를 원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비행기가 기름으로 뜨는지 아세요? 아닙니다. 그 많은 양주술병과 돈봉투와 로비로 뜹니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건 방송을 보다 참 답답해서입니다. 화도 나고 제가 이 업을 하고 있지만 저도 싫어요. 화가 나서 그럽니다. 방송을 하시려면 제대로 알고 하시라는 거죠.
이 여행업도 유통입니다. 여행사가 있으면 현지여행사로 가기 전에 중간업체 '랜드사'라는 업체가 있습니다. 이 랜드사는 여행사를 여행을 다니며 손님들을 모객을 하고 상품을 여행사에 가져다줍니다. 그러면 그 여행사는 자기들 마진을 붙이고 손님들에게 판매를 하고 모객을 한다면 저희 랜드사라고 하는 업체에 손님들을 위탁을 합니다.
그 손님들이 현지 여행사로 가게 되는 거죠. 단, 손님이들어가게 되기까지가 한 가지 더 중요합니다. 비행기 좌석이 문제죠.
비행기를 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항공사에다가 좌석을 받아야죠. 그런데 이 항공사에 로비를 하고 돈을 뿌린 업체는 자리를 받아가죠. 250석이라고 하는 비행기라면 16석 정도 받아갑니다. 단, 하드블럭이라고 해서 좌석당 60만원이라고 항공사에서 금액을 정하면 석당 60만원을 16개 갑을 지불을 하고 받아갑니다. 그리고 채우질 못하면 석당 60만원씩 날아가는 거죠.
그러다 보니 좌석이 남는 날이면 항공료만 60만원인데, 판매가를 60만원에 파는 거죠. 그럼 현지에 지상비(즉, 호텔방갑, 식사비, 차량비 등등)는 있는가요? 아뇨,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말로 '노투어피'라고 합니다.
현지에서 가이드가 옵션으로 돈을 걷고 식사 및 마사지 등등을 파는 거죠. 그래서 지상비를 맞추고 쇼핑을 가서 물건을 손님들이 좀 사면 커미션이 있습니다. 그 물건 커미션을 받아서 생활을 해요.
그리고 하나투어 말인데요, 이 업계가 이렇게까지 전락하게 된 건 하나투어 때문입니다. 돈으로 항공사에 로비를 하고 비행기 한 대를 아도를 찍는 거죠. 말이나 됩니까? 그 비행기 자리는 다 하나투어 거가 되는 거죠. 그리고 손님을 모객하는데, 항공료 뺀 나머지, 즉 지상비가 없는 상품가를 내는 거죠.
그럼 어쩌겠습니까? 여행사들은 그 요금을 따라가야 하니 그 여행사도 요금을 맞춰가야 하는 거죠. 하나투어는 요금을 낮추면서 현지보고는 사람 머리수, 즉 모객수를 가지고 현지에다 "가 할래? 말래?" 행사를 얘기하는 거죠. 현지는 가이드들 놀릴 수는 없으니 지상비가 없는데도 현지옵션 쇼핑을 보고 돈이 될지도 안 될지도 모르는데 하나투어랑 계약을 하는 거죠. 그래서 이 업계에 덤핑이 돌게 됐습니다.
그리고 손님들도 문제입니다. 무조건 싼 걸 찾다보니 문제인거죠. 견적을 여행사에 받는데... 어느 집은 얼마라더라, 어느 집은 얼마라더라 요금을 가지고 제일 싼 데로 가는 거죠. 옛말에 싼게 비지떡이다라고 했는데... 그 어르신들이 싼 걸 간다는 거죠.
참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저도 이 업을 하고있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잡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추척 60분 관계자분들 제발 제대로 알고 보도해 주세요. 매년마다 의례행사식으로 나오잖아요. 그럼 진짜 제대로 알고 방송을 내보내 주셔야죠... 제가 이 글을 더 길게 쓸 수도 있습니다만 정말 너무너무 말이 많아서 다 쓰질 못하겠습니다,,,
부탁입니다. 다음에라도 방송할 일이 있다면 제대로 알고 방송 부탁드리구요, 이 업계는 이대로 흘러갈 거예요. 누가 잡아주는 사람이라든가 손님들이, 아니면 항공사들이 어느 누가 먼저 깨어 나지 않으면 저희는 이 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살아남으려니 덤핑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