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에서 20$로 비자받기(성공 사례)
지난 7월 19일부터 24일까지 캄보디아 다녀왔습니다.
태사랑 게시판에서 비자에 관한 횡포를 잘 숙지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많은 회원님들이 알려주신대로 준비하여서인지
무사히(?) 20달러에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저희 일행은 어른 7명에, 아이(12세 미만) 2명이었구요
아침에 국경에 도착한 시간은 약 9시 20분 경이었습니다.
비자 발급하는 곳으로 가니 직원들은 아예 문 닫아 놓고
안에서 도박판 비슷한 것을 벌이고 있구요
밖에 삐끼(?) 같은 사람이 한 명 서서 친절을 가장하여 설명을 해줍니다.
물론 비자 발급대에는 일반비자는 20$라고 분명히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는 20$인데 빨리 발급을 받고 싶으면 추가 비용으로
200밧을 더 내야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무슨 소리냐, 분명히 20달러라고 써 있는데
하면서 손가락으로 20달러라 써 진 종이를 가리키니
어쨌든 빨리 발급 받으려면 200밧씩 더 내라고
안 그럼 3,4일 걸린다고 그럽니다.
저희는 그냥 무시하고 여권이랑 20달러씩 해서 비자 발급대 앞에 서 있는데
(저희를 제외하고 그 시간에 비자 발급받는 사람 한 명도 없었습니다.)
안에서 저희 여권 가져갈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뭐하냐, 왜 안 해주냐, 얼른 가지고 들어가라 얘기해도
역시나 들은척 하지 않고 게임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때, 보란 듯이 비자를 대신 만들어주는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여권 위에 3000밧을 올려놓고 비자 발급대 앞에 놓자
그 사람 것만 쏙 가져가는 겁니다.
그래서 뭐 하는 짓이냐, 우리가 먼저 왔는데, 막 따지니
역시나 들은 척 하지 않습니다.
제가 그 현지인에게 당신 뭐냐, 우리가 먼저 왔는데 뭐라고 하니
나중에 그 사람 아예 비자 발급소 문을 열고 들어가서
여권을 직접 가져다줍니다.
저희들, 한 10분 넘게 서서 째려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여권 가져가면서 시간이 며칠 걸릴 수도 있다고 그럽니다.
상관 없다, 우리 시간 많다, 이러면서 배 째라는 식으로
그냥 의자에 죽 치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조금 있다가 12세 미만 어린이들도 똑같이 20$씩 내야 한다고
돈 더 내라고 합니다.
우리를 뭘로 보는 거냐, 이미 인터넷으로도 다 조사하고 왔다,
어린이들은 10$인 거 다 아니까 빨리 처리해라.
그랬더니 또 우물쭈물합니다.
일행 중 한 분이 한국 대사관에 전화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어깨를 으쓱 하면서 도로 가지고 들어갑니다.
그리고..20분도 채 되지 않아 비자가 완성되어 나옵니다.
저희들 니네 정직하게 살아라, 니들이 니네 나라 얼굴인데 이래서야 되겠냐,
한 마디 날려주고 오는데 그 사람 썩소 짓습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1$ 벌겠다고 땡볕에서 죽어라 일하는 사람도 있는데
에어컨 나오는 시원한 사무실에 앉아서
하루종일 게임이나 하면서 남의 등 쳐먹으려고 하는
그 관리들 아주 괘씸합니다.
말 그대로 '악'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는 '악'을 이겼다는 기쁨에 도취되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바로 입국심사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 야비한 인간이 우리 일행 중 저를 포함한 4명의 비자에
비자 발급일(월과 년은 적혀있구요)을 안 적어 놓은 겁니다!
정말 끝까지 골 때리는..
먼 거리는 아니지만 이미 그 부패한 관리들과 싸우느라 힘을 다 빼 버린
저희로서는 땡볕에 비자 발급대까지 왔다갔다 하는 것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일행 중 한 분이 또 다 가지고 가셔서
발급일도 받아 오셨는데
이미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씨~익 웃으면서
'오, 내가 날짜를 안 적었나?'
이러더랍니다.
엄청 길어졌는데요,
결론은 국경에서 20$로 비자 받는 거, 합법적인 일이고,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20$로 발급받았어도 저희처럼 기쁨에 도취되어 실수하지 마시고
꼭! 비자를 확인하셔서 두 번 걸음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쓰고요,
다음에는 택시 타기와 숙소 등에 대한 정보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