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리업(씨엠립)의 외곽 유적지 Beng Mealea의 진짜 발음은? 벵 미알리아, 벵 멜리아, 벙 미알리아, 방 미알리아
앙코르 왓 같은 경우는 우리말 음가로 '앙코르 왓'으로 딱 정해져 있잖아요. 앵코르 왓으로 쓰는 이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씨엠립에서 동북 방향으로 65km나 떨어져 있는 변방 유적지 ‘Beng Mealea’의 실제 발음은 뭘까요? 각각의 설명서마다 음가가 조금씩 다릅니다. 크메르어를 잘 아시는 분 계시면 이 부분 정확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
뜻은 ‘연꽃 호수’라네요. 그래서 그런지 연꽃으로 화라락 덮인 해자인지 연못인지가 사원 정문을 둘러싸고 있더라구요.
위치는 씨엠립에서 6번 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내내 달리다가 어떤 중소 규모의 마을에서 좌회전 확~ 해서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이 버려진 사원군이 나옵니다. 한때는 일명 버려진 사원이라는 미스테리한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찾아오는 여행자들도 꽤 많습니다. 우리처럼 개인적으로 오는 여행자들도 있구요(개인 사정에 따라 차, 뚝뚝 대절), 패키지 투어로도 많이 오더라구요. 한국 패키지 관광객이 오는 곳이니까 뭐 그렇게 변방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듯...
위치는 지도를 참고하세요. http://2u.lc/1FS4
앙코르 왓의 유적들은 유지 보수 작업이 진행되기도 하는데, 여기는 그런 적극적인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좀 방치되어져 있는 곳이라고 하던데 역시나 저희가 갔을 때도 폐허 같은 분위기이긴 했어요, 그래도 사원 내부의 일부 구간에 나무로 된 탐방로가 단정히 깔려 있어서 그 길 따라 다니면 되어요.
근데 그 탐방로로만 지나다니면 이 사원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답니다. 그냥 트레일을 벗어나서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만한 틈새로 마구 들어가야 되요. 그러다가 길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 두근두근하는 느낌이 이곳의 매력입니다. 근데 이 사원이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니까요, 길을 잃었다 해도 전진하거나 아니면 돌아나오거나 하면 되어요. 하지만 걱정이 되신다면 랜턴 정도는 가지고 가세요. 특히나 여자분들끼리만 가신다면요...
일단 가는 방법은 개인적으로 차량 또는 뚝뚝을 대절하는 방법인데요, 65km나 떨어진 곳이어서 차량 대절은 상당히 비쌌습니다. 45$ 정도 부르더라구요. 적극적으로 흥정해보지 않아서 더 내려갈지도 모르겠네요. 저희는 그냥 길거리에서 뚝뚝을 흥정했는데 왕복 25$ 이었습니다. 맨 처음 물어본 뚝뚝 기사는 웃으면서 45$을 부르더라는... 아예 갈 마음이 없었나 봐요. 헐...
근데 우리가 탄 뚝뚝이 유난히 느리더라구요. 그래서 편도 꼬박 2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스피드감 있는 기사라면 1시간30~40분 정도에 도달할지도....^^
이곳은 아시는 바와 같이 입장료가 5$ 따로 부과 됩니다. 씨엡립에서 여기로 가는 도중에 시장도 보이고 룰루오스 유적군도 보이고 마을도 보이고 하교하는 아이들과 소떼들도 보이고 막 그래요. 가는 길은 재미있었는데 돌아 올 때는 좀 지루하더라구요. 먼지와 햇살로 힘도 많이 들었답니다. 그러니 모자와 마스크(또는 버프) 필히 지참하세요.
하여튼 그렇게 물 넘고 산 넘어 도달한 벵 미알리아 일단 구경해 볼까요. 여기는 가이드를 자처하고자 하는 사람 (어른, 아이들)들이 꽤 있어요. 이 분들의 안내를 받는 건 좋은데( 물론 사례를 바라고 하는 안내지요) 내 맘대로 쉬고 걷고 할 수가 없이 안내자들의 페이스에 따라 가야 된다는 게 부담이 되어요. 저희는 초반에 한 15분 정도 같이 다니다가, 소정의 사례금을 주고 그냥 우리끼리 다녔어요. 나중에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얘 네들 한테는 가지고간 쿠키랑 작은 돈을 조금씩 주었지요. 유적군의 아이들에게 뭔가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 할 테지만, 그냥 그때 제 가방 안에 쿠키랑 잔돈이 있어서...
만약 이런 현지 안내인들의 안내가 싫으신 분들은 처음부터 아예 눈 맞추지 마시고 그냥 담담히 자기 갈 길을 탐험하는 정신으로 헤쳐가시는 게 좋아요. 일단 그들의 손짓에 따라서 움직이게 되면 이게 의도와는 달리 그냥 스르르 가이드처럼 계속 붙게 되고 좀 불편한 상황이 오기도 하니까요.
유적 자체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도 그저 이곳저곳을 둘러 봤을 뿐이어서 상세한 설명 같은 건 할 주제가 못 되어요. 간혹 눈에 익은 신화의 등장인물(신)나 장면이 조각된 부조가 나오면 앗! 저건 뭐네 저건 어쩌네 하며 반가워하는 정도... 였으니...
아참.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벵 미알리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천공의 성 라퓨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말 유적 위에 우뚝하니 서 있는 커다란 나무들은 라퓨타와 흡사하더라고요.
벵 미알리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을 참고하세요.
http://en.wikipedia.org/wiki/Beng_Mealea
둘러보는 시간은 아주 넉넉히 잡아서 2시간 정도에요. 사실 한 시간 정도에 끝낼 수도 있는데 오고 가는 시간을 생각하니 아까워서 2시간 정도나 끌었습니다. 혹시 여기를 가이드랑 같이 다녀오신 분 계신가요? 그럼 멋있는 설명을 들으셨을지도...^^
이름대로(물론 사원의 원래 이름이 아닌 이 장면을 보고 붙인 것이긴 하겠지만...)
해자에는 많은 연꽃이 떠 있다.
사원 구역 내 지뢰 제거 작업을 완료 했다는 표지판
남쪽의 첫번째 고푸라(문)가 거의 무너져 있다.
도굴꾼들이 파 낸 압싸라의 얼굴도 많이 눈에 띈다 / 미야자키 영화의 소재가 되었음직한 나무와 유적
앙코르 유적을 공부한지 오래 되어 어떤 장면인지 영~ 감이 안온다... 아시는 분? 유해교반은 아님.
머리 셋 달린 코끼리를 타고 있는 인드라 신
사원 안의 긴 복도와 기둥
야릇한 동작의 요기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인방의 부조
'젖의 바다 젓기'. 비슈누신이 거북이로 변신하여 수미산을 떠받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