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탐방5] 프놈 삼빠우(킬링 케이브 포함)
바탐방의 남서쪽 13km 지점에 자리잡은 프놈 삼빠우(Phnom=언덕 + Sampeau=배). 뚝뚝을 타고 가는 길에서는 캄보디아 시골 마을의 한적함을 볼 수 있다. 포장도로가 끝나면 흙먼지 나는 비포장도로를 달리게 되며 곳곳에서 노상주유소를 볼 수 있다.
뚝뚝에서 내리면 경찰초소가 있다. 입장료는 무료.
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윗 사진의 초소에서 왼쪽으로 걸어내려가면 왓 케레롬가는 길이다.
이렇게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을 오른다. 힘들면 오토바이를 타고 오를 수 있다. 요금은 모름.
사원이 가까와지면 이런 게시판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것으로 보면 사원에 기부한 사람들의 명단같다.
[왓 케레롬]의 본당은 크메르 루즈 집권 당시에 감옥으로 쓰인 곳이다. 지금은 내부수리중인데, 감옥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프놈 삼빠우에는 몇 개의 동굴들이 있는데, 그곳에는 크메르 루즈 시절 바탐방 지역에서 끌려온 수 많은 캄보디아인들이 죽임을 당한 곳이다. 이 때문에 이곳의 동굴들을 모두 킬링 케이브(Killing Cave)라고 부른다. 위의 사진은 킬링 케이브의 입구.
동굴의 내부는 생각 이상으로 넓으며, 햇빛을 받아 그리 어둡지 않다. 유골탑과 와불상을 볼 수 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프놈펜의 킬링필드 유적지와는 다른 분위기이다.
킬링케이브의 이런 동굴에서는 크메르 루즈 당시에 어린 아이들을 죽이지 않고 그냥 산채로 던졌다고 한다.
킬링 케이브와 왓 케레롬을 보고 나면 프놈 삼빠우의 정상에 솟은 왓 삼빠우(Wat Sampeau)에 오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이렇게 보인다.
이곳은 왓 삼빠우의 입구.
화려한 본당과 찬란한 황금빛 탑 등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크메르 전설에 따르면 부유한 상인의 아들인 리차콜(Reachakol)은 룸싸이 쏙(Rumsay sok)과 결혼하기로 하였고, 마술핀을 주어 그녀의 머리를 묶도록 하였다. 그런데 리차콜은 미카(Mika)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아이까지 두게 되었다. 3년이 지난 뒤, 리차콜은 미카로부터 도망쳐 옛 애인인 룸싸이 쏙을 만나 배를 타고 가고 있었다. 미카는 충실한 악어인 아론(Aron)을 보내 이들을 잡도록 했다. 리차콜이 닭장도 던지고 오리장도 던졌지만 아론이 계속 따라왔다. 마침내 룸싸이 쏙이 마술핀을 머리에서 풀어 물속에 빠뜨리자 물이 말라 그들이 탄 배는 높은 산에 이르게 되었고, 악어는 죽었다. 그래서 리차콜과 미카는 행복하게 살았다. 그 후 지금 이 산은 프놈 쌈빠우(배)이고, 주변에 닭장 언덕(Phnom Trung Moan), 오리장 언덕(Phnom Trung Tie), 악어 언덕(Phnom Krapeu)이 되었다. 산 정상에 오르면 캄보디아 평원의 시원한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