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 - 툭툭 이용기
저처럼 무작정 떠나시는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도 몰라 적어 봅니다.
4박 5일로 다녀왔습니다. (만 4일)
한밤중에 도착하는 비행기라서 안전이 좀 걱정되긴 했습니다.
호텔에 픽업해달라고 미리 얘기할까하다가 그냥 안 했습니다.
공항에서 나오니 오른편에 데스크를 하나 두고 오토바이나 택시 요금 적어 놓고 영업하는 곳이 있길래 그마나 믿을 수 있지 않을까 여겨져서 오토바이 요금 2불 지불했습니다. 혼자고 짐도 적어서.
숙소가 올드마켓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25분 정도 걸릴 듯 합니다.
며칠 머무르냐고 오토바이 기사가 물어봅니다. 기사 안 정했으면 자기를 써달라고 계속 요구합니다.
사실 안 정했지만 호텔 통해서 이미 예약했다고 거절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나 태우고 오느라 내일 일을 못 얻었다고 억지부리며 팁 달라고 합니다. 불쌍한 척 하지만 인상 더럽습니다. 1불 주겠다고 하니 1불 더 달라고 더러운 인상이라 1불 더 줘서 보냈습니다. 결국 공항에서 올드마켓 부근 숙소까지 요금 2불 + 삥뜯기 2불 = 4불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양아치 기사하고는 여기에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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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들어가자마자 로비 데스크에 있는 사람 (호텔의 주니어 매니저 정도 느낌)에게 3일간 운송수단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3일에 끄발 스삐언 (장거리) 포함 시 툭툭 60불이랍니다. 경험담을 참고했을 때 50불로 알고 갔지만, 당장 자고 일어나면 시작할 여정이라 그냥 55불에 합의했습니다.
Sony (전화번호 +885 6655233)라는 영어 잘 하는 툭툭기사가 왔습니다. 보통 체격에 서른살 인상이 괜찮은 남자입니다. 3일간 여행코스를 알아서 데려다주고 구경마칠 때까지 본인은 자면서 기다리고 반복입니다. 툭툭기사는 가이드가 아니라 운전기사입니다. 코스를 시간대에 따라 알아서 돌고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면 좋겠죠. 떠나올 때 연락처를 주면서 올 사람있으면 추천 좀 해달라고 하더군요.
제 느낌에 여정 루트 관리: 상, 서비스 자세: 상, 돈 지출: 하 (돈을 쓰게 하는 것이 싸진 않음. 이 정도 써도 너한테 큰 무리까진 아니지 않냐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음. 돈만 부담하면 맥주, 노래방, 나이트클럽까지 즐겁게 함께 할 자세가 되어 있음.)
어떤 점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는데, 제 느낌은 중은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날 땀 뻘뻘 흘리며 엄청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든 생각은 첫 날 열심히 보길 잘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원들마다 특색이 있긴 하지만 유사하기도 하기 때문에 몇 개 보면서 흥미가 덜 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특히 더위에 지치니까요. 점심은 여행지 부근에 권하는 곳에서 먹었습니다. 메뉴를 보니 관광객 상대라서 현지인에겐 비싸게 느껴지는 5~7불 정도.
하루 마감하며 마사지 갈 생각이 있냐 묻길래 마침 한 번 받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참이라 데려다 주는 곳으로 갔습니다. 전신마사지 10불.
둘쨋날 해돋이 본다고 아침 5시에 만났는데, 구름에 가려 둥그런 해는 결국 보진 못했고 어쩔 수 없는 거죠. 사원 몇 개와 똔레삽 호수에 갔습니다.
Sony가 맥주, 노래, 댄스를 좋아한다고 같이 맥주 마시겠냐고 제안하길래, 저녁에 같이 호프가서 맥주 마시고 노래방 갔습니다. 돈은 제가 냈지요. 호프 + 노래방 비용으로 50불정도 썼으니 현지인에겐 큰 돈이고, '넌 낼 수 있을만한 돈이니 네 돈으로 나도 좀 놀아보자' 라는 느낌이 들긴 하더군요. 혼자 온 상황에선 같이 시간을 보내줬다는 면에선 좋게 볼 수도 있지요. 이건 공식일정하곤 관계없는 것이니 원하는 분만 해당되겠죠.
끄발 스삐언은 세쨋날 가게 되었는데, 날씨도 더운데 가서 1500미터 걸어 올라가야 하고 별로라고 비추라고 하더군요. 끄발 스삐언에 대한 기대는 딱히 없었지만 이게 멀리 있어서 5불 더 내게 된 거라서 그래도 가겠다고 해서 갔습니다. 결론적으론 1500미터 등산한 것에 비하면 매우 허망합니다. 꼭 등산하고 싶은 분이 아니라면 굳이 가실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돌아본 장소를 다 거론하긴 힘들고 대부분 별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4일째엔 혼자 걸어다녔습니다. 사람 사는 모습을 더 가까이에서 보려고. 저녁 땐 펍 스트리트의 Red Piano에서 툼레이더 칵테일 한 잔하고. (별 기대 안 했는데 시원하면서 강렬한 맛이 나는 게 입맛에 맞더군요.
호텔에서 공항까지 Sony가 데려다줬습니다.
3일간 팁은 별도로 안 줬고 저녁 때 시간도 더 내준 것에 대한 고마운 것도 있고 해서 10불을 팁으로 주며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현지인에게 적지 않은 돈이겠지요. 관광객이 주고객일 The Pizza에서 small size 피자 + 타이거맥주 2캔 정도 되겠네요.
식당이나 마사지샵 등 데려가면 어느 정도 커미션이나 혜택이 있기도 하겠구나 생각이 들지만, 전체적으로 수고도 하고 기분 좋은 일정을 만들어줬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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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개 얘기로 둘쨋날 오후에 똔레삽 호수갔는데 입장료 2불 + 보트 20불 (10명 단체면 11불 정도겠지만요 전 혼자가서 혼자 탔기에)지불했습니다.
99번 보트를 혼자 탔는데 양아치 같은 녀석이 보트 운전하는데, 자기랑 얘기하게 옆에 딱 붙어 앉으라더군요. 좀 귀찮기도 했지만 가이드 같은 설명 좀 해주려나 여기고 들어보니, 내용인즉 본인이 한 달간 일하면 15불 받는데 학교에 한달에 30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뻥인 것 같더군요. 또, 똔레삽 호수 근처에 사는 사람들 불쌍하게 사는데 floating market에서 물건 사주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니 사라는 것입니다. 별로 안 가고 싶었지만 혹시 살만 한 게 있나 가보니 전혀 살만한 것이 없더군요. 박카스 하나 사마셨습니다. 양아치 녀석이 강매식으로 몰아가는데 안 샀습니다. 다음으로 식사 가능한 곳에 보트를 정박하고 한 시간 정도 있다 출발한답니다. 이 양아치 녀석 정작 맥주나 한 병 사 물고 건방떨고 있더군요.
어려운 애들 도울만한 느낌이 전혀 안 드는 양아치 녀석이 불쌍한 사람들 스토리 나발불며 강매식으로 협업으로 남겨 먹는구나 하는 느낌이 팍 옵니다. 나중에 내릴 때 되니 팁달라고 대놓고 요구하더군요. 이런 녀석한텐 한 푼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1불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