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 조심
길거리 햇볕에 지글지글 익히는 민물조개 리어 할
요즘 캄보디아 날씨를 보고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뜨거운 햇볕에 살갖이 익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 말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캄보디아의 뜨거운 햇볕은 실제로 ‘리어 할’ 이라고 불리는 요리를 익히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은 양철판 위에 올려져 있는 조개를 볼 수 있다, 한국으로 치면은 재첩 이라고 생각 하면된다.
‘리어 할’은 말린 조개라는 캄보디아어이다(‘리어’ – 조개, ‘할’ – 말리다). 민물조개는 캄보디아인들에게 흔하면서도 인기있는 음식이다. 캄보디아 조개의 크기는 한국 조개보다 작은 편이다. 캄보디아 현지인들은 민물조개를 볶거나 삶아 다른 조미료들을 넣어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먹는다.
리어 할은 강물에서 잡아들인 조개를 바로 양념하여 작열하는 햇볕에 2~3시간 정도 노출시켜 익혀서 먹는 아주 특이한 요리이다. 요즘에는 위생적인 문제도 있고, 더 빨리 익혀서 팔기 위해 뜨거운 물에 한번 데친 후에 햇볕에 말리는데, 전통적인 방법보다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리어 할은 두가지 맛이 있다. 리어 할을 파는 행상인들이 끌고다니는 손수레를 보면 소금이 묻어있는 조개와 고춧가루를 묻힌 조개로 구분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가지는 소금맛 리어 할이고 또 한가지는 똠양 맛 리어 할이다. 소금맛 리어 할은 소금과 마늘만으로 맛을 낸 것이고 똠양(태국의 매콤한 국) 리어할은 붉은색으로 소금, 설탕, 고추, 마늘과 다른 양념 가루를 버무려 만든다.
리어할은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서민층만 즐겨먹지 않고 아니라 상류층 사람들도 자주 먹는다. 프놈펜 소리야 백화점 근처에 가보면 고급 승용차를 세워놓고 리어 할을 사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캄보디아인들은 리어 할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군침을 삼킨다. 캄보디아인들은 리어 할을 까먹을 때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이빨로 조개를 열어서 먹는데 그 이유는 이빨로 까서 먹을 때 혀로 껍질에 묻은 양념과 조갯살 맛을 함께 느끼기 위함이라고 한다.
리어 할은 한 캔(캔에 담아 비닐봉지에 넣어준다)에 2000리엘에서 1달러로 조개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조개가 클수록 가격도 높아진다.
리어 할을 뜨거운 건기에만 파는 음식이다. 사람들이 리어 할은 뜨거운 햇볕에 익혀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사실 요즘은 팔기 전에 살짝 데쳐서 익혀놓기 때문에 별 상관은 없다. 사실 리어 할은 위생적이지 못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길에서 매연과 먼지에 범벅이 된 채 말려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후 세시 이후에 파는 리어할은 이미 조금씩 상했을 수도 있으니 절대로 먹지 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