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 파타야 버스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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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 -> 파타야 버스 탑승기

바하둘리 6 5234
 
2013년 7월 27일 토요일에 시엠립을 거쳐 2박한 후 방콕으로 가려고 했으나 15시간 걸렸다
는 어느 분 이야기에 질려 그럴바에는 그냥 바로 태국으로 가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방법을 몰라 망설이다가 우연히 방문한 나이트마켓 오른쪽편에 있는 GOLD VIP 버스회사 안
내판에 프놈펜-방콕, 파타야가 있길래 문의했더니 19시 30분, 20시 30분, 24시 00분 이렇게
3대가 있더군요...
 
방콕, 파타야가 시간이 같은걸로 보아 파타야 거쳐 방콕가는건가 해서 물어봤더니 방콕 12시
간, 파타야 13시간이라고 합니다.(이거 말짱 거짓말이었습니다. 흑... 총 18시간 45분입니다.)
방콕은 25달러, 파타야는 27달러라고 하길래 해변에서 좀 더 있다가려고 파타야를 선택했습니
다. 시간은 7시 30분건 첫차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8시 30분걸 선택했습니다.
 
1시쯤 예약하고 호텔에서 쉬다가 짐을 꾸려 버스회사에 도착하니 오후 8시 20분. 버스회사
에서는 VIP버스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일반버스로 좌석은 38석짜리로 44석에 비해서는
칸이 조금 넓었습니다. 나중에 아침에 보니 한국산버스더군요.
 
좌석이 3~4칸 빼고 다 차서 떠나길래 와! 태국가는 캄보디아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했습니다.
옆자리가 비어 있길래 가이드에게 여기 빈자리냐고 물어보니 단호하게 No!랍니다. 나중에 누가
타나 보구나 하고 했더니 웬걸 하차시까지 계속 비어 있더군요. 그래서 덕분에 칸을 넓게 쓰며
다리도 뻗고 대각선으로 기대어 잠도 자면서 편하게 자리를 활용했습니다. 마지막 좌석 5칸 
이어진 자리에 탔던 두 분은 누워서 편하게 가시더군요. 그걸 보며 부러워 했는데 나중에 다른
승객들 다 내리고 나서 저도 잠깐 누워 봤는데 오! 무지 편하더군요...
 
승객들이 더 타지는 않고 중간중간 계속 내리더군요. 11시 40분쯤 휴게소 겸 식당에 풀어주
고 화장실에 가게 해줍니다. 중간중간 쉬어 가는 덕분에 화장실이 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뭔가 이상해 잠을 깨어보니 새벽 4시 30분. 그런데 버스가 길가에 그
냥 서 있습니다. 버스에는 앞뒤 옆칸에 탔던 사람들 전부 안보이고 깜깜한 길가에 불 끄고 마
냥 서 있는 버스. 으... 공포영화 한편 찍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국경사무소 개장시간
에 맞춰 대기했다가 출발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1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으면 대기시간은 없었을껄...
 
무서움을 달래며 잠을 청하고 기다렸는데 6시 30분쯤 되니 이미 날은 밝았고 버스안을 살펴
보니 캄보디아 사람들은 다 내리고 승객이라고는 서양인 한명과 저. 딸랑 두명 있더군요.
 
안내원이 어디까지 가냐고 묻고 표를 확인하더니 버스가 다시 출발해 5분을 더 가서 다른 버
스로 갈아타랍니다. 그 버스는 2층버스였는데 냄새가 너무 심하더군요... 낡은 버스였고 사람
들이 남긴 체취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으... 새벽에 그런 냄새를 맡으니 구역질날 뻔 했습니다.
어라... 500미터 갔나? 짐 가지고 다시 내리랍니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탑승권을 전부 회
수해 가고 그 대신에 황금색 사각형 스티커를 주더니 가슴팍에 붙이랍니다.
 
그런데 여긴 어디? 2명과 그 버스에 타고 있던 6명까지 총 8명이 내리고 국경사무소에 가보
니 아주 작은 글씨로 포이펫이라고 쓰여있더군요.
 
비도 추적추적오고 포이펫의 낡은 국경사무소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베트남에서 캄보
디아 들어올 때 국경사무소에서 스태플러로 여권에 철해둔 캄보디아 출국신고서를 작성하고
거의 300미터를 걸어 태국 국경사무소에 도착해 입경신고서 작성하고 통과하니 오전 7시 30
분. 태국쪽 출구로 나오니 천막 아래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다가 저만 따로 뺍니다. 7명은 방
콕행이고 파타야가는게 나 혼자라나... 근데 왜 나한테 투덜대는겨...
 
50미터쯤 가니 여행사무실이 나오고 거기서 기다리랍니다. 에어컨도 나오고 의자도 있어 대기
할만 했습니다. 거기서 또 다시 가이드가 10시에 파타야가는 버스가 출발한다고 개인택시를
이용해 가는 건 어떠냐고 물어 봅니다. 태사랑 게시판에서 본걸로는 포이펫에서 방콕가는 택시가
1900바트로 알고 있는데 그돈을 내고 타고 가라고? 기가 막혀서...
이미 요금 다 지불한 승객한테 무슨 x소리인지... x무시해 줬습니다.
 
9시 10분쯤 되어서야 사무실옆에 거리식당이 문을 열어 40바트에 팟타이 하나 시켜 먹고 기
다리니 9시 30분쯤 되어 아까 방콕행 기다리던 7명이 오더니 미니버스를 타고 갑니다. 어라
한참전에 출발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러면 비 추적추적 내리는 날. 질척한 흙바닥 천막 아래
에서 2시간 동안 기다리게 했다가 지금 태우는겨? 허참...
 
저는 투덜댈게 아니더군요. 나야 시원한 사무실에서 팟타이 먹으며 노트북 충전하고 e-book
읽으며 편하게 있었지만 그분들은 진흙뻘에 노천천막에서 배 쫄쫄 굶어가며 대기했던
거니까요...
 
과연 10시에 출발할 수는 있을까 의심도 되고 승차권도 이미 회수해 갔고 아무 증빙도 없어
파타야에서 내릴때 또 돈 요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으나 다행히 미니버스가 10
시에 출발하더군요...
 
미니버스는 계속 잘도 가더니 허걱... 3시 15분이 되어 파타야에 도착했습니다. 5시간 15분
걸린겁니다. 어제 저녁 8시 30분에 출발해 총 18시간 45분 걸렸습니다.
 
내린 곳은 파타야 BIG C.
BIG C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으며 아까 여행사무소에서 대기하며 챙겨두었던 파타야지도를 확
인해 보니 굳이 택시 안 타도 되겠더군요. 길을 따라 해변쪽으로 100여미터 가니 썽타우가 대
기하고 있습니다. 그걸 타고 파타야 중심지역까지 가서 내리고 10바트줬습니다.
 
파타야는 썽타우 10바트입니다. 괜히 서 있는 썽타우에 접근해 기사에게 어디까지 가는데 얼
마냐 물어보면 가격이 100~150바트까지 껑충 올라갑니다. 기가막힌 동네죠... 그냥 사람들 타
고 있는 썽타우에 탑승하시면 됩니다. 어느나라고 대기하고 있는 택시, 썽타우, 지프니, 트라
이, 툭툭은 타는게 아닙니다. 지나가는거 잡아타는게 정답이죠...
 
어쨌든 프놈펜-파타야 버스. 한번은 이용해 봤지만 두번은 이용 안하렵니다. 다행히 자리 옆
칸이 비어 있었기에 망정이지 좁은 좌석에 끼어서 포이펫 국경까지 10시간을 슬리핑버스도
아니고 일반버스를 타고 가기에는 힘들겠더군요. 그리고 다시 미니버스 타고 5시간 넘게 좁은
차안에 갇혀 가야 되니 일정이 급하신 분 외에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6 Comments
무한지대 2013.07.30 17:24  
엄청 고생하셨네요.
저는 여행사 티켓끊고,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치앙마이까지 22시간 걸린적도,,,
바하둘리 2013.07.31 23:04  
으... 같은 버스 타고 22시간이면... 거의 죽음이군요... 저는 그래도 쉬는 시간도 있었고 차량도 갈아 탔으니 망정이지...
리차드권 2013.07.31 08:51  
에구... 고생하셨습니다.
프놈펜에서 파타야를 가시려면, 루트를 남쪽으로 잡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프놈펜-스레 엄벌-꺼꽁-참옘(캄보디아): 핫렉(태국국경통과) 요까지 넉넉 4시간 정도!
핫렉-뜨랏(미니밴 이동, 89킬로 1.5시간 정도), 핫렉-파타야(미니밴도 있음)
뜨랏버스터미널에서 파타야가는 버스는 다양하고 매우 많습니다.
전체 소요시간은 늦어도 10시간 미만!!
바하둘리 2013.07.31 23:06  
그렇군요. 길을 잘 몰라 그냥 방콕이나 파타야 가는걸로 타자는 생각에 그 회사 버스를 이용했는데 좀더 검색해보고 알아볼껄 그랬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는 그쪽 코스도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하둘리 2013.07.31 23:18  
참고로 파타야에 BIG C가 두개가 있습니다. 제가 내린 곳은 North BIG C인가 하는 곳입니다. Central Center에 있는 BIG C와는 다른 곳 입니다.
로이드웨버 2013.08.02 19:34  
파타야엔 빅씨가 세곳입니다.  알캬쟈 옆 빅씨가 북쪽이구요.  과거 까르푸였던곳이 지금은 빅씨 엑스트라  그리고 남쪽 스쿰빗도로쪽에  하나더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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